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세문 박사 “국민 1인당 지원액 케냐의 2배에 불과…경제 규모 수준 고려해 지원해야”

전 세계 에이즈와 결핵,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정부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글로벌펀드 한국 친구들 최세문 박사는 5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전세계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한국과 글로벌펀드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시민사회단체 및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이 얼마나 대단한 나라인지 이야기 할 때는 세계 11대 경제대국이라고 설명하지만 정작 전 세계 질병 퇴치 지원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서 “경제 규모에 걸맞게 지원을 더 늘려야한다”고 말했다.

최 박사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지난 2004년부터 2016년까지 글로벌펀드에 총 3,300만 달러를 지원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400만 달러의 기여금을 지원했고, 지난 5차 기금모금회의에서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동안 총 1,175만 달러를 내기로 약정했다.

이는 민간 기업 및 단체를 제외한 회원국 중 19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한국의 기여금은 지난 4차 약정에 비해 2% 감소한 반면 캐나다는 24%, 호주는 10% 증액을 약정했다. 회원국들은 평균적 19%의 증액을 약속했다.

이러한 한국 정부의 기여금은 우리나라와 GDP 규모가 비슷한 캐나다와 호주에 비해 매우 낮고, 글로벌펀드에 기여금을 내는 국가의 공적개발원조에서 글로벌펀드 기여금의 비중 평균치인 2.22%와 비교하더라도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게 최 박사의 설명이다.

또 2001년부터 2016년까지의 누적 기여도의 경우에도 한국은 전체 28개 국가 중 23위를 차지, 일본(5위), 캐나다(7위), 호주(13위), 중국(20위) 보다 못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최 박사는 “주요 국가별 약정기여금을 인구수로 나눌 경우 우리 국민 한명이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퇴치에 기여하는 금액은 83원”이라며 “미국(4,828원), 일본(2,328원)보다 적은 것은 물론 케냐(39원)의 2배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또 “글로벌펀드가 결핵과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북한에 지원한 누적액은 9,451만 달러에 달한다”면서 “하지만 한국의 펀드 지원 누적액은 그것의 35% 수준이다. 북한에서 발생한 결핵·말라리아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실을 고려했을 때 액수가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제약·의료기기 기업들은 글로벌펀드에 제품을 판매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2,6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면서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부가 펀드 지원액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아프리카인사이트 허성용 대표, 최세문 박사, 글로벌 펀드 크리스토프 벤 이사

한편 2002년에 설립된 글로벌펀드(Global Fund to fight against AIDS, TB and Malaria)는 각국 정부, 시민사회기관, 연구소, 기업과 재단 등이 협력하는 민간공공 파트너십(public private partnership)의 일환으로 설립된 기금으로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퇴치 프로그램에 연간 40억달러(한화 4조4,000억원)를 모금해 100여개국 이상의 국가에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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