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노숙인 등 실태조사 결과 발표...제때 치료 못받고 음주·흡연에 노출 심해

1만여명이 넘는 노숙인들 중에서 건강상태가 나쁘거나 아파도 의료비 때문에 병원을 못가는 경우가 1/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이같은 내용의 ‘2016년도 노숙인 등의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일시 집계조사와 면접조사 등을 통해 이뤄졌으며 조사결과, 거리 노숙인은 2,015명, 시설노숙인은 9,325명, 쪽방 주민은 6,192명으로, 쪽방 주민을 포함한 전체 규모는 1만1,340명에 달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노숙인의 연령 및 연고, 입소시설 등의 기본 현황 파악은 물론 노숙인들의 질병여부에 대한 설문도 이뤄졌다.

노숙인 중 본인의 건상상태가 ‘좋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단 29.6%(좋다 25.9%, 매우좋다 3.7%)에 불과했고, ‘나쁘다’고 느끼는 비율이 31.5%, ‘매우 나쁘다’고 느끼는 비율이 7.8%에 달했다.

이 중 쪽방주민의 경우 건강이 ‘나쁘다(나쁘다·매우 나쁘다)’고 생각한 비율이 전체의 66.6%에 달해 거리 노숙인 29.3%, 생활시설 노숙인 23.3%보다도 높았다.

쪽방 주민을 포함한 전체를 대상으로 가장 많은 문제가 있는 질환은 ‘대사성질환’이었으며 그 다음이 ‘장애’, ‘치과질환’, ‘정신질환’, ‘관절질환’ 순이었다.

하지만 치료를 받은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치과질환(57.7%)’이 가장 비율이 적었으며 이어 ‘전염병(63%)’, ‘장애(77.6%)’의 순으로 나타나 80% 이상 치료를 받았다는 타 질환과 차이가 컸다.

특히 노숙인 등은 아플 때 주로 노숙인시설이나 사회복지기관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28%로 가장 많았지만, 병원을 가지 않고 참는 비율이 10.6%에 달했고 보건소 진료를 받는 경우는 1.5%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무료진료소 진료를 받는 비율이 16.8%로 높았고, 국공립병원 진료를 받는 경우도 15.1% 수준이었다.

노숙인들은 병원비 등의 이유로 아파도 병원을 못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특히 거리 노숙인의 경우 그 환경은 더욱 열악했다.

아파도 병원을 가지 못한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전체 24.4%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거리 노숙인의 경우 39.6%가 병원을 못갔다고 답했다.

병원을 못간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병원비’ 때문이었는데 거주지와 상관없이 70% 이상(전체 72.6%)이 병원비를 이유로 꼽았다. 그 외에도 병원에 데려다 주거나 간병해줄 수 없어서 병원을 못갔다는 비율도 12.6%였으며, 건강보험료 체납이 3%, 병원의 차별 때문도 1.7%로 나타났다.

하지만 노숙인 등은 건강상태에 비해 술을 마시거나 흡연을 하는 비율이 높은 데다 문제성 음주나 장기간 흡연, 우울증 등의 위험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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