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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미신고가 학대처럼 위법한가”소청과醫, 진료시 학대 파악 어려워...학대범 책임을 의료인에 전가하는 격

의료인이 아동학대 등을 신고하지 않을 경우 면허를 정지시킬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된데에 대해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로고

소청과의사회는 지난 17일 “최도자 의원은 ‘범죄 신고율이 매우 저조한 원인이 미신고시 면허자격 정지 등 제재의 대상으로 규정돼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아무것도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과연 아동학대 범죄 신고율이 정말로 낮은지, 그 원인이 신고의무를 다하지 않은 의사 때문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소청과의사회는 “개정안 같이 의료인이 신고하지 않았을 때 최고 6개월간 자격을 정지하는 것이 정당하려면, 의료인이 신고하지 않은 것이 학대행위와 동일하게 평가될 수 있을 정도의 위법성이 인정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무엇보다 소청과의사회는 법 취지대로 아동학대 범죄, 노인학대 범죄, 장애인학대 범죄 등을 근절하려면 학대 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며 개정안은 그러나 아동, 노인, 장애인을 치료한 의료인의 탓으로 전가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다른 행정처분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의료인에게 의료행위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아동학대 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대 6개월간 자격을 정지하는 것은 형평성이 결여된 불합리한 규정이라는 것이다.

실제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에 따르면, 무자격 의료행위처럼 치명적인 위반행위는 자격정지 3개월, 환자유인 및 알선도 자격정지 2개월, 금품수수도 자격정지 2개월 등의 행정처분을 내리도록 돼 있다.

더욱이 소청과의사회는 아동 진료를 볼 때 청진, 목, 귀, 코를 눈으로 관찰하는 정도이므로 학대를 파악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아동, 노인, 장애인 학대는 은밀하게 이뤄지고 가해자, 피해자 모두 숨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진료현장에서 의료인이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최근에는 신체적 학대뿐만 아니라 정서적 학대도 증가하고 있어 발견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법 시행시 의료현장에서는 신고로 인한 불이익과 환자와의 신뢰 하락, 피해자의 치료시기 지연 등 역효과가 더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의료인이 자격정지에 대한 부담감으로 진료 시 모든 환자를 잠정적 학대피해자로 의심하는 마음을 갖고 진료를 하면, 의료인과 환자 간 근본적인 신뢰가 무너지고 상호불신이 조장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대 가해자가 보호자이면 의료인의 신고를 두려워해서 의료기관 방문 자체를 기피하게 될 것”이라며 “결국 학대 피해자들이 치료의 적절한 시기를 놓치게 될 뿐만 아니라 학대 범죄가 더 깊숙이 숨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양금덕 기자  truei@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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