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설명회에 36개 기관 참여...참여기관 단계적으로 확대될 듯

이른바 '15분 진료'라고 불리는 심층진료에 대한 상급종합병원들의 관심이 뜨겁다. '3분 진료'가 아닌 3차 병원으로서의 본연의 역할을 하겠다는 대형병원들이 심층진찰 수가시범사업에 참여하고자 대거 몰렸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사무소에서 개최한 ‘상급종합병원 심층진찰 시범사업 설명회’에는 36개의 대형병원들이 참석했다. 이에 복지부는 당초 4개소 정도로 예상했던 시범사업 대상기관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심층진찰 수가 시범사업은 현재 서울대병원 등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을 토대로 '3분 진료' 등 의료전달체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중증·희귀질환 환자 등을 대상으로 약 15분간 충분한 진료를 할 수있도록 수가를 보전해 주는 사업이다.

현재 서울대병원 등 국립대병원에서도 하루 평균 1,000여명의 외래환자가 방문하면서 의사 1인당 평균 20명 이상을 진료, 환자 1인당 적게는 3.8분, 길어도 8분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이 외래환자를 줄이고 입원환자를 중심으로 진료할 수 있도록 적정수준의 보상을 담보하고, 이에 맞는 수가모형을 설계할 수 있도록 오는 11월부터 심층진찰 시범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단, 이번 사업은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중증·희귀질환자 또는 진단이나 치료가 어려운 환자 등이 대상이며 의원 등 타 의료기관에서 상급종합병원에 진료를 의뢰한 경우로 한정했다.

특히 복지부는 심층진찰에 대한 정의 및 유형, 수가를 산출하기 위한 시범사업인 만큼 이번 사업에 참여하는 상급종병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기로 했다.

이번 사업이 서울대병원의 사례를 토대로 한 것이기는 하지만, 병원들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심층진찰 대상 환자 선별 방법이나 제공되는 서비스 내용 등의 프로토콜을 보고 시범기관으로 선정하겠다는 것.

또한 이번 시범사업에 참여할 경우 1차적으로 진료 의뢰를 받고,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 한 후 치료를 지속하거나 치료 종료시 다시 1차 의뢰한 의료기관에 환자를 회송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만큼 기존의 진료 의뢰-회송 시범사업과도 중복 적용할 계획이다.

시범사업의 진료 수가는 9만2,450원으로 환자당 연간 1회 산정이 가능하지만, 시범기관의 프로토콜에 따라 최대 1회 추가 산정도 가능하다.

단, 종별가산, 소아·공휴·야간 가산, 선택진료비 등도 적용되지 않으며, 환자 본인부담률은 대략 25% 수준이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조하진 사무관은 “우선 상급종합병원에 처음 진료를 받은 중증, 희귀난치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지만, 참여기관별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에 대한 프로토콜 개발이 필요하다”면서 “15분 진료라고 말하면 그 시간에 국한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그 시간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소아 진료의 경우 15분도 짧다고 하는 만큼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환자대상군별 진료시간과 내용 등 차등화할 수 있는 평가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수가모형을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대병원은 13명의 의사가 자체 심층진료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외과계를 제외한 소아과, 내과 등에서 추가 심층진료 세션을 개설해 특정 요일을 지정해 진료를 하고 있다.

우선 진료의뢰서를 갖고 내방한 초진환자를 진료협력단에서 심층진료 등의 판단을 하고 해당 진료 예약을 해 심층진료를 받게 되는데, 환자별 진료시간과 진료내용 등을 별도로 기록하고 있다.

또한 웹기반 진료의뢰시스템을 만들고, 의뢰받은 환자의 진료가 종료되면 회송을 하도록 하고 이에 대한 기록도 전산화해 전체 심층진료의 현황은 물론 치료경과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복지부는 이같은 서울대병원의 사례를 소개하면서도 반드시 서울대병원처럼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 상급종합병원의 관심이 높은 만큼 당초 예상보다 참여기관수를 늘릴 수 있다며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복지부는 오는 27일부터 내달 13일까지 시범사업 참여기관을 모집하고 10월 20일경 최종 참여기관을 선정할 예정이지만, 준비 시간 등을 감안해 1차 참여기관 모집 후에 수요에 따라 2차 참여기관을 추가로 선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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