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별 심혈관질환·체중증가·저혈당 위험·혈당강하 등 평가

대한당뇨병학회의 당뇨병 약제치료 지침이 최근 임상연구와 문헌을 보강해 개정됐다.

당뇨병학회는 28일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국제학술대회 ICDM2017(2017 International Congress of Diabetes and Metaboism) 개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제2형 당뇨병 약제치료 지침 2017'을 공개했다.

대한당뇨병학회 '제2형 당뇨병 약제치료 지침 2017'

이번 지침에선 당뇨병 치료 알고리듬이 경구약제 중심과 인슐린 중심으로 세분화됐다. 경구약제 중심 알고리듬에선 혈당강하 효능, 저혈당 위험, 체중 증가, 심혈관질환 발생 및 국내 임상자료 결과여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약제를 선택하도록 권고됐다.

근거수준은 ▲명확한 근거가 있는 경우 'A'(충분한 검정력을 가지고 잘 수행돼 일반화가 가능한 다기관-무작위 조정 임상연구(RCT) 결과 혹은 메타분석을 통해 명확하게 입증된 경우 ▲신뢰할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 'B'(잘 수행된 코호트연구 혹은 환자-대조군 연구를 통해 이를 뒷받침할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 ▲가능한 근거가 있는 경우 'C'(신뢰할 수는 없으나 소규모 기관에서 수행된 무작위화된 임상결과 혹은 관찰연구 및 증례 보고 등을 통한 관련 근거가 있는 경우) ▲전문가 권고사항 'E'(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없으나 대한당뇨병학회 전문가의 의견)로 분류된다.

지침은 개별약제가 아닌 계열별로 분류됐다. 국내외 문헌평가를 근거로 권고됐고 국내 보험기준은 되지 않았다.

이에 경구약제 단독요법시에는 초기 치료제로 메트포르민이 권고(A)됐다. 메트포르민 사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임상적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약제를 선택(E)하면 된다.

단독요법으로 혈당조절 목표 도달에 실패하면 작용기전이 서로 다른 약제의 병합요법을 시행(A), 환자에 따라 진단 시점부터 2제 병합요법을 시행(B)할 수 있다.

단일약제를 최대용량까지 증량할 수는 있지만, 혈당조절이나 부작용을 고려해 조기에 병합요법을 시행(B)하도록 하고 있다. 병합시에는 혈당강하 효능과 저혈당 위험, 체중 증가, 심혈관질환 위험 등을 고려(E)해야 한다.

또한 2제 이상의 병합요법시에는 약제의 작용기전, 상호작용, 비용, 순응도를 고려(C)해야 하고 병합요법이 실패하면 인슐린 치료가 추천되지만, 다른 계열의 약제를 추가·변경하는 것도 고려(C)할 수 있다.

특히 초기 치료에서 메트포르민을 A수준으로 권고한 것은 메트포르민이 장기간에 걸쳐 안전성이 입증됐다는 점과 비용 측면이 고려됐다고 학회는 전했다.

미국당뇨병학회(ADA)와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도 대체적으로 메트포르민을 1차 약제로 선호하고 있지만 AACE의 경우, 메트포르민 외에 다른 약제를 사용할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최경묵 진료지침 이사(고대의대)는 "1차 약제로 메트포르민을 권고하고 있지만, 소화기 장애나, 신장기능 이상 등으로 메트포르민을 쓰지 못하는 경우에는 다른 약제를 쓸 수 있다"면서 "해외 여러 가이드라인에서도 부작용 등이 없는 경우 일반적으로 메트포르민을 1차 약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메트포르민 사용이 불가능하면 2차 약제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약제가 (1차 약제로) 사용 가능하다"면서 "1차 요법에 메트포르민이 나와있다고 해서 환자를 가리지 않고 무조건 메트포르민을 써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침에선 이같은 약제치료 원칙 외에도 진단 초기부터 적극적인 생활습관개선과 약물치료가 필요하다(A)는 초기치료 원칙도 업데이트 됐다. 초기치료 시에는 환자의 임상적 특징을 비롯해 약제의 효능이나 부작용, 비용을 고려해 약제를 선택(E)해야 한다.

약물치료는 당뇨가 진단되면 동시에 시작할 수 있고 이때 생활습관 개선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당뇨병학회는 약제에 대한 효과가 인종 등의 차이로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이번 가이드라인에선 국내연구를 최대한 반영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내 연구가 아직 충분치 않기 때문에 향후 한국인 대상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이를 토대로 더욱 구체적인 권고가 나와야 한다고 했다.

최 이사는 "국내 문헌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려고 했지만, 기본적으로 임펙트가 높은 대규모 임상이나 의미있는 연구결과 등을 참조했다"며 "당뇨병 관련 대규모 임상연구가 전세계적으로 많이 진행되면서 개정의 필요성이 제기돼 약제부분을 부분 개정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의미있는 연구 등을 참고하는 만큼 각국의 가이드라인이 완전히 다르게 나오지는 않는다"면서도 "대한당뇨병학회의 이번 가이드라인은 어떤 약제 계열을 다음 순서로 쓸 수 있는지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나타냈다. 중앙에서부터 Mono(단독요법), Dual(2제요법), Triple(3제요법)으로 배열해놨다. 개별약제를 배열하지는 않았지만, 약제 계열별로 장단점을 볼 수 있도록 막대그래프로 4가지(혈당강하 효능, 저혈당 위험, 체중 증가, 심혈관질환 발생)를 평가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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