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성 치매 유발하는 3개 유전자 모두 지녀
제주대 박세필 교수팀 “막대한 부가가치 창출 기대”

치매 증상을 가진 돼지를 생산하는 기술이 국내 특허 등록됐다.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 박세필 교수팀은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유전자 3개((APP, Tau, PSI)를 모두 가진 치매복제돼지 ‘제누피그’를 생산하는 기술이 다른 기술과의 차별성, 진보성을 인정받아 국내 특허 등록(제10-1791296호)을 획득했다고 14일 밝혔다.

제누피그(JeNU Pig)는 제주대 영문 이니셜(Jeju National University)을 딴 이름이다.

치매복제돼지 생산 기술은 ㈜미래셀바이오에 이전됐으며 미국을 포함한 국제 특허협력조약(Patent Cooperation Treaty, PCT)에도 출원한 상태다.

치매 증상을 가진 복제돼지 '제누피그'(사진제공 :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

지금까지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대한 신약 개발이나 발병기전 연구는 설치류 모델을 이용해 왔지만 사람과 생리·내분비학적으로 차이가 많다는 게 한계로 지적돼 왔다. 하지만 돼지는 사람과 유사한 장기구조와 생리적 특성을 갖고 있어 세계적으로도 알츠하이머성 치매 신약 효능을 검증할 전임상 동물모델로 꼽혀 왔다.

특히 박 교수팀이 개발한 제누피그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유발하는 주요 유전자 Tau, APP(Amyloid precusor protein), PS1(presenilin)를 제주 토종 흑돼지의 체세포에 다중벡터 시스템(pTet-CMV-hPDGFb pro-APPsw-2A-Tau-2A-PS1)으로 주입한 후 공여 난자의 핵과 바꿔 대리모 역할을 하는 다른 돼지를 통해 생산됐다.

제누피그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유발하는 3가지 유전자가 동시에 발현되는 세계 최초 복제돼지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그동안 치매복제돼지를 생산한 사례는 다국적 제약사 얀센이 보고한 1건(덴마크 Jørgensen AL 연구팀) 뿐이었다. 그마저도 APP 유전자만 지닌 돼지다.

지난해 3월 30일 태어난 제누피그는 올해 5월 24일까지 14개월여를 살다 신장염과 생식기 염증으로 폐사했다. 연구팀은 제누피그가 밥통에 배변을 하는 등 전형적인 치매 증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인간 치매 유발유전자 3개가 동시에 과발현된 알츠하이머성 치매 질환 모델 복제돼지 생산은 전 세계적으로 전무하며 치매 원인규명과 신약개발에 매우 중요한 단초를 제공해 막대한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된다”며 “이 기술의 산업적 가치는 예상 시장 규모를 기준으로 추정했을 때 기술이 완성되는 2024년부터 9년간 4조4,0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농촌진흥청과 제주도가 지원한 '우장춘프로젝트' 일환으로 미래셀바이오(대표 김은영), 국립축산과학원(박미령 박사), 메디프론디비티(대표 김영호), 건국대(박찬규 교수), 포천중문의대(최영석 교수)가 참여했다.

논문은 지난 6월 온라인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됐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