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3회차 의료질평가결과 공개...전년보다 1·2등급 기관수 감소

3번째 의료질평가 결과가 공개됐다.

전체 의료질평가지원금의 65% 비중을 차지하는 ‘의료질과 환자안전·공공성·의료전달체계’ 영역에서 ‘1등급-가’를 받은 기관은 상급종합병원 7곳에 그쳤고, ‘1등급-나’도 상급종병 23개소, 종합병원 3개소로, 전년과 동일한 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교육수련 영역은 지난해보다 1~2등급 기관수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이같은 내용의 ‘2017년 의료질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올해 평가는 기존의 선택진료비 손실보전을 위한 평가에서 벗어나 전반적인 국가 의료질 향상을 유도하는 평가체계로 전환하는 단계로, 전년과 같은 5,000억원의 의료질평가지원금이 지급된다.

전년과 차이는 영역별, 영역 내 지표별 가중치가 일부 조정된 것으로, 교육수련 영역의 가중치를 10%에서 2%p를 낮추는 대신 연구개발의 가중치가 5%에서 2%p 높아졌다. 영역 내 지표의 가중치도 일부 조정이 이뤄져 등급별 수가도 소폭 조정됐으며, 전체 지표갯수도 59개에서 56개로 줄었다.

이번 평가 대상 기관도 상급종합병원 43개소와 종합병원 284개소 등 종합병원 이상 327개소(전문병원 16개소 포함)로 전년대비 5개소가 늘었다.

그 결과, ▲‘의료질과 환자안전·공공성·의료전달체계’ 영역은 ‘1등급 가’가 상급종병 7개소로 전체 2% 수준이었으며, ‘1등급 나’는 26개소(상급 23개소, 종병 3개소)로 8%, ‘2등급’은 상급 13개소, 종병 23개소 등 36개소(11%), ‘3등급’은 종병 29개소(9%), ‘4등급’ 67개소(20%), ‘5등급’ 116개소(31%)였으며, 46개소는 등급제외 대상이다.

이는 전년도 평가에서 3등급을 받은 상급종병 1개소가 2등급으로 상향된 것으로, 그 외 4등급도 2개소 등이 늘었지만, 전년대비 평가 대상 기관수가 소폭(5개소 증가) 늘어난 데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구개발’ 영역은 1등급이 상급종병 23개소, 종병 5개소 등 28개소(8%), 2등급이 상급종병 20개소, 종병 21개소 총 41개소(11%), 3등급은 종병 67개소(20%), 등급제외 종병 191개소(61%)를 기록하면서 전년대비 전반적으로 향상됐다.

반면, ▲‘교육수련’ 영역은 ‘1등급’이 상급종병 34개소, 종병 3개소로 총 37개소(12%)로 전년도 1등급 기관수 40개소보다 줄었으며, 2등급도 상급종병 9개소, 종병 47개소(총 56개소, 18%)에 그쳐 전년도 59개소보다 적다. 3등급도 종병 92개소(31%)로 전년대비 7개소 줄었지만 등급제외는 총 142개소(39%)로 전년도보다 18개소 늘었다.

이처럼 등급제외 기관이 늘어난 이유는 영역에서 산출된 지표수가 50% 미만이거나 평가점수 값이 없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는 의미로, 의료질 평가를 하지만 결과값을 제출하지 못해 아예 수가를 받지 못하는 기관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상대평가로 진행되는 평가자체의 한계로 인해, 특정 대형병원에만 수가를 지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전년대비 등급이 하락될 경우 기관의 의료질이 떨어졌다고 오해될 수 있어 억울하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1등급은 빅5병원과 2개의 상급종병으로 정해놓고 그들을 위한 높은 수가를 지급한다”면서 “그에 비해 종합병원은 상급종병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를 받았는데 정작 수가는 상급종병보다 적게 주고, 2등급과 3등급의 수가차이도 두배나 난다. 그렇게 책정한 기준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평가, 다른 보상...수가인상도 상급종병은 2배?

이처럼 의료기관 종별, 등급별 비중과 수가의 차등을 두고 있는 이유는 올해 평가 역시 과도기적 단계이기 때문으로, 정부는 전년과 동일한 의료질평가지원금 예산을 의료기관에 분배하기 위한 방법으로 상대평가를 유지했다.

이에 올해 평가까지는 지난해 지적된 종별 수가차등방식을 유지, 수가인상폭도 종별로 달리 적용했다. ▲‘의료질과 환자안전·공공성·의료전달체계’ 영역에서 1등급부터 3등급까지는 같은 등급이라도 상급종병과 종병의 입원과 외래 수가가 달리 적용됐으며, 가중치 변경으로 인한 수가 인상도 상급종병의 인상액이 종병의 2배 이상 차이를 둔 것이다.

실제 ‘1등급-가’의 수가는 입원시 상급종병은 1만6,090원으로 전년대비 290원 인상된 데 비해, 종병은 8,150원으로 150원 인상됐다. 외래는 상급종병이 5,400원으로 100원 인상, 종병은 2,550원으로 50원 인상됐다.

‘1등급-나’도 입원에서 상급종병은 1만3,030원으로 230원, 종병 7,940원으로 140원이 인상됐고, 외래는 상급종병 4,480원으로 80원, 종병은 2,440원으로 40원 인상됐다.

그 외 영역에서는 연구개발은 소폭 인상, 교육수련은 수가가 인하됐다. ▲연구개발 영역은 1등급이 입원 1,280원(380원 인상), 외래 420원(200원 인상)이며, 2등급은 입원 800원(190원 인상), 외래 270원(50원 인상), 3등급은 입원 100원, 외래 50원이다.

▲교육수련의 경우, 1등급이 입원 1,260원(290원 인하), 외래 420원(180원 인하)이며, 2등급 입원 680원(180원 인하), 외래 220원(40원 인하), 3등급 입원 100원, 외래 50원으로 책정돼 9월 1일 진료분부터 적용되고 있다.

이같은 평가결과에 대해 심평원은 내년도 평가부터는 중장기 발전방향에 의료질평가 계획도 포함해 대대적인 변화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영역별로 최소값은 전년대비 상승한 만큼 하위기관이 의료질 향상을 위한 노력을 많이 해 병원간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이번 평가에서 등급이 낮아졌다는 기관들이 지난해처럼 열심히 했다고 하지만, 그만큼 타 기관이 더 열심히 노력하면서 상대적으로 올라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논란이 되고 있는 상대평가가 절대평가로 변경되는 시기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일선 의료기관에서는 또다시 불확실한 평가기준에 따른 차기 평가를 준비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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