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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선택진료 보상방법으로 전문진료를 활용한다고?이평수 차의과학대 보건의료산업학과 교수
  • 이평수 차의과학대 보건의료산업학과 교수
  • 승인 2017.03.21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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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의료비 부담 경감 방안의 하나로 비급여인 선택진료 축소가 시행 중이다. 현재는 선택진료가 가능한 의사 중 33.4%만 선택진료를 허용하고 있으나, 금년 9월부터는 폐지된다. 선택진료 폐지로 감소되는 병원들의 수입은 3,600억원의 건강보험재정으로 보전할 예정이란다. 보도에 의하면 정부는 보전의 방법으로 전문진료의사제를 고려 중이다. 전문진료의사제가 해법일지 의문스럽다.

이평수 차의과대 보건의료산업학과 교수

특진에서 선택진료까지

선택진료의 원조는 특진으로 불리던 특별진료이다. 특진은 환자들이 진료에 적합한 의사를 선택해 진료를 받게 함으로써 의사는 전문 분야 환자를 집중적으로 진료하여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1970년대부터 활용됐다. 이면에는 국립대병원 등 정부예산으로 운영되던 병원에서 연구비 등 정부통제를 받지 않는 수입 확보 목적이 있었고, 정부의 감독청의 승인을 받아 시행됐다. 이러한 방법은 사립대병원에서도 비공식적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특진이 확대되자 병원 간 진료능력이나 수입 측면에서 형평성이 제기됐고, 대안으로 공식화가 거론됐다, 환자 편의 도모와 진료 효율성이라는 명분하에 의료보험 확대에 따른 수입 보전이라는 현실이 반영돼 1991년에 지정진료가 제도화됐다. 당시의 지정진료는 환자가 특정한 의사를 지정해 진료를 받거나, 그 지정진료의사로부터 의뢰를 받은 소위 진료지원과의 지정진료의사가 행하는 의료로 정의됐다.

지정진료가 도입된 지 10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문제가 제기됐다. 우선 환자의 선택권 제한이었다. 지정진료의사 자격을 면허 10년 경과 전문의와 대학병원 전임강사로 한 결과 대학병원의 80% 이상 의사가 지정진료의사가 됐다. 대안으로 지정진료의사의 환자 중 30%는 일반진료로 제한했으나, 관리도 불가능한 실효성이 없는 방안이었다. 이에 따라 지정진료가 아니고는 진료를 받을 수 없는 지정진료 강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지정진료비의 내역과 수준에 대한 마찰과 갈등도 지속됐다. 지정진료는 해당 의사가 직접 관찰하면서 시행하는 진료가 대상이 돼야 하나, 검사나 촬영 등에 부과된 진료비에 환자들의 불만이 잦았다. 진료비 수준 또한 의료보험진료비의 50~100% 이내라는 것이 애매할 뿐 아니라 부담이 크다는 것이었다. 특히 주된 지정진료의사가 지정한 지정진료의사를 포함한 패키지식 진료비 부과에 대한 불만이 잦았다.

지정진료의사의 자격기준 문제도 다양한 이해당사자로부터 제기됐다. 추가비용을 받는 지정진료의사는 다른 의사에 비해 우월한 전문적 진료능력의 보유를 전제로 해야 한다. 그러나 지정병원의 요건인 400병상의 레지던트 수련병원이 의사의 진료능력을 대변하는 조건으로 적합성 여부의 문제가 제기됐다. 동시에 면허 10년 전문의나 전임강사라는 직급의 적합성도 문제였다. 특히 환자 입장에서는 지정진료의사의 능력에 대한 정보나 판단도 없이 의사를 지정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병원에 대한 보상의 형평성도 문제였다. 지정진료가 제도화되면서 원가 보상이 미흡한 의료보험수가의 보전이라는 의미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지정진료비는 별도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수입이다. 따라서 지정진료를 행하는 병원은 다른 병원에 비해 추가 비용 없이 추가 수입을 늘린다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었다. 지정진료를 하지 않는 병원의 수입 보전은 어쩌란 것인가?

선택진료 왜 축소 후 폐지?

지정진료는 위에서 제기한 문제로 인해 1990년대 의료보장이나 의료개혁을 위한 위원회에서 지속적으로 개선의 대상으로 거론됐다. 지정진료는 국회가 정한 법률이 아니고 보건복지부 규칙에 의해 시행 중이었는데, 1998년부터 폐지가 거론돼 폐지가 확정되는 듯했다. 그러나 일부에서 ‘지정’을 ‘선택’으로 바꿔 의료법에 규정하는 묘안(?)이 제시됐다. 환자에게 의사 선택권을 부여한다는 그럴 듯한 논리였다.

2000년 의료법의 개정으로 환자는 의사를 선택할 수 있고, 병원은 선택된 의사가 진료를 하게 해야한다고 규정하면서, 선택으로 인해 환자에게 별도의 비용을 부담할 수 없게 했다. 그러나 문제는 단서 조항이었다. 즉, 일정한 요건을 갖추고 선택진료를 하게 하는 경우에는 추가비용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그 요건은 복지부 장관이 정하도록 했다. ‘지정진료에 관한 규칙’이 의료법의 지원을 받는 ‘선택진료에 관한 규칙’으로 부활한 것이다.

선택진료는 지정진료의 문제점을 얼마나 개선했을까. 대상 병원은 400병상 이상 레지던트수련 병원에서 치과와 한방을 포함하는 병원급으로 바뀌었다. 병원 간 형평성을 제고한 것처럼 보이나, 의사 수가 적은 중소병원 특히 지방병원의 경우 선택진료 적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환자들도 중소병원에서 선택진료를 받고자 하지도 않을 것이어서 병원과 환자 간 마찰만 일어나기 마련이다. 결국 대형병원의 선택진료를 합리화하기 위한 형식적 형평성 개선이었다.

지정진료의사 자격기준도 외관상으로는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면허 후 10년이 전문의자격 후 10년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대학병원의 경우도 전임강사라는 기준이 조교수로 바뀌었다. 그러나 선택진료가 실질적으로 시행되는 대학병원에 대해서는 임상교수를 포함해 대상의 폭이 넓어졌다. 조교수라는 직급의 상향 조정은 대학병원이 젊은 전문의를 처음부터 전임강사가 아닌 조교수로 임용해 자격기준을 충족하는 방안이 활용됐다.

진료행위별 선택진료비의 부담도 초기에 비하여 줄어들었다. 그러나 환자 입장에서는 건강보험 본인부담 보다 선택진료비의 부담이 커서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불만이 일었다. 중증질환 등 보장성 강화로 건강보험 본인부담은 줄었기 때문이다. 선택진료비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의 걸림돌로 등장한 것이다.

결국 선택진료는 지정진료의 문제를 거의 해결하지 못하면서 건강보험 보장성의 장애요인으로 지목받아 개선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선택진료 축소에 대한 후속 조치는?

정부는 선택진료를 축소하면서 상대가치의 조정 등 건강보험제도를 활용한 보상을 시도했다. 금년의 경우도 건강보험 3,600억원 정도를 보상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보상 방법으로 전문진료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대상기관을 정하고 해당 기관에 전문진료의사를 지정해 보상하되 환자에게 50% 정도를 부담시키는 방안이다.

선택진료의 보상을 위해 전문진료를 활용하겠다는 것은 본말의 전도이다. 전문진료는 또 다른 지정진료 내지는 선택진료이기 때문이다. 문제의 해결을 위해 문제를 유발한 방법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현재로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상 방법을 원점에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지정진료나 선택진료를 허용한 것은 해당 기관이나 의사의 진료능력과 결과가 우수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기존의 제도는 능력에 대한 형식적인 기준만 적용하고 결과는 반영하지도 않았다. 환자나 의사비율 등 관리나 통제를 위한 제한조건도 실질적으로 관리가 불가능한 선언적인 것이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진료의 질을 반영하면서 관리 가능한 방안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건강보험 제도의 평가에 의한 가감지급을 활성화해 형식적이고 외관적인 보상 보다는 사후적인 결과를 반영한 보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의료법을 개정해 선택진료의 추가비용을 받을 수 있게 한 단서조항을 폐지해야 한다. 환자에게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은 선언적으로 바람직할 것 같다. 환자들의 선택을 많이 받는 기관이나 의사는 선택 그 자체가 보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제도의 명칭을 바꾸는 작명 정책은 그만 두자. 병원들이 노력할 경우 명성이나 수입 측면에서 소외되지 않고, 의사들이 병원에서 환자 수 적다고 선택진료의사에서 소외되지도 않으며, 환자도 의사를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 진료비를 추가 부담하지 않는 합리적인 제도가 형성되기를 바란다.

이평수 차의과학대 보건의료산업학과 교수  cordb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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