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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혜택을 최우선으로 하는 건, 의사·제약인·공무원 모두 마찬가지"기업인·의사 출신 최초로 식약처 국장에 임명된 이원식 의약품안전국장

3월 어느 봄날,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만난 이원식 의약품안전국장은 “제약회사 다닐 때보다 지금이 더 바쁘다”면서도 바쁜 시간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지난 2016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국은 큰 변화를 맞이했다. 식약처가 설립된 이후 최초로 안전국장 자리를 개방형 직위로 뽑은 것이다.

그 자리에 낙점된 사람이 바로 이원식 국장이다. 이 국장은 민간인 출신 최초 의약품안전국장으로서 임명 당시부터 화제였다. 외부 영입은 물론 의사 출신 최초 의약품안전국장이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이원식 의약품안전국장

그는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장과 한국MSD 임상연구실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식약처로 옮기기 전까지 한국화이자제약에서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제약의사로서의 경력을 충실히 쌓았다.

그러던 그가 제약사 부사장에서 식약처로 자리를 옮긴 이유는 뭘까.

이 국장은 “지금까지 이직의 기준은 ‘내가 공헌할 수 있고,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었다. 대학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할 때는 찾아오는 환자에게만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제약사에서 근무할 때는 나를 찾아오진 않지만 의약품을 쓸 불특정 다수의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식약처는 그 대상이 더 넓어진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안전국장으로 자리를 옮기자마자 한미약품 올리타(성분명 올무티닙) 임상시험 중 사망사례 늑장보고 문제가 발생했다. 공교롭게도 늑장공시 문제와 겹치면서 일이 커졌다. 안전국장으로 임용된 지 딱 열흘 만에 발생한 일이었다.

국정감사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식약처에 임용되자마자 기자회견, 국정감사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그러나 이 국장은 “혹독한 신고식이라고는하지만, 의약품안전국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가장 우려됐던 점은 지난 20년간 민관학연의 노력으로 임상시험 분야가 굉장히 많이 발전했고, 올리타 같은 약도 나왔는데 임상시험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는 것 아닌가였다”고 토로했다.

약을 판단해야 하는 사람은 환자지만, 약의 이득과 부작용의 가치를 전문적으로 대신 판단해주는 게 의사 및 약사다. 그러나 임상시험 자체에 부정적인 인식이 생겨 말기 폐암환자들이 쓸 수 있는 약이 없어지는 게 아닌가 안타까웠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 임상시험 관리기준은 ICH(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에 가입할 정도로 관리가 잘되고 있다. 최근까지도 서울은 전 세계 1위 임상시험 실시 지역일 정도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임상시험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식약처는 보다 철저히 임상시험 이상반응 관리를 하고 있다.

이 국장은 “임상시험 관리 수준은 계속 발전하고 있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일례로 임상시험 중 이상반응 정보는 이제 모두 법적으로 정해진 기간 내에 전자문서로 받기로 했다. 임상시험발전협의체도 만들어 의견을 듣고 있다”면서 “올해 통합전산화 계획을 세워 정보를 통합하려 노력 하고 있다. 의약품부작용 정보가 허가심사부터 임상시험 허가 후까지 연결되는 시스템이다”라고 했다.

의약품안전국장으로 일한 지 이제 6개월. 기업인일 때와 공무원이 된 지금, 식약처 업무를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진 않았을까.

이 국장은 “시각 자체는 달라지지 않았다. 굳이 차이점을 찾자면 (정책)하나를 바꾸더라도 그 사이에 많은 일이 일어나는데, 밖에서는 그게 보이지 않았다는 거다. 식약처 동료들하고 같이 일하다 보니 어떤 일을 결정할 때, 공복(公僕, 국가와 사회의 심부름꾼)의 마음가짐을 갖고 국민 전체를 생각해 결정하더라. 또 법과 정해진 예산 안에서 이뤄지고, 훨씬 더 많은 이해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상의도 하고 협의도 해야 한다. 그런데도 이런 차이가 두드러진 결과로 나타나진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이 국장은 제약사에 있을 때보다 의약품안전국장인 지금이 훨씬 바쁘다. 각종 회의와 외부 일정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보니 예전 지인들은 아예 만나지도 못한다. 서울에서 따로 살고 있는 가족들도 국회 일정이 있을 때나 겨우 만난다. 바쁜 일정을 통해 자리의 무게를 실감하고 있는 셈이다.

이 국장은 기업인 출신인 동시에 의사 출신이기도 하다. 의사 출신 공무원이 적기로 유명한 식약처에서 요직을 맡은 최초의 의사다. 동료들과 손발을 맞추고, 일을 하는데 있어 의사로서의 경험이 도움이 되고 있을까.

이 국장은 “안그래도 많은 분들이 묻는다. 지금까지 누군가 의사출신의 장점이 뭐냐고 할 때 딱 한 가지만 말했다. 의사는 환자에게 혜택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환자를 대변하고, 그 방법을 찾고 결정하도록 교육받는다. 제약사에서도 마찬가지였고, 식약처도 마찬가지다. 회의를 하다가도 가끔 환자에게 가장 큰 혜택이 되는 방향이 무엇이냐고 (동료들에게)묻곤 한다. 의사로서 이런 경험은 식약처 업무와 접목하기 용이하다”고 했다.

이 국장의 임기는 3년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기간 동안 그가 이루고 싶은 목표가 궁금했다.

“3년 간 식약처와 의약품안전국이 더 투명하고, 더 많은 소통과 더 많은 긍정적이고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났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 동료들에게 배우는 것도 많고, 필요한 게 있다면 나보다 더 훌륭한 리더가 생길 수 있도록 함께 잘 협력하는 게 목표다. 그래서 동료들과 함께 역량강화에 힘쓰고 있다. 허가심사 등 역량강화 커리큘럼 마련도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 또한 의약품안전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싶다.”

이혜선 기자  lhs@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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