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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병원 내 수많은 갈등의 해결을 바란다면더유(The U)센터 임수정 대표 HIPEX 2017서 해결책 제시
  • 이혜선 기자
  • 승인 2017.06.08 08:19
  • 최종 수정 2017.06.1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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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이 끊이지 않는 시대다. 생겨난 갈등이 제대로 해소되는 게 더 어렵고, 해소되지 않은 갈등 때문에 또 다른 갈등이 생긴다. 하지만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고, 탱고를 추려면 두 명이 필요하다. 갈등이 생기는 이유가 상대 때문만은 아니라는 의미다.

병원은 많은 갈등이 일어나는 곳이다. 의사, 간호사, 환자 간은 물론 원내 수많은 직군 사이에도 갈등은 존재한다. 범위를 넓히면 의료계와 사회 혹은 정부와의 갈등도 있다. 문제는 병원 내 갈등이 깊어지면 그 여파가 고스란히 환자에게 반영된다는 것이다.

폴 스피겔만과 브릿 베렛은 환자경험을 ‘당신이 병원에서 돌아온 다음 배우자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라고 정의했다. 환자가 병원에서 겪은 일이 좋았는지, 나빴는지를 주변인에게 전달하는 게 환자의 경험이란 것이다.

결국 환자경험이 중요한 세상에 병원 내 갈등을 해결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명지병원에서 열리는 ‘HIPEX 2017’에서 강연자로 참여하는 ‘더유(THE U)센터’ 임수정 대표는 이러한 갈등 해결 방법으로 '생각작업'을 이야기한다.

더유(The U)센터 임수정 대표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생소한 단어지만 임 대표는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다. 퍼실리테이터는 진행촉진자, 조력자, 조정촉진자 등으로도 불리는데 개인이나 집단의 문제해결능력을 키워주고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을 의미한다.

개인은 물론이고 조직이나 팀이 자신의 행동을 더 잘 알도록 하는 것도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이다. 한마디로 개인 혹은 조직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를 성찰하고 학습하는데 도움을 준다.

임 대표는 지난 2008년 바이런 케이티의 ‘The Work(네 가지 질문)’을 접한 후, ‘생각작업’을 통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퍼실리테이터로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012년에는 국제공인 퍼실리테이터 더유센터를 설립하고 개인상담 및 그룹 워크숍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임 대표의 워크숍을 들은 이들은 ‘매우 좋았다’고 표현한다. 올해 2월과 3월에는 어떻게 알았는지 병원관계자들이 직접 찾아와 워크숍을 듣고 생각작업을 조직에 접목시키는 방법을 고심하기도 했다고.

임 대표는 퍼실리테이터가 하는 일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작업,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을 보는 작업”이라고 표현했다.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보고 있다고 착각해요. 나만의 필터를 통해 세상을 본다는 걸 전혀 인지하지 못하죠. 우리는 외부의 문제 혹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상대를 바꾸려고 엄청난 에너지와 노력을 쏟는데 그게 잘 안되잖아요. 그럴 때는 상대가 아닌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어요.”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을 보기 위해서 필요한 게 생각작업이다.

생각작업은 ▲(당신의 생각,)그게 진실인가 ▲당신은 그게 진실인지 확실히 알 수 있는가 ▲그 생각에 당신은 어떻게 반응하는가 ▲그 생각이 없다면 당신은 어떨까(영어원문대로라면 당신은 누구일까이다) 등의 네 가지 질문을 통해 문제를 들여다본다.

예를 들어, ‘그 사람은 나를 무시해’라는 생각에 대해 네 가지 질문을 던진다. ‘그 사람이 나를 무시하는 게 진실일까’, ‘그 사람이 나를 무시하는 게 진실인지 확실히 알 수 있나’, ‘이 생각이 들 때 난 어떻게 반응하는가’, ‘이 생각이 없다면 나는 어떨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스스로 한 다음 ‘뒤바꾸기’를 하도록 한다.

뒤바꾸기란 앞 선 생각을 반대로 바꾸는 것이다. 예를 들면 ‘그 사람은 내말을 무시해’라는 생각을 ‘나는 내말을 무시해’, ‘그 사람은 내말을 무시하지 않는다’, ‘나는 그 사람의 말을 무시한다’로 바꿔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구체적인 예와 근거를 스스로 찾아야 한다. 물론 처음부터 전부 찾으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것부터,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뒤바꾸기를 하면 된다.

임 대표는 “우리 뇌는 굉장히 영리하고 똑똑하고 직감이 뛰어나요. 특히 요즘처럼 빠른 시대에는 많은 정보가 쏟아지고,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처리해야 하죠. 그러다보니 인지왜곡과 편향이 많아졌어요. 내가 아는 것으로 빠르게 판단하려하는 거죠.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과 다른 정보는 거르게 되죠. 그게 나의 신념이 되어 버리는 거죠.”

갈등도 마찬가지다. 개인 대 개인의 갈등, 조직대 조직의 갈등, 개인과 조직의 갈등 모두 서로가 지금까지 판단한 상대에 대한 이야기(story)가 투영되기 때문에 갈등이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게 임 대표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개인의 갈등 해결이 조직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 어떤 도움을 줄까. 또 개인의 작은 변화가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것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는 아닐까.

이에 대해 임 대표는 생각작업을 통해 갈등을 줄인 경험을 했다는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Rigshospitalet'를 예로 들었다.

이 곳의 외과 수술실 수간호사인 Pernille Lohse는 수술일정을 조정하는 역할을 했는데, 유독 한 의사는 항상 자신의 환자가 가장 응급한 환자라면서 제일 먼저 수술일정을 잡아주길 원했다. 그녀는 그 의사를 자신의 환자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갈등도 발생했다.

Pernille Lohse는 생각작업을 통해 그 의사가 자신의 환자가 아닌 다른 환자는 배려하지 않는 의사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보다 직접적으로 해당 의사와 소통하는 법을 터득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에 보다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This article was published in the June 2016 edition of “Public Management”)

“기존 조직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생각작업을 통해 전혀 다른 경험이 가능해요. 극단적으로 이직을 통해 주변 사람을 바꿔도 갈등은 계속 일어나죠.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고 탱고를 추려면 두 명이 필요하죠. 하지만 생각작업은 혼자서 가능해요. 일단 상대를 생각작업의 대상으로 삼고 네 가지 질문을 던지고, 뒤바꾸기를 하면 그 사람을 보는 시각이 달라져요. 손바닥이 부딪히는 강도가 줄어들면서 저절로 조직 관계에서도 변화가 일어나는 거죠.”

임 대표는 ‘HIPEX 2017’에서 어떻게 생각작업을 통해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지, 그리고 갈등 외에도 병원 내 다양한 문제에 대해 생각작업을 통해 변화하는 방법을 공유할 예정이다.

이혜선 기자  lhs@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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