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뇌과학연구원 등 자체 기술력과 연구 융복합 기대

가천대 길병원이 치매 등 '뇌질환 진료지침 정밀의료 플랫폼'을 개발한다. 기존의 뇌 영상 정보를 활용한 정밀의료 시도를 뛰어넘어 환자 개인의 유전, 환경, 생물학적 특성까지 통합 분석하는 딥러닝 기법을 접목하는 것이다.

길병원은 최근 뇌질환의 효과적인 예방과 진단, 치료 등 전주기에 대한 대규모 정보를 딥러닝 인공지능 기술에 적용, 개인에 특화된 뇌질환 정밀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뇌질환 진료지침 정밀의료 플랫폼'은 기존의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가 암 분야 연구로 특화돼 있던 만큼,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뇌질환 연구 및 치료를 위한 요구가 확대됨에 따라 기획됐다.

정밀의료는 이미 길병원에서도 인공지능인 왓슨 포 온콜로지를 도입, 유전자 이상질환인 암의 특성을 감안해 개인별 암 유전정보와 진단, 예후, 치료방법을 일대일로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뇌질환은 유전적 요인은 물론 환경, 생활습관 등 상호작용에 의해 질환이 결정되는 특징이 강하다. 즉, 유전자 정보만으로는 예측, 진단, 치료에서 큰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데다 진단 및 치료에 적용될 수 있는 바이오마커도 제한적이다.

때문에 길병원은 가천대 뇌과학연구원이 보유하고 있는 7T MRI, HRRT-PET 등 초정밀 뇌영상을 활용한 ‘질환-생체 모형’을 구축해 치료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진료지침인 뇌질환 진료지침 정밀의료 플랫폼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치매, 이상운동질환, 뇌전증 등 뇌질환에 대한 환자 개인의 유전, 환경, 생물학적 특성을 통합적으로 분석해 전주기적 분야에 대한 최적화된 지침을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든다.

이같은 계획은 가천대에 확보된 뇌과학연구원, 지능형뇌과학연구센터 등의 인프라가 밑거름이 될 예정이다.

이미 가천대 지능형뇌과학연구센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학ICT연구센터로 지정돼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뇌질환 예측, 예방기술 개발 및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센터가 지원받는 예산만 6년간 45억원으로, 뇌질환 진단기술, 위험도 예측모델, 예방 및 치료 프로그램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 가천대 인공지능헬스케어연구센터가 경기도 지역협력연구센터 사업에 선정돼 6년간 최대 67억원을 지원받고 있어 이를 활용한 뇌질환 연구와 전문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다.

또 국내 의료기관 중 최초로 플루트메타몰을 활용한 아밀로이드 PET-CT 촬영을 2015년부터 시행해 치매진단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 이런 점들을 활용해 길병원은 대표적인 뇌질환인 치매, 이상운동질환, 뇌전증 주요 뇌질환에 플랫폼을 적용할 예정이고 그중 치매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길병원 의료진은 현재 THK5351 트레이서를 이용한 PET촬영으로 대뇌 피질의 타우 단백질의 위치, 침착 정도 등에 따른 알츠하이머와 경도인지장애의 진단단계를 연구하고 있으며, 이상운동질환의 진단에 활용될 수 있는 MRI와 PET를 이용해 조기진단을 위한 영상 바이오마커 개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길병원은 기존 연구와 인프라 등을 적극 활용해 뇌질환 진료지침 정밀의료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를 국가전략프로젝트로 추진중인 정밀의료분야 기타사업과 연계해 응용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를 위해 길병원은 국내 IT 서비스 4개사 및 의료기관 컨소시엄으로 지난해부터 클라우딩 컴퓨팅, 인공지능 등을 주제로 병원정보시스템(P-HIS)을 개발하고 있으며, 뇌질환 특화 AI알고리즘도 개발할 예정이다.

길병원 이근 병원장은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을 암진료에 도입한 데 이어 뇌질환 분야에서 자체기술력과 기존연구와의 융복합으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뇌질환 명의’를 만든다는 것이 이번 사업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근 병원장은 “뇌질환에 대한 통합적 접근이 가능하다면 이를 활용한 R&D 개발과 국가적 수익창출, 의료비 절감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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