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성상철 이사장, 부과체계 개편 등 보험재정 어려워
공급자단체, 새 정부 공약대로 “저수가 문제 해결해 달라” 한 목소리

5월말 수가계약을 앞두고 한자리에 모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단체장들의 관심사는 역시 새로운 정부의 기조였다. 특히 공단 성상철 이사장은 보건의료분야에 대한 새정부의 관심을 기대하면서도 부과체계 개편과 보장성 강화 등 건보재정의 어려운 상황을 강조했다.

하지만 공급자단체는 대선에서도 드러난 저수가 문제를 이번 수가계약부터 어느 정도 해결해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공단과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공단은 10일 낮 12시 서울가든호텔에서 2018년도 유형별 수가협상 체결을 위한 단체장 상견례를 가지고 각 단체장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성상철 이사장

이날 공단 성상철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보건의료분야에 관심이 많고 의료전달체계나 적정수가에도 관심이 높으며, 의약단체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성 이사장은 “지난 3월 부과체계 개편 발표로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줄고 공정하고 형평성 있는 방향으로 개편될 수 있게 됐다”면서도 “하지만 보험재정에도 어려운,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보장성 확대와 적정수가, 재정의 안정 등 3가지를 다 잡아야 하는 공단에게는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다. 이러한 여건을 감안해 이번 협상에서 좋은 성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단체장들이)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급자단체장들은 일차의료 활성화와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서는 적정 수가가 반드시 전제돼야 함을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은 “새 정부의 첫날 상견례를 하게 돼 국민 관심이 높을 것 같다”면서 “이번 대선에서 많은 후보들이 저수가 개선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적정수가를 위한 적정부담, 진료시스템에 많은 공감을 하고 있는 만큼 새 정부가 이를 위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추 회장은 “노인인구와 만성질환의 증가로 일차의료의 중요성은 더 강조되고 있지만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의원은 타 유형에 비해 진료비 점유율과 증가율이 감소하고 있어 경영난이 매우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는 “적정수가 보상은 의료인뿐만 아니라 환자의 안전에도 직결되는 만큼 내년 수가에도 이런 부분을 헤아려 반영해 달라”고 요구했다.

대한병원협회 홍정용 회장은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의료서비스가 양에서 질 중심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앞으로 가야하는 길이기 때문에 병원들은 적극 협조해 왔다”면서 “하지만 이를 위해 병원들은 시설과 인력, 비용을 더 부담하게 된다. 따라서 (공단도 이를 감안해) 적정부담을 해서 적정급여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역시 적정수가를 위한 적정부담을 강조하면서도 보장성 강화로 인한 진료비 증가를 감안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협 김철수 회장은 “그동안(협상 때마다)은 낮은 수가를 원하는 가입자와 적정수가를 요구하는 공급자간의 갈등의 연속이었다”면서 “국민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높다. 그러나 수준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적정수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때”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치과는 보장성 강화에 협조해서 진료비가 타 직종보다 증가했다. 그래서 협상 때는 불이익을 받아왔다”면서 “비급여의 급여화로 인해 관행보다 낮은 수가를 수용해야 하는 현장의 불만이 크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배려해서 합리적으로 (협상이)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한약사회는 수년째 현장에 답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수가협상을 질타했다.

약사회 조찬휘 회장은 “매년 높은 점수(인상률)를 받았으나 약국의 점유율은 2012년 9.1%에서 지난해 7.9%로 떨어지고 있다”면서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여전히 (공단은) 동네의원과 약국의 현실을 너무 모른다. 경비가 부족하다면 단체들이 십시일반으로 보탤 테니 현장에 대한 연구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일차의료 활성화에 한방 진료의 접근성을 높이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한의협 박완수 수석부회장은 “새 정부의 공약인 치매의료비 지원, 노인건강 확대 노력 등에 대한 기대가 크다. 여기에 한의서비스의 문턱도 낮아지길 바란다”면서 “전체 진료비는 11.4%가 증가했지만 한의는 4%만 증가했고 실수신자는 오히려 마이너스로 경쟁력이 떨어지고 국민 불편이 커지고 있는 만큼 국민에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대한간호협회는 간호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한 수가체계 개선을 요구하면서 조산수가의 현실화를 요구했다.

간협 김옥수 회장은 “최근 병원의 간호사 인력난이 심각하다. 간호사의 처우나 임금개선을 위해서는 간호수가가 개선되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서는 간병료가 입원료에서 분리돼 있지만 이는 일부 병원에서 하고 있는 것으로, 다른 병동은 여전히 간호관리료가 포함돼 있어 이를 분리해 적정수가를 보전해 줘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조산원을 활성화하기 위해 조산수가도 인상돼야 한다”면서 “외국은 조산원이 활성화 돼 있는데 비해서 우리나라는 잘 운영이 안되는 조산원도 많은 만큼 수가협상때 잘 반영해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번 상견례를 시작으로 공단은 16일부터 1차 수가협상을 시작, 19일부터 2차 수가협상을 가진후 24일 공단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 회의를 거쳐 추가소요재정(벤딩) 폭을 정할 예정이다. 협상은 31일 자정을 기점으로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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