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77개 업체 분석…흑자전환 5곳·적자전환 9곳

지난해 실적 변동 폭이 컸던 바이오제약사들 가운데 5곳은 적자에서 흑자로, 9곳은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2017년 1월1일~2월23일까지 공시를 분석한 결과, 총 77개의 바이오제약사가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대규모법인은15%) 이상 변경' 의무공시를 낸 것으로 집계(일부 의료기기, 화장품, 의료IT 등 헬스케어, 유산균 업체 등 제외)됐다.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대규모법인은15%) 이상 변경' 공시 의무는 직전년도와 비교해 매출·영업이익·당기순이익 중 1개 이상 항목에 30% 이상 변화가 왔거나 손익구조가 흑자 또는 적자로 전환된 경우가 해당된다.

(2017년 1월1일~2월23일간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30%(대규모법인은15%)이상변경'을 의무공시한 바이오·제약사, 청년의사신문)

해당기간 매출실적 공시가 없었던 큐리언트와 종속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분투자 회사로 바뀌면서 회계처리 방식이 변경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외시켰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전환 된 기업은 전년비 영업이익 증가액 순으로 명문제약(125억2,800만원↑), 한올바이오파마(57억5,463만원↑), CMG제약(43억292만원↑), 씨트리(14억9,266만원), 안트로젠(2억5,157만원↑) 등이었다. 이들 기업은 당기순이익도 모두 흑자로 전환됐다.

영업이익 흑자전환 기업 중 가장 많은 금액이 오른 명문제약은 지분법손실(주식을 투자한 회사의 손익이 반영된 것) 감소 등과 함께 주요 제품의 매출액이 증가한 것이 손익구조 변동원인이라고 밝혔다.

명문제약의 주요 제품은 씨앤유캡슐(CnU Cap, 콜레스테롤 담석증·담즙성 소화불량), 에페신정(Epesine Tab, 근골격계질환에 수반되는 동통성 근육연축), 프로바이브주사제(Provive Inj, 전신마취의 유도 및 유지·인공호흡중인 중환자의 진정) 등이 있다. 그외 골프장 및 부대 편의시설(식음료) 운영 등의 서비스사업도 하고 있다.

대웅제약 자회사인 한올바이오파마는 매출이 증가해 원가가 줄었고 판관비도 전년보다 감소했다는 점을 실적변동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한올바이오파마의 매출은 840억7,081만원으로, 직전년도보다 40억4,825만원(5.1%↑)이 늘었다.

주요 제품으로는 당뇨병치료제인 글루코다운정(Glucodown Tab)과 항생제인 한올토미포란주(Tomiporan Injection Hanall) 등이 있고 이탈리아 제약사인 Alfa Wassermann이 개발한 노르믹스도 판매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2016년 3분기 공시기준 각각 46억1,600만원(전체 매출의 7.31%), 30억1,100만원(4.77%), 73억6,300만원(11.66%)의 매출을 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43억292만원 오른 차병원그룹 계열사 CMG제약은 매출원가와 판관비 감소를 비롯해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매출 증가'를 실적개선 요인으로 꼽았다. CMG제약이 최근 출시한 제품은 지난 2015년 9월부터 판매가 시작된 발기부전치료제 제대로필정(Jeterofil Tab)이다.

대화제약 자회사인 씨트리도 지난 2015년에는 9억1,607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2016년에는 매출이 14.9% 늘어나면서 5억7,658만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크론성 누공 자가줄기세포치료제인 큐피스템주(Cupistem Inj)를 판매하고 있는 세포치료제 기업 안트로젠은 영업이익 증감액이 2억5,257만원으로 흑자전환 기업 중에선 증감액이 가장 작았지만, 전체 매출 규모를 감안하면 드라마틱한 성장을 했다. 지난해 안트로젠 매출은 전년대비 38.6% 올랐다.

현재는 동종줄기세포치료제인 크론병 치료제(ALLO-ASC-CD), 당뇨성 족부궤양 치료제(ALLO-ASC-DFU), 수포성 표피 박리증 치료제(ALLO-ASC-EB), 심재성 2도화상 치료제(ALLO-ASC-BI), 힘줄손상 치료제(ALLO-ASC-TI)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적자로 돌아선 업체들, 사연도 '제각각'

한독이 최대지분을 가지고 있는 제넥신은 적자전환 업체 가운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회사가 밝힌 영업손실 원인은 '기술이전 매출규모 감소와 '임상단계 상승으로 인한 연구개발 비용 증가다.

실제로 제넥신은 지난 2015년에는 중국 Tasgen에 지속형 성장호르몬(GX-HP)을 포함한 '지속형 항체융합 단백질 치료제'를 기술수출한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제넥신은 500만달러(약 56억8,250만원)를 2015년 내 받기로 계약했다.

지난해에는 항암 면역치료제(GX-I7) 국내 임상 1상을 승인받은 데 이어 최근 독일에서 지속형 당뇨병치료제(GX-G6) 임상시험(1상)을 허가받기도 했다.

한화케미칼의 바이오 생산공장(오송)을 인수하며 최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바이넥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00억원이상 떨어지면서 적자를 냈다.

바이넥스는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레미케이드(Remicade, 성분명 Infliximab)의 바이오시밀러인 GS071 일본 내 판매를 위한 실사가 당초 예상보다 지연됐었다는 점과 오송 공장 인수(2015년 9월)에 따른 고정비(인원, 유틸리티, 감가상각 등)가 발생해 단기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반면 매출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영업이익이 떨어져 적자로 전환된 기업도 있다.

알테오젠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44.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5억3,746만원이 감소했다. 기업 인수로 인해 매출(연결기준)이 증가했지만, 임상진입에 따른 연구개발비 증가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알테오젠은 지난해 의료용품 유통업체인 엘에스메디텍의 지분을 100% 인수한 바 있다.

현재 임상시험 중인 약물은 허셉틴(Herceptin, 성분명 Trastuzumab) 바이오시밀러인 'ALT-02'로 지난해 2월 캐나다 식약처로부터 임상 1상을 승인받고 같은 해 연말 임상시험을 마쳤다. 2017년 내 글로벌 임상3상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마크로젠 자회사 엠지메드는 지난해 국내 출산율이 감소했다는 점을 수익성 악화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엠지메드는 유전자 진단업체로 바이오시약을 비롯해 태아나 신생아의 각종 염색체 이상 질환 검사나 시험관아기 시술시 체외 수정란 이상검사 등을 위한 DNA칩을 생산하고 있다. 이에 출산이 줄어든 데다 연구인력 등도 충원해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경쟁제품이 신규 출시됐다는 점도 수익성 악화요인으로 제시되면서, 랩지노믹스 등의 업체가 관련 서비스(신생아 염색체 이상질환 선별 검사 앙팡가드(EnfantGuard), 2015년 11월)를 출시한 게 영향을 미쳤는지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3분기 사업보고서에서도 주요 원재료 가격은 큰 변동이 없는 가운데 전년비 매출 감소가 바이오시약보단 DNA칩 부문에서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외 적자전환 기업은 영업이익 감소액 순으로 ▲지엘팜텍(보험약가 인하로 인한 제품매출 감소, 연구용역수익 회계적용 관련) ▲녹십자엠에스(혈당사업 실적 부진, 국내 상품 매출 감소) ▲오스코텍(자회사의 미용용품 사업부문 영업양도로 인한 매출액 저하, 시장점유 하락 등) ▲파나진(연구비 및 인력충원), 메디프론(일반관리비 증가)이었다.

코오롱생명 '영업이익' 745.7%↑·메디포스트 '영업손실' 4309%↑

메디포스트는 연결 영업손실 폭이 무려 4,309% 확대됐다. 회사가 밝힌 원인은 '제대혈사업 매출감소 및 경상개발비 증가'다.

메디포스트 사업보고서(2016년 3분기 누적)에 따르면, 2016년 경상개발비 지출은 32억5,839만원으로 전년동기(20억79만원) 대비 12억5,000여만원이 늘어났다.

이와 함께 동기간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제대혈은행 사업(제대혈보관서비스) 매출은 126억2,000만원(2015년 한해 239억7,000만원)이었다.

반면 퇴행성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Invossa)를 일본 미쓰비시다나베제약에 수출한 코오롱생명과학은 기술수출 계약금(약 273억원)이 입금되면서 영업이익이 745.7% 높아졌다. 원료의약품 사업에서도 환율효과 등에 힘입어 수익이 증대됐다고 회사는 밝혔다.

정부과제에 선정되면서 연구개발 비용이 절감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0%이상 늘어난 업체도 있었다.

한 바이오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지원 연구과제에 2건이 선정됐다"면서 "연구개발에 소요되던 비용이 절약돼 수익구조가 개선된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대규모법인은15%) 이상 변경' 공시는 외부감사가 완료되지 않은 회사 내부결산 자료로, 확정 실적에선 일부 변경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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