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의료와 정보통신기술 융합 위한 협력 필요

이 시대의 화두 4차 산업혁명.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로봇기술, 빅데이터, 생명과학 등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으로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의료계에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연세의료원과 머니투데이방송은 지난 24일 ‘Health&IT(HIT) 포럼’을 출범하고,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의료 혁신, 뉴지디털 플랜'이라는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디지털헬스케어 생태계 조성 및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의료 사업을 현실화하기 위한 논의의 장이었다.

연세의료원 윤도흠 원장, 산업통상자원부 정만기 차관 등 주요 인사를 비롯해 정부, 의료, 산업계 관계자 약 200여명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무엇보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폐쇄적이지 않은, 열린 생태계(Eco System)가 조성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가장 시급한 것은 디지털헬스케어 생태계 조성이라는 게 의료계와 산업계의 공통된 목소리였다.

개방과 협력, 디지털헬스케어 성공 열쇠
이날 ‘IT를 통한 헬스케어 패러다임의 변화’라는 주제발표에 나선 김용욱 한화S&C 대표는 정부, 학계, 기업이 ‘Open&Connect’를 통해 실제 사업모델을 만들고, 협업하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화S&C는 플랫폼 사업회사로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맘톡(MOMTALK), 똑닥 등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김 대표는 “헬스케어와 IT접목은 사회적 요구와 변화에 따라 질병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 분야까지 접목돼 있다”면서 “만성질환이 증가함에 따라 언제, 어디서든 진료가능한 원격진료에 대한 요구와 모바일과 웨어러블 발전에 힘입어 치료, 사후관리, 건강관리, 웰니스 영역까지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 병원, 제약사, 약국, 보험사 등에 AI, IOT 등 IT기술을 활용한 새롭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제시될 수 있지만, 성공을 위해서는 폐쇄적인 구조에서 탈피해야 한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폐쇄적인 구조에서는 성공의 기회를 만들기 어렵다. 오픈 플랫폼을 통해 각 기관이 협업하는 구조를 만들어내야 성공사례가 만들어질 것이다”라면서 “앞으로 이 숙제를 풀기 위해 정부와 정치권은 각종 제도와 법률적 지원을 해야 하고, 산업계는 기술혁신 비즈니스 모델 개발해야 한다. 의료계는 변화를 수용하고 상호 개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테나헬스의 공동설립자인 에드 박 대표 역시 IT기술과 의료분야가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아테나헬스는 미국의 의료정보기업으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사촌인 조너선 부시와 에드박, 토드박 형제가 지난 1997년에 공동설립한 회사다.

에드 박 대표는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협력은 중요하다. 정부는 급증하는 의료비를 줄이기 위해 포괄수가제 등을 도입하는 동시에 아예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웰니스를 추구하고 있다”면서 “업체들 역시 금연지원, 체중감량, 라이프사이클 변화 등 웰니스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고 이는 언론에서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고 했다.

즉, 의료비 증가는 전 세계적인 고민거리로서, 각 정부가 헬스케어 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만큼 IT기업, 의료기관 등이 함께 협력하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결국 디지털 헬스케어산업이 성장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폐쇄적인 시스템이 아닌 열린 시스템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폐쇄적이면 기회 없어…열린 생태계 조성 필요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열린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에는 정부, 산업계, 의료계 모두 공감했다.

고대안암병원 의료기기상생사업단 박건우 교수(신경과)는 IT기업이 헬스케어산업에 뛰어들 때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다는 점과 정부 차원에서 의료시스템이 나아갈 방향을 이끌어줘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 교수는 “2017년 한국을 바꾸는 7가지 ICT 트렌드 중에 디지털헬스케어가 있다. 신뢰성 있는 시스템을 디지털헬스케어로 구현할 수 있느냐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한다. 법령이나 규제, 사업성을 고려할 때 충분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인가를 봐야 한다”고 했다.

제도적으로는 IT기술이 의료기기에 접목되는 순간 허가부터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으며 기업들은 기기의 성능을 증명할 기회가 부족하고 의료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수요 파악이 부족하다.

또한 병원 등 의료기관은 국산 제품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고 현장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실현화 하는 방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병원이나 기업이 상시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돼야 한다는 게 박 교수의 주장이다.

연세의료원 장혁재 의료정보실장(심장내과)은 디지털헬스케어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병원이 산업형태로 수익을 창출하는 게 유일한 대안이라고 했다.

장 교수는 “의료산업이라고 하면 과거 제약산업, 의료기기산업이 있지만 근본적으로 병원에 수익이 돌아오는 사업이 아니다. 디지털헬스케어의 한축은 지식산업이고, 서비스인데 이는 병원이 가장 잘하는 것이다”라면서 “생태계 구축에 있어 중요한 축인 의료기관 전문가들은 필요조건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한국은 비교적 좋은 전제조건을 가졌다”고 했다.

딥러닝 기술 기반 기업인 셀바스에이아이 김경남 대표는 IT기업으로 헬스케어 분야에 뛰어든 이후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김 대표는 “2년 전부터 헬스 분야에 진입하려고 노력해왔는데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기업은 성과를 가지고 실질적인 사업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세브란스병원과 함께 의료정보를 통한 질병예측 솔루션에서 연구성과를 내고 있지만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등에서도 이에 대해 관심을 갖고 비용을 지불하려는 곳은 정부, 소비자도 아닌 보험회사였다”고 했다.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돈을 지불해야하지만 국내를 비롯해 해외에서도 비용을 지불할 주체가 취약하다는 게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지적을 들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허영 메디칼디바이스 PD는 다양한 소통이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고 활성화하는데 적극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세계 시장을 선도하려면 반드시 ‘어떻게’를 고민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도 투자에 배려하고 있다. 의사, 제조자 등 누구든 간에 상시 소통할 수 잇는 플랫폼을 활성화시키는 데 의견을 달라”고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가한 산업계 관계자는 이런 포럼이 만들어진 것 자체가 의미 있다는 평을 내놨다.

IT기업 관계자는 “헬스케어 분야에 진입하기 위한 수많은 장벽이 있다. 첫 관문이 병원인데 그동안 문턱을 넘기조차 힘들었다. 이런 논의의 장이 만들어졌다는 것만으로도 고무적이다”라고 했다.

포럼 공동 대표를 맡은 연세의료원 윤도흠 원장 역시 인사말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왔다. 우리(의료계)에게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 AI, 빅데이터 등 이야기를 많이 듣지만 과연 실체가 무엇이냐는 의문이 있다. 가시화가 안되는 게 문제다. 기업과 의료인이 합쳐지고, IT가 접목되면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포럼을 통해 의료계와 IT융합 시대 초석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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