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예정 선택진료비 폐지도 유예...심평원, 전문진료의사 가산 대체 방안 고심

선택진료제도 폐지의 보상방안으로 검토됐던 전문진료의사제도 도입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선택진료제 폐지도 유예됐다.

25일 병원계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 따르면 전문진료의사제도는 도입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됐다. 때문에 오는 9월로 예정된 선택진료제도 최종 폐지 또한 유예됐다.

특히 심평원은 전문진료의사 가산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수가체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진료의사제도는 선택진료제도 폐지에 따른 보상방안 중 하나로, 의료질평가지원금과 달리 고난이도 전문분야 진료 의사에 대한 질 기반 보상을 목표로 검토돼 왔다.

보건복지부는 연구용역을 통해 전문진료의사에 대한 자격과 평가방법을 검토했지만 7,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연구에서도 전문진료의사 평가의 핵심인 의료성과를 평가할 만한 지표를 찾지 못했고, ‘현실적으로 실행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사실상 도입이 불투명했다.

더욱이 병원계에서는 전문진료의사제도의 경우 빅5 병원 등 대형병원만 이득을 보는 제도라는 비판이 적지 않아 정부로서도 밀어부치기에 쉽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특히 선택진료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전문진료의사 가산제도를 도입해 3,600억원의 가산수가를 주겠다고 했던 만큼 병원계에서는 가산제도가 대체되지 않으면 선택진료비 폐지도 유예해야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진료의사에게 부여되는 전문진료의사 가산은 기존의 환자 100% 본인부담이었던 선택진료제도와 달리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수가형태로 기획된 만큼 의사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섣불리 도입되기 어렵다.

결국 정부가 사전 검토없이 2014년에 내놓은 신개념 전문진료의사제는 본격적으로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폐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가 선택진료제 폐지의 뜻을 접은 것은 아니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의 100대 국정과제에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의 일환으로 선택진료제도 폐지가 담겨있다.

따라서 현재 심평원에서는 전문진료의사 가산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수가체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평원은 이르면 올해 말 새로운 가산제를 도출할 계획이다. 관련 법 개정 등을 거쳐 내년부터는 선택진료비 폐지와 그에 따른 새로운 가산제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전문진료가산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선택진료 폐지도 9월이 아닌 내년에나 이뤄지게 될 것이다. 현재 수가를 보상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병원계에도 의견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아직 새로운 가산형태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의료질평가지원금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면서 "내부 검토를 후 관련단체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병원계 관계자는 “전문진료의사 가산은 의사 개인의 평가가 가능해야 하는데 의료기관종별로 의사 수준의 차이를 어떻게 평가할지 쉽지않다”면서 “의견 조회가 왔지만 개별병원에서도 어떤 과나 의사에게 수가를 보전해 달라고 건의하는 것이 어려워 특별한 대안이 없는 상태다. 의료질평가지원금의 재정을 확대하는 방안들만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말 전문진료의사 가산 대체 방안이 마련돼 법 개정 등을 거쳐 내년초부터 선택진료제 폐지와 가산제 시행히 순차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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