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독성 반쪽검사 지적·유한킴벌리-시민단체 유착 의혹도…류영진 처장 "국민 신뢰 회복 위해 노력"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의 화두는 단연 살충제 계란과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이었다.

살충제 계란 문제는 여야 의원할 것 없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것과 안전관리 강화를 당부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살충제 계란의 ‘반쪽짜리 검사’를 지적했다. 지난 8월, 독성물질인 피프로닐 잔류허용치 검사 시 체내 대사물질에 대한 피프로닐 설폰 검사가 누락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류영진 식약처장은 “27종 검사법을 시행하고 내부점검 단계에서 빠진 게 있다는 것을 알고 곧바로 검사를 하라고 조치를 취했으며 관계부처에도 해당 사실을 알렸다. 현재는 강화된 검사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살충제 계란·생리대 유해물질 ‘핫 이슈’
살충제 계란과 함께 생리대 유해물질과 관련한 날선 공방도 이어졌다.

식약처의 생리대 발암물질 검사법에 대한 신뢰도 문제를 비롯해 부처로서 시민단체의 자료발표 요청을 받아들인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또한 문제를 제기한 여성환경연대 이정수 대표, 이안소영 사무처장, 강원대 김만구 교수 등이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는 과정에서 유한킴벌리와 유착 의혹 등도 불거졌다.

특히 김만구 교수는 식약처의 실험결과에 대해 “내 자료보다 신뢰성이 더 없다고 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한킴벌리와의 유착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여성환경연대 역시 유한킴벌리와의 유착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은 유착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김상훈 의원은 여성환경연대 이정수 대표, 이안소영 사무처장이 유한킴벌리 후원 장학금을 받았다는 점, 모든 생리대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는데 특정 회사의 부작용 사례 등을 접수받은 사실, 공개토론회 토론자로 유한킴벌리 관계자가 참석해 자사 제품은 안전하다고 발표한 점 등을 이유로 유착을 의심했다.

이에 대해 여성환경연대 이안소영 사무처장은 “그것은 의원의 의심일 뿐이다. 생리대 논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해성을 밝히고 생활필수품인 생리대를 안전하게 사용해 안전한 생리를 해야한다고 본다. 20년 전 기술로 제조되고 있는 생리대의 안전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면서 의혹을 부인했다.

벌레혼입 수액세트·산삼약침 해결방안 촉구
의약품 및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벌레혼입 수액세트, 산삼약침, 졸피뎀 유통 등의 대책마련이 주문됐다.

최근 병원에서 사용하는 수액세트에서 잇달아 벌레 등의 이물질이 혼입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식약처는 수액 제조업체 특별점검에 나섰다.

식약처는 지금까지 이물혼입 제조업체를 점검해 사용중지 및 회수 조치를 실시했으며, 행정처분을 내렸다. 또한 수액세트 제조업체 77개소를 대상으로 특별점검관리도 실시해 이물질 신고업체 및 관리가 미흡한 업체 등에 시정조치를 내린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은 철저한 관리제도를 당부하며 불시점검제도를 도입할 것을 요구했다.

인 의원은 “수액세트 이물질혼입으로 충격에 빠졌다. 직접 (사람에게)투입되는 만큼 위생관리는 더욱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벌레수액 사태의 재발방지를 위해서 GMP 심사 단계에서 이물혼입과 관련된 집주임사를 실시하고 혼입예방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정기심사 외에 불시점검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이 외에도 사전심사 및 불시점검제도를 실시할 인력을 충원하고, 전담조직을 설치할 것을 주문했다.

류 처장은 “공감한다. 불시 점검제도를 적극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은 보건복지부 국감에 이어 산삼약침의 문제점을 재차 지적했다. 전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수액형태의 산삼약침의 성분표시, 제조 과정 등을 관리감독하기 위해서는 복지부가 아닌 식약처를 산삼약침의 소관부처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송석준 의원은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의 불법 유통 등에 대해 지적했다. 최근 어금니아빠 이영학이 졸피뎀을 구매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리감독에 대한 문제가 지적됐다.

송 의원은 “졸피뎀은 오남용 시 신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의사로부터 정상적으로 처방을 받아야 하는데 대리처방 또는 온라인 구매 등 여러 가지 잘못된 경로로 유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식약처는 온라인 불법 유통을 보다 신속히 차단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시험무대 오른 류 처장, 태도 변화 주목
류 처장은 취임 이후 살충제계란, 생리대유해물질 등으로 인해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이 과정에서 태도 및 자질 논란이 대두되면서 야당의 사퇴압박도 있었다. 이번 국정감사는 류 처장의 업무수행 능력 및 조직 내 장악력 등을 다시 시험하는 무대이기도 했다.

국감 초반에는 식약처의 부실한 자료협조, 국정감사 방해 의혹, 식약처장 자질 논란 등이 지적됐으나 이후 국감에서 류 처장은 국정감사에서 기존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 일부 의원들에게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유한국당 송석준 의원의 “요새도 총리가 짜증을 내느냐”는 질문에도 “총리께서 관심을 많이 갖고 있으며, 현안을 잘 파악하고 계시다”라고 받아쳤다.

국회의원들의 날선 질문에도 차분히 대답을 이어갔으며 취임 초기보다 식약처 업무파악도가 높아졌다. 전문분야인 의약품과 관련한 답변에서는 강하고 자신 있는 어조로 대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살충제 계란,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 논란 당시 부적절했던 언사들에 대해서도 재차 사과하며 신뢰회복을 위한 낮은 자세를 보였다.

류 처장은 "그동안 식약처가 국민 눈높이에 못미쳤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국민과 소통하고 앞으로 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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