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Self 경영시스템③…우리병원의 고객관리 전략은?

‘개원=성공’ 공식이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이야기가 된 지 오래다. 문을 닫는 병의원들이 늘고, 한편에선 여전히 신규 개원이 이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병의원의 적자생존 시대다. 이에 본지는 병원컨설팅 전문기관인 세마그룹과 함께 ‘셀프(Self) 경영시스템 구축’을 주제로 병의원들이 자생을 넘어 성공에 이르게끔 진단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다.<편집자 주>

CRM은 고객관계관리(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의 약자다. CRM은 충성고객을 만드는데 목적이 있다. 엄밀히 분류하면 CS가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면 CRM은 고객충성도를 높여 우리 병원을 지속적으로 재구매하고 소문을 낼 고객, 나아가 누군가가 우리병원에 대해 험담을 한다면 대신 싸워줄 정도의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마케팅 전략의 하나라 볼 수 있다.

결국 우리병원에 대한 LOVE MARK를 획득하기 위한 병원의 내부 마케팅 전략인 것이다.

혹시 이런 일은 불가능하다고 보는가? 애플의 제품은 일부 마니아들에게는 그런 상품이다. 생각해 보면 누구나 다 러브마크가 형성된 브랜드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도입된 초창기 CRM은 대부분은 실패했다. 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IT가 너무 발달한 상황에서 도입되었기 때문이다.

CRM은 Mass Marketing의 대안으로 등장했다. 1950년대 미국 전역에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알리는데 100만달러가 들었다면 2000년대 초반에는 그 100배가 넘는 돈이 들었다. 그리고 포화상태의 시장에서 신규고객을 유치하는 비용이 제품의 원가를 넘어설 정도로 높아지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기존고객의 재구매와 고객을 통한 추천(이때부터 바이럴 마케팅이 등장)이 신규 고객 획득 비용보다 훨씬 적게 드는 것이다. 그래서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정교하게 분석하고 그 고객의 기호에 맞는 개인화된 관리법을 도입하고 그렇게 시작된 마케팅이 발전하여 많은 고객을 정교하게 분석할 수 있는 IT가 CRM에 접목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과정이 빠져버린 것이다. 즉 CRM 활용을 IT에 접목하기 이전에 한사람 한 사람 정교하게 분석하고 타겟고객의 기호에 맞는 고객관리전략을 먼저 수립하고, 이것을 매뉴얼화하고 그 매뉴얼이 여러번 시행착오를 거쳐 수정되고 그래서 충분한 노하우가 생겼을 때 그것에 IT를 접목시켰어야 했다. 또 다른 실패 이유는 전사적으로 시행했다는 것이다. 우선 작은 규모로 시작해 보고 시행착오를 거친 후 기업 전반에 도입해야 되는데 곧바로 전사적으로 시행을 하니 CRM 정책과 액션플랜이 무뎌진 것이다.

이제 실질적인 CRM 진단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우선 CRM 데이터 흐름분석을 해야 한다. 이는 병원에서 고객이 결정을 하게 되는 접점을 나타낼 수 있다.

접점을 거시적으로 보면 문의/방문/상담/수술 당일/후기/소개라는 접점이 있으며 이 접점에서 고객은 의사 결정에 따른 행동을 취하는 것이다. 다른 말로 이 접점에서 고객이탈요인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CRM 데이터 흐름 분석 예시>

우리 병원의 대표적인 접점이 분석되면 데이터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데이터는 전산에서 도출할 수 있는지 우선 살펴본다. 병원에서 보험 청구용으로 쓰고 있는 OCS프로그램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우리가 쓰지 않던 기능들이 발견될 수도 있다.

전산에서 해결이 안되는 부분은 이제 결정해야 한다. 수기로라도 작성할 것인가? 포기해도 되는 데이터인지? 꼭 필요한 데이터는 좀 피곤해지더라도 수기로 라도 작성해야 된다. 그래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데이터가 없어서 병원장이나 직원들의 감으로 파악을 해도 되지만 실제와 왜곡된 현상이 보일수 있어 가급적 데이터로 검증해 봐야 한다. 데이터를 수집할 때 ‘데이터로 알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가?’가 먼저 결정되어야 한다. 그래야 의사결정에 필요한 데이터를 도출해 낼 수 있다. 우선 쉽고 꼭 필요한 문의 데이터로 이야기해 보자

문의 접점에서는 문의자수를 확인한다. 문의자수라 함은 아직 병원에 오지 않았는데 전화나 홈페이지 상에서 병원의 정보를 문의한 신환을 말한다.

2차적으로는 홈페이지 예약 신환수나 문의자수 등으로 파악 할 수 있지만 대형병원이 아닌 이상 인터넷 예약은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전화 문의자수를 기준으로 이야기 해보자.

전화 신환 문의자수를 우선 파악 하는 것은 전화 문의에 따른 내원성공률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전화로 문의한 고객들 중 어느 정도의 고객들이 우리병원에 방문했느냐가 여기서 알고 싶은 데이터다.

전화로 문의한 신환 고객 중 내원자 수가 적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당연히 전화응대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병원장이라면 우리 병원에 직접 전화를 한번 해보자. ‘나라면 전화했을 때 우리병원에 가고 싶겠는가?’라고 자문(自問)해 보면 깜짝 놀랄 것이다.

방문자수는 신환 수, 재진 수, 재초 수로 나눌 수 있다. 재초는 초재진이라 하기도 하고 컨설던트는 재구매자 수라 부르기도 한다. 여기서 유의미한 수는 신환 수와 재구매자 수다. 재구매자는 병원의 만족도와 연관성이 큰 지표다. 만족도가 높다고 무조건 재구매자 수가 많은 건 아니지만 재구매자 수가 많아지려면 만족도가 높아야 한다.

CRM 캠페인은 기존 고객을 분석하여 캠페인을 기획하고 실행 및 성과 분석을 한 후 다음 캠페인을 기획하는 일련의 활동이다. 할인 이벤트와 성격이 다르다. 비보험 진료과의 할인 이벤트는 신환 유치가 목적이라면 CRM캠페인은 기존 고객 분석을 통한 추가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이다.

[오늘 강의 체크리스트]

1. CRM 프로그램을 도입하기전 우리 병원 환자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보자.

2. 우리병원에서 고객이 결정을 해야 하는 접점을 분류하고 접점별 직원 응대 매뉴얼을 만들자.

3. 접점 매뉴얼을 만들때는 직원 뿐만 아니라 의사의 상담매뉴얼도 필요하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