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디보·키트루다 폐암 급여 결정 초읽기…시장 급격 확대 전망

옵디보, 여보이, 키트루다, 티쎈트릭 등 국내에 출시된 면역항암제들의 차이점은 뭘까.

면역세포를 활용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기전으로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면역항암제의 급여 전환을 앞둔 상황에서, 국내에 출시된 면역항암제들의 특장점을 비교해봤다.

면역항암제는 적용 대상이 넓고 부작용은 적은 반면, 일부 환자에서 완치까지도 기대할 수 있는 약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오노약품공업과 한국BMS가 '여보이'(성분명 이필리무맙, CTLA-4계열),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를, 한국MSD가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선보인데 이어, 올해 한국로슈가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로 가세하면서 국내에선 총 4개의 면역항암제가 현재 허가를 받았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여보이, 옵디보, 키트루다, 티쎈트릭

의료진과 환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면역항암제 급여 여부는 출시부터 경쟁을 벌였던 옵디보와 키트루다가 일단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 두 약제는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로부터 급여 적정 평가를 받았다.

심평원은 백금 기반 화학항암요법에 실패한 환자로 PD-L1 발현율이 옵디보는 10% 이상, 키트루다는 50%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내용의 급여 기준을 공개하고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다만, 국내외에서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가장 먼저 인정받은 흑색종의 급여화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첫 면역항암제인 여보이가 2014년 12월 국내에서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전이성인 악성 흑색종에 허가를 받고, 최장기간의 생존 추적관찰 데이터를 가지고 있음에도 급여에 대한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비소세포폐암 분야가 국내 면역항암제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일단은 급여를 앞둔 옵디보와 키트루다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티쎈트릭이 가세한 3파전 구도다.

국내 허가 면역항암제(자료제공=각사)

티쎈트릭은 지난 1월 면역항암제 중 최초로 방광암(요로상피암)에 허가를 받은 데 이어 5월 폐암에서도 적응증을 허가 받았다.

하지만 2상 임상시험 이후 신속 심사승인을 받은 티쎈트릭이 3상에서 화학요법 대비 목표한 전체생존기간(OS)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허가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미국에서 옵디보에 이어 키트루다까지 방광암치료제에 적응증을 확대한 점은 티쎈트릭으로선 위기감을 갖게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국로슈는 임상에 등록됐던 환자 전체(intention to treat, ITT)를 분석하면 OS가 개선됐다는 입장이다. 유럽의약품청(EMA)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지난 7월 국소 진행성·방광암 적응증에 '긍정적 의견'을 낸 것도 ITT가 기반이 됐다고 강조했다.

한국로슈에 따르면 CHMP는 티쎈트릭이 3상 임상(IMvigor211)에선 OS의 유효성 평가 변수를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2상 임상(IMvigor210)을 포함한 ITT에서 OS와 반응지속기간(DOR)의 개선효과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긍정적 의견'을 냈다.

티쎈트릭은 ITT에서 DOR 중앙값이 대조군(7.4개월) 대비 21.7개월로 더 높았다. 이는 CHMP가 연구 데이터의 전체성, 즉 DOR 등 주요 평가 변수의 중요성을 고려했다는 것을 뜻한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앞서 요로상피암 환자 3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IMvigor210 연구에선 PD-L1 발현율과 관계없이 티쎈트릭 투여군의 객관적반응률(ORR)이 16%, 완전반응률(CR)이 6%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소세포폐암에선 PD-L1 발현율과 관계없이 OS 개선효과가 확인됐다.

국내 출시된 면역항암제 중에선 티쎈트릭과 옵디보가 PD-L1 발현여부와 무관하게 2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다. 관련 임상결과를 근거로 PD-L1 발현율에 얽매이지 않고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옵디보는 편평 비소세포폐암, 비편평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치료효과를 임상 데이터로 입증해 비소세포폐암의 조직학적 특성과 관계없이 투여가 가능하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가교임상(외국에서 개발된 신약이 한국인에게도 동일함을 증명하기 위해 별도로 진행하는 임상)도 강점이다. 옵디보는 한국인 비소세포폐암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 국내 임상 2상(ONO-4538-09)에서 글로벌 임상(CheckMate-017, Checkmate-057) 결과와 일관된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각사 자료)

반면 티쎈트릭과 키트루다는 한국 환자가 일부 포함된 다국적 임상시험만이 진행됐다.

옵디보가 이 국내 임상에서 확인한 1년 생존율은 편평 비소세포폐암은 50%, 비편평 비소세포폐암은 64%였다.

옵디보는 미국 FDA 허가 기준으로도 면역항암제 중 가장 많은 질환(흑색종, 비소세포폐암, 신세포암, 호지킨 림프종, 두경부암, 방광암 등)에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많은 적응증과 함께 글로벌에서 최초로 승인된 항 PD-1 면역항암제로서 비소세포폐암에서도 최장기간의 생존추적관찰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옵디보의 장점이다.

그러나 비소세포폐암에서 1·2차 치료제로 모두 사용 가능한 면역항암제는 현재로선 키트루다가 유일하다. 키트루다는 PD-L1 발현율 50% 이상의, EGFR 또는 ALK 변이가 없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에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2차 치료에서도 투여 대상을 확대했다. PD-L1 발현율 50% 이상에서 적응증을 획득했던 키트루다는 PD-L1 발현율 1% 이상인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도세탁셀 투여군 대비 OS 생존 기간이 34% 개선된 것이 확인(KEYNOTE-010)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3월 PD-L1 발현율 1% 이상으로 옵디보의 2차 치료 적응증을 확대 승인했다.

인체의 면역 시스템을 이용한 면역항암제가 1세대 항암제(화학항암제)의 부작용과 2세대 항암제(표적항암제)의 내성 문제를 개선했다고는 하지만, 모든 약이 그렇듯 부작용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키트루다의 경우에도 임상에서 최종 투여 후 90일까지 보고된 치료 관련 중대 이상반응이 환자의 10%에서 발생했다. 흔하게 발생한 이상반응은 폐렴, 대장염, 설사, 발열이었고 치료관련 중대한 이상반응으로 자가면역성 간염과 부신기능저하증도 있었다.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20% 이상에서 식욕감퇴, 피로, 호흡곤란, 오심(구역)이 있었다.

옵디보의 경우도 근골격계 통증, 발진, 가려움, 피로 등의 이상반응이 발생했고, 티쎈트릭도 일부에서 발열, 면역-매개 이상반응 등이 있었다.

그러나 대조군보다 치료관련 이상반응 발생이 적었다는 게 한국로슈의 설명이다.

한국로슈는 "OAK 임상에서 티쎈트릭은 도세탁셀 대비 우호적인 안전성 프로파일로 치료 관련 3, 4등급 이상반응 발생률이 낮았다. 기존 보고된 이상반응과 일관된 결과를 확인했다"고 했다.

한국BMS도 "여보이와 옵디보는 화학요법 대비 이상반응의 발현 빈도와 정도가 낮았다"고 전했다.

한편 면역항암제의 항암제 시장 점유율은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약산업 분석기업인 이벨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는 2020년 면역항암제 글로벌 시장이 약 350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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