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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사회서비스공단' 설립 박차…치매·장기요양 총괄은 누가?김연명 교수 "사회서비스공단, 지역 권한 강화한 통합형 요양서비스"
지자체별 1-2개소 최대 500개…서비스 등 업무 재구성 필요

저출산·고령화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면서 노인요양서비스와 아동보육서비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시에 10년된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양적 확대를 위한 정책의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질 관리 개선과 서비스 확대 등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새 정부는 ‘사회서비스공단'을 설립, 아동보육서비스와 노인요양서비스 등 사회서비스사업을 지자체가 통합·관리하도록 하겠다고 선언하고, 서울과 경기·대전 등에서 사회서비스공단 설립 TF를 가동하는 등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구체적인 법안이나 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여서 일부에서는 민간 시설과의 역할 정립, 예산 출처 등에 대한 논란과 오해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사회분과위원장을 맡으며 ‘사회서비스공단’이라는 개념을 처음 만든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연명 교수를 만나 사회서비스공단의 구상 배경과 역할, 향후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단, 김 교수는 “국정기획자문위에서는 큰 설계도만 완성했을 뿐, 시설 확대 규모나 민간시설과의 관계조정 등 세부적인 사항은 복지부에서 논의 중에 있다”며 세부적인 수치와 내용은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 장기요양과 보육을 지자체에서 직접 관리하는 사회서비스공단 설립안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보육서비스와 노인요양서비스 제공에 민간의 진입을 허용하면서 사회서비스제공기관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공급자간의 경쟁을 통한 합리적인 서비스 선택이 아닌 서비스 질 저하와 비용 증가라는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사회를 감안하면 이같은 사회서비스의 비용은 더 막대해 질 것이고, 양질의 서비스 관리도 어려워질 것이다.

하지만 지역별로 사회서비스공단을 설립해 지자체가 모범적인 사회서비스 제공기관을 관리 운영하고 지역 내 민간기관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역할을 하게 된다면, 이러한 민간의 질서를 바로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이 선도적으로 4인실을 기본병상으로 운영해 왔고, 주민들은 민간병원보다 상대적으로 진료비가 저렴하고 과잉진료도 안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지역 내 모범적인 사례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다.

- 지역단위의 사회서비스 제공 모델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구조인가.

의료와 사회서비스의 기본단위는 ‘지역’이다. 그래서 지역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디자인했다. 원래 구상은 ‘사회서비스공단’과 ‘보건의료공단’의 양대 축이었다. 보건의료공단을 만든다는 것은 기존의 공공의료시스템을 재편하겠다는 의미인데, 아직 구체적인 연구가 부족해 이번 공약에서는 제외했다.

하지만 사회서비스공단은 과거 서울시 박원순 시장 시절부터 기획됐던 것으로, 2년간 ‘서울시 사회서비스재단’이라는 이름으로 설립 타당성 검토 연구를 하는 등 심층스터디를 거쳐 확신을 갖게 됐다.

골자는 지자체별로 사회서비스공단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요양과 보육, 기타 서비스 분야를 나누고, 분야별로 직영 시설을 운영해 민간시설이 모방할 수 있는 표준모델을 제시하는 것이다. 사회서비스공단의 운영은 시도지사장에게 권한을 위임함으로써 자체적으로 지역적 수요와 특징을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법은 사회서비스공단의 기본적인 역할과 임무를 열거해 놓는 수준으로 하되, 보건복지부는 효율적인 시스템 운용을 위한 룰메이커 역할을 부여해 잘 만들어진 기준모델을 제시해주면 된다.

그러면 사회서비스공단은 직영 시설을 중심으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 내 민간 시설의 인력 지원과 컨설팅 등도 하면서 민간과 공공시설이 상생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다.

-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서는 시장의 자율경쟁에 맡겨야 한다는 게 사회적 통념이나 마찬가지였다. 정부의 정책방향 또한 그러했는데, 포화상태인 민간시장이 직영 공공시설의 확대만으로 질을 개선시킬 수 있을까.

민간시설의 합리화를 위해 경쟁체제가 도입됐지만, 이제는 안 통하지 않나. 경쟁이 되려면 정부가 수가를 통제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진료비용 등을 책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민간시설은 계속 유입됐고, 저수가로 인한 과도한 환자유치와 과잉진료, 인건비 감소를 야기해 결국 서비스 질도 떨어진 것이 아닌가.

이미 노인요양기관 중 노인요양입소시설은 2008년 1,832개소에서 2015년 5,063개소로 3배가 늘었고, 재가요양기관도 같은 시기에 2,298개소에서 3,089개소로 늘었다. 하지만 이중 50인 미만 소규모시설이 2/3에 달하고, 이중에서도 2/3은 개인사업자로 양질의 서비스를 확보하기 어렵다. 특히 단기간에 시설이 급증하면서 시설 종사자들의 처우는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이제는 민간시설들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정부가 일정부분 서비스 수급체계를 개선해야 할 때다.

- 사회서비스공단이 운영하는 공공시설은 전국에 몇 개소 정도가 적정하다고 보는가.

현재(2015년 기준) 장기요양시설 2,935개소의 입소자 수는 18만명(정원 14만명)으로, 전체 65세 이상 노인인구 677만명의 2.6%만 수용되고 있다. 이중에서 공공시설의 비율이 2.2% 수준(99개소, 정원 7,544명)에 그치고 있다.

직영시설을 많이 확대하면 좋겠지만, 예산 등의 한계로 쉽지 않다. 하지만 향후 5년 내 시·군·구별로 사회서비스공단 소속 공공시설을 1-2개소씩 설립하면 최대 500개로 늘어난다. 공공시설의 1개소 당 입소 정원을 서울요양원처럼 150명으로 하면, 최대 7만5,000명의 노인을 수용할 수 있다. 5년 뒤 노인 인구가 900만명으로 증가한다고 가정하면, 시설을 이용하는 인원도 27만명으로 늘어나지만 동시에 25%인 7만여명은 공공시설에 입소할 수 있는 것이다.

노인요양시설 수용인원의 25%가 국공립 기관에 수용된다면 민간시설들도 그 영향을 받아 상당부분 업그레이드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그렇게 되기 위해 지자체가 지원해주면 전체적인 요양시설 서비스 질이 높아지고 종사자들도 더 나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을 것이다.

- 직영 시설의 형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직영으로 운영하는 서울요양원을 예로 들었다. 서울요양원 모델을 다른 지자체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서울요양원은 공단이 표준모델 개발을 위해 설립해 운영하고 있고 대기자가 800명으로 기준모델로 삼을만 하다. 서울요양원은 대지 4173㎡(1262평), 건축 7265㎡으로 지하 1층, 지상4층 규모로, 요양원과 주간보호시설을 갖추고 있다. 초기 건립비용은 토지매입비 2억9,000만원, 자산취득비 15억4,635만원, 건설비 42억5,269만원 등 총 60억8904만원이 소요됐다. 입소정원은 현재 150명으로 주야간보호시설 정원은 40명이며 종사자 수는 110명이다.

서울요양원은 서울시가 토지를 무상으로 지원했지만 그렇지 않으면 150억원 가량의 비용이 들어 다른 지자체에 확산시키기는 어렵다. 그래서 국민연금기금으로 초기설립비용을 지원해주고 적정수가기준을 마련해 운영하게 한다는 게 전제됐다.

실제 서울요양원은 창립 당해에 2억원의 손실이 났지만 다음해에 수입대비 지출을 제외하고 약 1억2,000만원의 수익을 냈다. 초기 시설 건립에 투입된 토지 및 건물비용을 제외하면 현재 수가만으로도 150명의 노인에게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 국민연금기금을 활용한다는 데에는 많은 논란이 있다.

공공시설 설립비용과 초기 운영비 지원에 대해서는 경제부처와도 상당부분 이견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연금기금을 활용하는 형태로 갈 것이다. 지금도 법적 문제없이 시행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과 국민들이 마치 연금기금을 빼서 쓰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연금기금은 현재도 주택채권을 12조원 갖고 있는 등 채권을 매입해 그 규모를 키우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시대를 대비해 공적 시설을 일부 확보해야하고 이를 위해 연금기금에서 초기 비용을 빌려서 사용해 나눠서 갚는 다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다.

- 사회서비스공단 설립 발표가 된 이후 지역정신건강증진센터 등 다양한 분야로도 확대 운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물론이다. 이전부터 주장해왔던 내용이다.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정신건강증진센터, 중독예방센터, 자살예방센터, 아동학대 예방사업 등을 가능하면 통·폐합해 사회서비스공단에 붙이면 더 효율적일 것이다. 공단의 직렬을 사회복지, 정신과, 중독 등으로 나눠서 현재 센터 등의 능력있는 실무진을 관리직으로 두고 운영하면, 사회서비스공단 이사장이 한눈에 관련 사업들을 볼 수 있고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치매의 경우도 시민들은 치매에 대해 어디서 상담을 받을지 잘 모른다. 치매안심센터도 공단에 붙이면 게이트키퍼 역할을 잘 할 수 있을 것이고 상담부터 치료, 관리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 앞서 언급한 보건의료공단도 지역사회 중심으로의 의료전달체계 개선방안이었나. 어떤 설계였는지 궁금하다.

보건의료공단은 공공의료의 질서를 바로 잡자는 생각에서 나왔는데 워낙 큰 그림이긴 하다. 지역마다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중소병원 협력체계를 만들고, 1차 의료시스템을 강화해 거버넌스 구조를 재구성하자는 것이다. 지금은 의료기관 간 경쟁만 시켜 부작용이 너무 심하다.

이를 위해 교육부 관할인 국공립대학병원을 복지부 관할로 이관시키고, 100~300병상 의료기관을 매입해 공공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역단위에서 보건의료와 사회서비스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어느 하나가 부족하면 노인의료비 증가 등의 폐해가 더 심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이러한 내용으로 한국노총이 보건의료공단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앞으로 의료시스템을 효율화 시키지 않으면 의료비 증가가 거대한 폭탄이 될 수 있는 만큼 복지부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기다.

- 장기요양은 요양시설과 요양병원의 역할 구분이 모호해 환자군 구성 등의 문제가 있다. 사회서비스공단이 설립되면 시설 이외에 요양병원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거 같다.

그렇다. 지금 요양병원의 수는 너무 많다. 지난 10년간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요양병원 시장이 팽창했다. 일본의 경우 요양병원의 상당수를 줄이고 시설과 재가요양으로 전환하고 있는데 우리는 반대다. 또 지금 요양병원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당연히 양질의 요양시설이 늘어나면 요양병원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향후 공단이 재가서비스까지 제공하면 요양서비스 전반의 변화가 있을 것이다. 구조조정과 업종변경 등 시장논리에 의해 질 개선 등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전체 업무를 총괄,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사회서비스공단이 설립되면 건보공단 업무에는 어떠한 영향을 주게 되나.

당장은 직접적으로 건보공단과 부딪치는 것은 없다. 사회서비스공단은 공공시설을 늘리고 서비스 질을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만약 복지부가 시설 인증평가 기능을 한곳으로 조정하겠다고 하면 건보공단과 부딪치겠지만 나중의 문제다.

하지만 향후 사회서비스공단이 종사자 인력, 교육, 서비스 질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한다면 그 업무를 사회서비스공단으로 옮기는 게 맞다. 업무를 중복해서 할 수는 없으니, 당연히 정리가 돼야 할 것이다. (공단 직원이 사회서비스공단 관리자로 파견된다는 것은) 그렇지 않다. 사회서비스공단의 관리직은 서울을 기준으로 70여명 정도다. 대다수가 현장의 보육교사,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이며 정부가 만들어준 표준모델을 관리하는 것이다. 공단 이사장도 복지부가 모법에 이사장의 자격요건을 규정 해 전문가를 시도지사장이 임명하는 형태가 돼야할 것이다.

- 사회서비스공단 설립 이외에도 사회서비스 개선을 위해 필요한 과제는 무엇인가.

사회서비스 제공기관의 규제를 강화해 소규모의 시설 양산을 막아야 한다. 기존의 시설은 통폐합 등으로 규모의 경제를 키워나가야 한다. 아이디어 차원이지만, 사회서비스공단이 민간 시설을 컨소시엄형태로 3~4개소씩 묶어 관리하는 방법도 있다. 지금의 영세업으로는 사회서비스발전의 미래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면 대형화 시켜 종사자와 환자, 보호자 모두에게 양질의 환경을 제공해야한다.

또 기존 종사자들의 근무환경이 개선돼야 한다. 지금은 요양보호사 대부분이 2교대 근무를 하기 때문에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각하다. 이러한 시스템의 한계 때문에 발생하는 서비스 질 및 관리의 문제를 사람의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된다. 이에 사회복지서비스업종을 근로시간특례업종에서 제외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으며 공청회도 앞두고 있다.

- 최근 서울시 등에서 사회서비스공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언제쯤 이 모델이 운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내년부터라도 당장 사회서비스공단을 시작할 수 있다. 이 사업은 인수위때 가장 중점을 뒀던 사안으로, 이것은 꼭 해결하겠다는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은 다 만들어 뒀다. 지자체의 시설 설립은 지방공기업법 적용을 받는 만큼 행정안전부의 동의도 받았으며 관련 규정해석도 마무리했다. 인사위가 끝나기 2일 전에 지방의 시도국장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고 미리 준비하라고 당부해 놓은 사안이다. 서울시는 관련 연구 타당성 검토 보고서를 토대로 TF를 만들어 진행하고 있고 경기도도 스타트했다. 서울시는 2018년까지 8개의 요양시설을 지을 예정으로 내년 예산 편성시 확정되면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최근에는 복지부가 이에 대해 시도국장을 대상으로한 설명회도 한 것으로 안다. 5년 내에는 사회서비스공단의 틀이 잡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보육의 어린이집은 매입을 위주로 하고 요양은 시도별 1~2개씩 공공시설을 설립해 공공이 서포트를 해주는 형태로 가게 될 것이다.

- 이번 인수위 활동에서 아쉬운 점이나 의료계에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아쉬운 점은 당연히 보건의료공단 설립안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이다. 사회서비스는 공공의료에 비해서는 작은 규모라고 할 수 있다. 지역중심의 의료전달체계를 재구성해야 하는데 단기간에는 어렵겠지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의료계에서는 적정수준의 의료서비스와 그에 걸맞는 적정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타협을 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다. 지금은 민간 의료기관이 스스로 노력해 수입을 내고 생존하고 있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민간이 규모를 키우고 이윤 추구적 행위가 통제되지 않으면 미국 사태를 면치 못한다.

때문에 의사의 전문성과 자존심을 지키면서 의료행위에 대한 적정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준선을 마련해 사회적 타협을 해야 합리적인 의료시스템이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양금덕 기자  truei@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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