정부 조사 수련병원만 5곳…성심병원 선정적 춤 강요 사회적 논란되기도
병원 내에서 쉬쉬하던 폭행과 성희롱·성추행 사건들이 공론화되면서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됐다. 곪아 있던 상처가 터진 셈이다.
교수와 전공의 또는 선·후배 전공의 사이에서 폭행이나 성추행 사건이 벌어져 보건복지부의 조사를 받은 수련병원이 올해만 5곳이나 된다. 전북대병원과 삼육서울병원에서는 선·후배 전공의 간 폭언·폭행 사건이 벌어졌으며, 한양대병원에서는 교수가 전공의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부산대병원에서는 전공의 11명이 몸에 피멍이 들 정도로 교수에게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과 국가인권위원회까지 조사에 들어갔다.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에서는 교수가 여성 전공의를 성추행하는 사건이 벌여졌다.
수련병원에서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지난 3월 수련병원 66개소에서 근무하는 전공의 3,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했던 모든 병원에서 폭언과 폭행 사건이 있었다. 성추행 사건이 있었던 수련병원도 57개소나 됐다.
보건복지부는 전공의 폭행·성추행 사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해당 수련병원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수련기관 지정을 취소하는 등 다양한 제재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전공의뿐 아니라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도 사회적 논란이 됐다. 이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 올린 건 한림대성심병원이었다. 한림대성심병원 간호사들이 매년 열리는 성심의료재단 행사에 동원돼 선정적인 춤을 추도록 강요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짧은 하의를 입고 걸그룹 댄스를 춰야 했던 간호사들의 사정이 공개되면서 사회적인 공분이 일었고 한림대성심병원을 처벌해달라는 국민청원까지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면서 일부 병원을 중심으로 폭언·폭행·성희롱을 근절하고 자체 행사에 간호사를 동원하는 불합리한 관행을 척결하자는 조직 문화 개선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