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16일 한의협-의협 순으로 1차 수가협상...병협, 약사회 등 잇따라 눈치전 예고

20조원이라는 사상 최고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건강보험. 더욱이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최저임금제 인상, 일차의료 활성화를 약속한 만큼 공급자단체들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남다르다.

수년간 수가협상에서 끊임없이 외쳐댔던 수가현실화가 올해에는 이뤄질 수도 있지 않겠냐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을 뒤흔드는 모양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16일 스마트워크센터에서 2018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위해 대한의사협회와 1차 수가협상을 가졌다.

지난 16일 공단은 서울 스마트워크센터에서 2018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위한 1차 수가협상을 가졌다.

이날 협상에 임한 대한한의사협회(오후 3시)와 대한의사협회(오후 4시)는 저마다의 어려운 사정을 호소하면서도 새 정부의 기조에 공단이 일조해달라고 강하게 주문했다.

특히 의협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인 일차의료 활성화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자료를 공단에 제출했다.

대한의사협회 변태섭 수가협상단장

의협 변태섭 수가협상단장은 협상 직후 기자와 만나 “기본적으로 1차 의료기관이 힘들다는 자료를 제출하고 공단도 이에 공감했다”면서 “특히 건보가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저수가 개선, 일차의료 활성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 등의 분위가 조성됐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단의 방어책도 만만치는 않다. 다가올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과 보장성강화로 인한 재정 지출이 불가피한 만큼 곳간 사정이 좋지 않다고 설명한 것이다.

이에 의협은 공단에 앞으로 변화될 많은 정책을 위해 의료계와 파트너십을 갖자고 제안했다.

변태섭 단장은 “진정성 있는 협상을 위해서 공단에게 정책 파트너를 제안했다. 단순히 협상 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을 위해 의료계가 봉사할 수 있는 여건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정책 협의를 함께 해나가자고 말했고 공단도 공감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 공급자단체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최저임금 인상으로 수가인상의 당위성을 내세웠다.

의협은 직원들의 노동 강도가 1.3에서 1.6에 해당하지만 직원을 추가로 고용하거나 임금을 인상하기에는 쉽지 않은 경영 사정을 설명하면서 건보 흑자분을 보건의료분야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써달라고 주문했다.

대한한의사협회 김태호 이사

한의협도 최저임금 인상은 그동안 어려웠던 한의원들의 경영난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의협 김태호 이사는 “새 정부가 내세운 최저임금 인상은 빠르게 진행될 것 같다. 이번 협상에서 반영이 안될지도 모르지만, 최저임금 인상은 그만큼 인건비 인상으로 이어져 경영에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면서 “때문에 기존의 수가인상률만으로는 보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협상에서 강조했다”고 말했다.

특히 한방은 추가 수가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태호 이사는 “건강보험이 40주년을 맞아 재정이 안정된 데에는 공급자의 희생이 있었다. 대선 이후 첫 협상에 임하면서 이제는 적정부담, 적정수가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특히 한의계는 전체 진료비 증가율 11.4%에 턱없이 못미치는 수준으로, 그동안 보장성 강화에서도 제외돼 왔다. 그런 점에서 한방이야 말로 수가를 더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타 단체와의 협상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공단은 대한병원협회(오전 10시), 대한간호협회(오후 1시 30분), 대한치과의사협회(오후 3시), 대한약사회(오후 4시 30분) 등과 협상을 이어간다.

이 자리에서 공급자단체들은 계속된 저수가의 정상화를 강조하면서 새정부의 공약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병협과 약사회는 1차 협상 직전 전략 회의를 갖고 기선 제압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공단은 여전히 부과체계 개편, 보장성 강화, 진료비 증가 등의 이유를 들며 재정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공급자단체들이 기대하고 있는 수가정상화는 올해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공단과 공급자단체들은 이번 1차 협상이 끝나면 19일부터 22일까지 2차 협상을 갖는다. 24일에는 공단 재정운영소위원회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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