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스크 브이 외 마이너스 성장에 자진철수까지…국내 제약사 "화이자 제품은 안중에 없다"

비아그라, 리피토 등을 내놓은 세계 굴지의 제약사인 화이자도 제네릭으론 한국시장에서 별반 힘을 쓰지 못했다.

한국화이자의 올해 제네릭 사업 성적표는 참담 그 자체다. 의약품 조사업체 유비스트에 따르면, 화이자 주요 제네릭 제품의 올해 3분기 누적 원외처방액은 ‘노바스크 브이’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화이자와 노바티스가 공동개발한 엑스포지(성분명 암로디핀+발사르탄) 제네릭인 노바스크 브이는 올해 3분기까지 59억5,400만원의 원외처방액으로, 전년 3분기 누적 49억5,200만원 대비 20.2%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오츠카제약의 항혈전제 ‘프레탈’의 제네릭인 ‘실로브이’는 4억1,3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9.6% 감소했으며, 한국MSD 천식치료제 ‘싱귤레어’의 제네릭 ‘몬테루브이’도 1억4,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2억7,200만원 대비 45.7% 뚝 떨어졌다. 이밖에 클로브이, 가프라톤, 로살브이, 올메브이, 이베브이 등의 제품은 3분기 누적 1억원을 넘기지도 못했다.

화이자는 2012년 제네릭 전문 브랜드인 화이자바이탈스를 선보이며 국내 제네릭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당시 LG생명과학(現 LG화학)과 파트너십을 맺고, LG생명과학은 생산과 허가를 판매는 화이자가 맡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했지만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하지만 국내 제약업계에선 예정된 성적표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특히 화이자가 ‘화이자’라는 브랜드만 믿고 제품만 내놓았을 뿐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화이자는 ‘퀄리티(quality) 제네릭'이란 모토로 출범 직후 5~10개 품목을 발매했지만, 2013년 하반기부터는 제품을 제대로 내놓지 않았다.

제네릭 출시를 위한 전제조건인 생물학적동등성(생동)시험 건수만 봐도 화이자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다. 2012년부터 2013년 상반기까지 LG생명과학이 화이자바이탈스로 신청한 생동 건수는 13건이었다. 그러나 2013년 하반기부터 2014년까지는 생동성시험이 1건도 없었고, 2015년에는 단 1건에 그쳤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발사브이, 로살브이 등 제품들을 자진 취하하기도 했다. 제품별로 차이는 있지만 3년도 못 버틴 제품이 허다한 것이 한국에서의 화이자 제네릭 사업의 현실이다.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제네릭은 국내 제약사 것도 많고, 경쟁도 치열하다. 의사들로서도 다국적 제약사 제네릭으로 변경할 이유가 있어야 했는데, (이유를) 찾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사실상 국내 제약사들 내에서 화이자 제네릭을 의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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