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최초 여성회장 나올까 관심…대형 중소업체 기싸움 모습도

한국의약품유통협회장 선거가 양자 대결 구도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12일 의약품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오영의 조선혜 회장과 보덕메디팜 임맹호 회장이 제35대 한국의약품유통협회장 선거에 출마한다.

지오영 조선혜 회장은 유통협회 설립 이후 최초로 나온 여성 후보자다.

1973년 3월 숙명여대 약대를 졸업한 조 회장은 1991년 12월 성창약품에 입사하면서 의약품 유통업계에 뛰어들었다.

이후 지오영을 설립한 조선혜 회장은 2001년 개인 신분으로 가야약품을 인수하고, 2004년에는 나라약품과 춘천의 연합약품 지분 60%를 인수하며 강원지오영을 출범시켰다.

2009년에는 경상도권의 청십자약품에 지분을 투자해 자회사로 만들었고 대전의 대동약품을 인수해 대전지오영도 탄생시켰다. 여기에 광주에 본사를 둔 호남지오영을 출범시키면서 전국구 도매업체로 떠올랐다.

단일 법인으로 제약사들 보다 앞서 1조원 매출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조선혜 회장은 2006년 2월부터 한국의약품유통협회 수석부회장에 올라 지금까지 직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대한약사회 부회장(제약·유통담당)도 역임했다.

경영, 회무, 대관까지 고루 갖춘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조 회장은 ▲제약사의 갑질 차단 ▲퇴장방지약에서 수액제 제외 ▲일련번호제도 폐지 ▲도도매 거래시 중소도매 애로사항 개선 ▲반품 법제화 ▲도매 영업형태별 위원회 운영 ▲병원대금결제단축법안 사후관리 강화 ▲CSO를 도매영역으로 흡수 양성화 ▲병원입찰시장 질서 확립 ▲정책연구소 설립·운영 등 10대 공약을 앞세우고 있다.

보덕메디팜 임맹호 회장은 회무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과거 한국의약품유통협회장을 역임한 임완호 회장의 동생으로 회무 일선에서 활약해 왔다.

서울시의약품유통협회 총무이사로 지내면서 실무 감각을 익힌 임 회장은 2003년부터 2006년, 2009년부터 2011년 각각 한국의약품유통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는 한국의약품유통협회 감사직을 맡았고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전국약업발전협의회 회장을 역임했다.

회무 일선에 있던 시절부터 불용재고약, 유통일원화, 제약사 반품 거절, 다국적 제약사 마진 인하 등 도매업계 피부에 와닿는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섰다. 특히 1인 시위나 불협조 제약사 면담 등에 앞장서 회원사들로부터 신임이 두텁다는 평가다.

보덕메디팜은 약국을 대상으로 배송 차량에 GPS를 장착해 거래 약국들이 의약품 배송 시간을 파악이 가능한 서비스를 최초로 도입했다. 여기에 입찰시장 참여를 통해 매출액 신장도 일궈냈다.

임맹호 회장은 ▲직영도매 문제 ▲수액제 퇴장방지 품목 제외 ▲한계에 이른 제약사의 담보 비용 해결을 위한 여신제도 ▲정보센터 ▲직능별부회장 또는 위원회 ▲정책기획국 ▲입찰위원회 ▲실무자 특별위원회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간 유통협회장 선거는 '인맥'에 중심으로 이뤄져 당선 이후에도 갈등이 반복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이번 선거는 정책 선거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한 대형 도매업체 대표는 "도매업체 대다수가 중소형이다. 그럼에도 굵직한 정책은 대형 도매업체의 참여에 따라 결과가 변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러한 간극을 좁혀줄 수 있는 후보자를 선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소형 도매업체 대표는 "여성과 남성, 대형과 중소형이 아닌 정책 대결이 되길 희망한다"면서 "과거와는 다르게 정책과 실행방안을 잘 제시하는 후보자가 당선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제35대 한국의약품유통협회 회장 선거는 내년 2월에 열릴 예정이다.

유통협회 투표권은 약 450여표이며, 원료시약도매업체들의 투표권이 과거 80여표에서 20여표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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