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GSK·MSD 등 품절사태 빈번…태풍 여파 등 사유도 각양각색

국내에서 다국적 제약사들의 의약품 품절사태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 환자들에 대한 책임감 없는 행동이란 질책이 나오고 있다.

최근 의약품 도매업계에 따르면 한국화이자, 한국MSD, 바이엘코리아 등 한국에 생산공장 없이 100% 완제약을 수입해 판매하는 다국적제약사들이 품절을 알리는 공문을 거래처에 발송했다.

바이엘코리아는 공문을 통해 독일 레버쿠젠 공장 보수 작업으로 인해 아스피린프로텍트정(PTP) 100mg/500T, 아달라트오로스정 60mg 등이 품절됐다고 알렸다. 바이엘코리아는 아스피린프로텍트정 100mg/500T는 11월 23일, 아달라트오로스정 60mg은 12월 중순경 다시 공급할 예정이다.

화이자는 거래하고 있는 의약품유통업체들에게 공문을 보내 쎄레브렉스캡슐 100mg 30 BTL이 품절 상태라고 안내했다. 품절 원인은 지난달 20일 푸에르토리코에서 발생한 태풍으로 인해 공장 일부가 파손됐기 때문이다.

한국MSD도 미국에서 발생한 대형 태풍으로 공장 일부가 파손돼 아토젯, 포사맥스 제품군, 코자, 임플라논엔엑스티 등을 당분간 공급하기 힘들다고 10월초 거래처에 안내했다.

같은 달 GSK도 헵세라10mg정이 일시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고 알렸다. GSK는 지난해 병원약사회로부터 품절이 가장 많은 제약사로 꼽히기도 했다.

도매업계는 불가항력의 자연재해로 인한 품절사태는 납득할 수 있지만, 품절사태가 비단 이번만이 아니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일부 다국적 제약사들은 공장 보수, 생산기지 이전, 수요예측 실패 등을 이유로 번번이 품절을 알려오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중견 도매업체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품절 사태를 일방적으로 통보한다. 일부 다국적제약사의 경우 도매업체가 약국이나 병의원에 사태 배경을 일일이 설명하도록 유도했다"며 "품절 사태의 장본인이 책임감이 가장 없다"고 꼬집었다.

이같은 반응에 다국적 제약사는 구조적인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소품종 대량생산하는 오리지널 품목이 많아 1년 소비 물량을 예측해 들여오는데, 그러다보니 추가 구입 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 제약사 간 사업부 M&A가 진행되거나 공장 이전 등에 따라 혼선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실제로 노바티스가 차(茶) 형태 감기약 테라플루의 공장을 프랑스로 이전하면서 제조원이 변경돼 국내 판매허가를 다시 받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져 1년 이상 제품 품절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모 다국적 제약사 도매 담당자는 "거래처의 어려움도 알고 있지만 한국법인 차원에서 해결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품절 사태에 가져오는 혼선을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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