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제약산업은 지금④]"매출 늘어야 연구개발도 투자…추가 매출원 필요"

제약사들이 화장품, 환자건강식품 등을 파는 모습이 더이상 이례적이지 않다. 많은 제약사들이 의약품 외에 다양한 분야에까지 진출하면서 외형을 넓히고 있다. 심지어 청소기, 물류서비스 등의 분야까지 진출한 곳도 있다.

제약사의 외도(?)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는 화장품이다.

깐깐한 의약품을 만드는 제약사의 기술력으로 만든 화장품이라면 ’믿을만할 것‘이라는 소비자의 기대를 바탕으로 화장품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제약사들의 화장품 분야 진출 초창기에는 병의원용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직접 일반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이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동국제약, 대웅제약, 셀트리온 등이다. 특히 동국제약은 화장품 분야에서 성공한 제약사로 손꼽힌다.

동국제약은 2015년 런칭한 기능성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이 인기몰이 중이다. 홈쇼핑 판매를 시작한 후 소비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한해 2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재생크림으로 유명한 마데카크림의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백화점, 할인점, 면세점에 이어 드럭스토어 '롭스'에까지 유통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계열사인 디엔컴퍼티에서 판매중인 이지듀 브랜드를 지난해 겨울 홈쇼핑에 런칭하면서 사업 확장에 나섰다.

상피세포성장인자(EGF·Epidermal Growth Factor)인 ‘DW-EGF(sh-Oligopeptide-1)를 함유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부터 뷰티프로그램, 홈쇼핑 등에 진출하며 대중의 인지도 끌어올리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셀트리온은 화장품회사 한스킨을 인수하며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후, 셀트리온 스킨큐어를 런칭하는 등 사업을 확대 중이다. 특히 배우 김태희를 광고모델로 기용하며 대중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식품 분야에 진출한 제약사도 있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JW안심푸드라는 만성신부전 환자 전용 식품을 국내 도입했다. 일본의 환자식을 수입한 것으로 단백질, 염분, 칼륨, 인 등을 조절한 식품이다.
한미약품은 통합물류서비스 분야로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다. 한미IT가 출자해 설립한 온타임솔루션은 병원 내 의료기기 고유식별코드 및 재고관리, 공급사 입출고 및 재고관리 등 통합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해외 의료기기업체인 쿡메디칼과 협력계약을 체결하고 일본, 중국 및 미국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제약'과 관련 없는 분야에 진출한 곳도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7월 유럽 생활용품 브랜드인 바이레다의 생활용품 60여종을 국내에 유통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자동로봇청소기와 물걸레 청소기 등을 판매하며 생활용품 사업에 발을 들였다.

제약사가 의약품 외에 다른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이유는 안정적 매출을 위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정적인 처방의약품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만큼 추가적인 매출원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행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신약개발에 소홀하면서 다른 사업을 확장해 돈벌이만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제약사가 다른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경우 비판이 더 가혹한 것 같다. 그러나 대부분의 회사들이 토탈헬스케어를 지향하는 것은 의약품만으로 회사를 성장시키기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또한 신약이든 개량신약이든 개발을 위해서는 연구개발비가 필요한데 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매출이 필요하다. 자금이 있어야 투자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객이 전도되지 않는 선에서 제약사의 사업확대는 필수적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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