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후원금 감사 무마 목적" 등 문제 제기…임현택 회장 "애초 감사 대상 아냐"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의 ‘대의원제도 폐지’를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하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집행부는 지난 2월 28일 회원 대상 커뮤니티인 '페드넷'에 임시회원총회의 감사 해임과 대의원제 폐지를 위한 투표 위임장 제출을 안내했다.

소청과의사회 집행부가 회장 명의의 후원금에 대한 정기감사를 거부하기 위해 회원총회를 진행했다는 문제 제기와 함께 대의원제 폐지로 집행부의 견제 기구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청과의사회는 지난 11일 임시 회원총회를 열고 ‘대의원제 폐지’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93%의 찬성으로 대의원제도를 폐지했다.

소청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대의원제를 폐지한 이유로 NIP 혼합백신 수가, 영유아 건강검진 등 산적한 과제를 해소하는데 일선 회원들의 의견을 신속히 반영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소청과의사회 회원들은 이번 임시 회원총회의 안건인 대의원제 폐지가 후원금에 대한 감사 요구에 대해 집행부가 이를 거부하면서 야기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A감사는 임 회장 계좌로 입금된 ‘소청과의사회 후원금’은 소청과의사회 예산으로 정기 감사 대상에 포함된다며 감사를 예고했다.

그러자 감사를 위한 감사라는 점과 회무를 방해한다는 등의 반발이 나오면서 한달여간 감사가 지연됐다.

이후 2월 22일 회무를 방해한다는 이유로 A감사의 해임건과 대의원제도 폐지 등 2가지 안건이 임시 회원총회에 상정됐다.

이에 대해 B회원은 “대의원제가 폐지되는 과정에서 회원들의 반대 의견은 무시됐다”며 “겉으로는 NIP수가 협상 때문이라고 하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정기감사에서 회장 개인 후원금을 감사하겠다고 하자 감사 탄핵과 함께 대의원회를 폐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안건에 대한 투표 방식이나 위임절차 등에 대해서도 반발하는 회원이 있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총회 안건이 두 가지인 만큼 위임장 또한 각각 찬성/반대를 반영해 총 사지선다형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감사해임=대의원총회 폐지’ 또는 ‘감사 해임 반대=대의원제 존속’으로 2가지 선택권만 주어졌다는 것이다.

C회원도 “정기감사는 대의원총회 이전에 해야 하는 감사 고유의 업무인데 이를 임의로 막고 투표 진행절차의 공정성도 무너졌다”며 “더 이상 집행부 등을 견제할 기구가 없어져 걱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임현택 회장은 감사대상이 아님에도 A감사가 일방적으로 감사를 주장한 것이며, 투표절차 등도 법적으로 하등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임현택 회장은 “후원금은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병원 문을 닫게되거나 건강이 상할까봐 도움을 주고 싶다고 한 것”이라며 “소청과의사회 공금으로 쓰라는 의미가 아니었던 만큼 감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심지어 후원금을 한푼도 쓰지 않았다. 의사회에게 후원한 경우 환불해주겠다고 해도 아무도 연락이 없다”며 “그럼에도 A감사는 현 집행부의 겸직을 지적하고 비리가 있을 것이라 말하며 감사를 하겠다고 하는 등 회무를 방해해왔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후원금에 대한 논란이 제기된 만큼 향후 후원자에 대한 (후원목적) 확인서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회원총회 투표 위임도 사단법인의 절차와 같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소청과의사회에 시급한 것은 펜탁심 접종 수가인데 그간 감사 진행 등으로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 1년간 회장으로서 회무를 수행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이달에 결국 병원문을 닫기로 했는데 이렇게 후원금이나 총회 절차 등에 대해 지적해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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