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호스피탈리스트 운영 5개월 접어든 NMC...추가 모집으로 병상 확대 예정

호스피탈리스트(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정착의 핵심이 호스피탈리스트의 분명한 역할 정립과 이에 대한 존중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외과 호스피탈리스트 병동을 운영한 지 5개월째 접어든 국립중앙의료원(NMC) 전숙하 진료부장(정형외과)은 지난 28일 “호스피탈리스트를 전공의와 전문의 사이의 애매한 포지션이라고 오해하고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그들의 역할을 명확하게 부여하고, 독자적 영역을 존중할 경우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NMC는 올해 4월부터 1명의 외과 호스피탈리스트를 채용, 18개 병상을 호스피탈병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호스피탈리스트 시행의 가장 큰 걸림돌인 구인난을 해결하기 위해 시범사업 전부터 외과 전문의와 호스피탈리스트 간 역할을 정립하고 높은 연봉을 제시해 고용의 불안감을 최소화했다.

전 진료부장은 “호스피탈리스트는 병동에 상주하며 입원환자의 상태를 관리하는 것으로 역할을 정하고, 그 외 처치는 각 과에서 하도록 해 호스피탈리스트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스피탈리스트가 상주한 병동은 의료진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만족감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위급한 상황에서 즉각적인 대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 진료부장은 “일반적으로 외과는 전공의들이 수술실과 외래에 집중돼 입원병동에 상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제는 호스피탈리스트가 있어 응급상황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고, 수술 전후의 관리도 체계적으로 이뤄져 환자들이 만족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 진료부장은 무엇보다 국내에서 호스피탈리스트 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호스피탈리스트 채용으로 인한 병원의 재정적 부담을 정부가 수가 등으로 보상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전 진료부장은 “현재는 복지부 시범사업으로 진행돼 정부, 병원의 지원금으로 호스피탈리스트에게 높은 연봉을 주고 있지만, 이는 시범사업에 국한된 이야기”라며 “시범사업 이후에도 수가를 지속적으로 보장하고 지원도 더 늘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료는 치료와 수술도 중요하지만 환자를 돌보는 것 또한 중요하다”면서 “그만큼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는 꼭 필요한 제도로, 한국형 제도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외과 호스피탈리스트 최정현 전문의

한편, NMC에는 샌프란시스코 아동병원에 근무했던 최정현 외과 전문의가 호스피탈리스트로 근무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 시행되는 제도인 만큼 지원하는 게 맞는지 고민이 많았다는 최정현 전문의는 NMC가 호스피탈리스트의 역할을 분명히 해주고 독립성을 보장해주겠다고 한 부분이 마음에 들어 지원하게 됐다고 했다.

최 전문의는 “호스피탈리스트 제도가 정착된 샌프란시스코의 아동병원에서 일하며 호스피탈리스트가 되겠다고 결심했지만, 국내에서는 처음 시행되는 만큼 역할 정립이 이뤄질까를 솔직히 걱정됐었다”면서 “하지만 사전에 역할을 설명해주고 독립성을 보장해 주겠다고 한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호스피탈리스트인 자신에 대해 환자들도 처음에는 많이 낯설어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사소한 요청에도 한걸음에 달려와주는 의사가 있다는 점에 만족해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도 했다.

특히 최정현 전문의는 “76세 환자가 대퇴골 골절 수술대기 중 심정지가 발생한 것을 발견해 즉시 심폐소생술을 해 환자를 살린 적이 있고 수술 후 합병증으로 지방색전증이 의심되는 환자를 발견하고 빠르게 처치해 고비를 넘긴 경우에는 보람도 느켰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현재 NMC의 경우 채용인원이 부족해 오전 7시 반부터 외래가 끝나는 오후까지만 호스피탈리스트가 근무하며, 야간에는 전공의들의 당직으로 병실을 관리하고 있다”면서 “향후 호스피탈리스트를 추가 고용해 장기적으로는 호스피탈리스트가 전적으로 병실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 진료부장은 “현재 호스피탈리스트를 추가로 모집하고 있으며 3명까지 확충할 계획”이라며 “인력이 확충되면 호스피탈리스트 상주 병상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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