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IBM의 ‘왓슨(Watson)’처럼 질병을 진단할 뿐만 아니라 금융 거래 등 전문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나선다.

UNIST는 인공지능 국가전략프로젝트 세부과제인 ‘차세대 AI 기술(차세대 학습·추론)’ 연구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올해부터 최대 5년간 150여억원을 지원받는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 책임자는 UN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최재식 교수이며,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황성주 교수와 경영학부 서병기 교수도 참여한다. KAIST, 고려대, 연세의료원, 인공지능 관련기업인 AI트릭스(AItrics)와도 협업한다.

차세대 AI 기술 연구 목표는 의사 결정을 내린 이유까지 설명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데 있다. 기존 인공지능 시스템은 주어진 자료를 정확히 분석하고 예측하지만 의사결정 이유를 설명하진 못한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최 교수는 “인공지능이 현실세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고 추론해 내린 결정의 이유를 설명하도록 만드는 게 목표”라며 “주요 원인과 결과 사이의 변화를 학습하고, 사람이 말이나 시각자료로 설명하는 방식을 모방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UNIST는 “인공지능이 사람에게 의사결정의 이유를 설명하게 되면, 질병 진단과 금융거래 보고서 등에서 활용도가 높아진다”며 “전자의무기록이나 뇌 영상 이미지, 생체 데이터 등을 자동으로 분석해 췌장암이나 치매 같은 질병을 진단하고, 왜 췌장암이나 치매로 판단하는지 파악할 수 있어 인공지능의 진단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진다”고 했다.

UNIST가 개발할 차세대 AI 기술에 울산시도 관심이 높다. 현재 추진 중인 바이오메디컬육성사업에 인공지능을 연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울산시는 이번 프로젝트에 내년부터 연간 1억원씩 총 4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울산시 산업진흥과 관계자는 “4차 산업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핵심 원천기술의 선점이 중요하다”며 “본 사업의 성과물이 울산시 산업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을 기대하며 적극 지원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인공지능 국가전략프로젝트는 정부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국가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해 마련한 9대 국가프로젝트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