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진료량 평가의 개선 방안’ 보고서 발간...복부대동맥류 도입 타당성 검토

10년째 같은 기준으로 평가해온 고관절치환술 등에 대한 진료량 평가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특히 현재의 진료량 평가의 기준 개선과 함께 복부대동맥류 등 대상 항목을 확대하는 기준에 대한 검토가 이뤄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진료량 평가의 개선 방안(연구책임자 임지혜)’이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통해 현재 시행중인 고관절치환술, 식도암수술, 췌장암수술, 조혈모세포이식술 등 4개 항목의 진료량 평가 결과를 분석했다.

진료량 평가는 진료량(volume)이 많은 공급자가 좋은 진료결과(outcome)를 보장한다는 진료량-진료결과 관계(volume-outcome relationship)이론을 바탕으로, 의료서비스의 질 측정을 위한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7년 7개 항목의 청구자료 기반의 진료량 적정성 평가가 처음 이뤄졌고 이후 9개 항목으로 확대됐다가 현재는 4개 항목에 대해서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 평가는 2007년부터 항목별 기준진료량을 초기 기준 그대로 적용하고 있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기준진료량은 진료량 평가의 기준이 되는 지점을 의미해 진료량 평가 시 가장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진료량-진료결과 관계에 대한 많은 연구를 바탕으로 수십년 동안 진료량 정보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질 지표로 적용가능하다는 인식이 마련됐다”면서도 “하지만 진료량이 많아도 진료결과가 좋지못한 경우가 있고, 진료량 지표를 단독으로 평가에 활용하는 것에 대한 논란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보건의료현장에 진료량-진료결과 관계를 활용하려면 환자의 접근성, 최적의 진료량 기준 설정, 효과 측정 등 다양한 측면의 검토와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이에 연구진은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진행된 4개 수술을 중심으로 진료량 평가에 관한 일반적인 현황 파악, 진료량 평가 타당성 검토 등을 실시했다.

그 결과, 고관절치환술, 식도암수술, 췌장암수술, 조혈모세포이식술 모두 청구건수는 2007년 대비 2014년에 2.5배에서 3배로 증가했으며, 고관절치환술을 제외하고는 70% 이상이 상급종합병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수술별 사망건 및 사망률 현황은, 고관절치환술과 조혈모세포이식술이 청구건 증가에 따른 사망건수도 증가한 반면 사망률은 소폭 감소했고, 식도암수술과 췌장암수술은 사망건수 사망률 모두 증가했다.

특히 진료량을 보면, 4개 수술 모두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평균진료량 차이가 컸고 고관절치환술을 제외하고는 상급종병과 종병의 진료량 최댓값 차이도 매우 컸다.

또한 질 측정 결과에서도 고관절치환술이나 식도암수술은 진료량평가를 통한 개선효과가 미흡했고, 췌장암수술과 조혈모세포이식술은 기준진료량 충족 기관의 질관리 기준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진은 기준진료량을 잠정 기준량 설정, 중증도 보정 변수 등을 고려해 모형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하고, 수술절차가 복잡하고 고위험의 수술항목 중 하나인 복부대동맥류를 평가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복부대동맥류는 병원 진료량이 연간 100건 증가할수록 사망확률이 22% 줄어들고, 연간 병원 진료량이 10건 증가하면 사망률이 6%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던 만큼 진료량이 진료결과에 유의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 연구진은 현재 진료량 평가항목 중에서 고관절치환술은 정규평가 항목으로 전환하고 조혈모세포이식술은 사후관리기전이 없는 만큼 지속적으로 진료량 평가를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 외에 현재 진료량 평가 결과를 1등급만 공개하고 2등급은 공개하지 않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며, 기준 진료량에 못미치는 기관의 변화를 위한 평가 활용방안도 모색해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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