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학문과 신약개발 뗄 수 없는 관계…김상건 회장 “상아탑 연구 벗어나 신약개발에 더 참여해야"

대한약리학회(회장 김상건, 서울대약대)는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이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서며 변화를 예고했다.

올해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김상건 회장은 기존에 이사장-회장 체제를 탈피해 단일 회장 체제로 바꾸고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한 수석부회장 제도를 도입했다.

대한약리학회 김상건 회장

차기 회장의 업무공백을 없애기 위한 장치다. 수석부회장은 전남대의대 김경근 교수가 맡았다.

위원회도 기존 보다 3배 가량 대폭 늘렸다.

이번에 신설된 위원회는 총무, 학술, 간행, 기금, 국제교류, 대외협력, 재무, 정보, 회원, 홍보, 제약약리, 교육, 교재편찬, 약리전문가인증교육위원회 등이다.

조직개편에 나선 이유는 창립 70주년을 맞아 약리학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약리학의 특성을 살려 제약산업 트렌드인 오픈이노베이션에 적극 참여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제약업계와의 스킨십을 강화 일환으로 제약약리위원회를 신설하고, 제약사에도 회원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또한 약물의 기본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신설해 연구소, 개발 및 허가부서,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교육도 본격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그 첫 걸음으로 오는 5월 26일, 세종대 컨벤션센터에서 ‘약리학자들이 바라보는 우리나라의 신약개발 현재와 미래(가제)’라는 주제로 춘계워크숍도 개최한다.

김 회장은 “올해 약리학회는 창립 70주년을 맞아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약리학이란 약물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범위가 넓은 기초학문인 동시에 신약개발과 연관된다. 그동안 교수들이 상아탑에서 연구를 열심히 했는데 사회참여라는 측면에서 신약개발에 더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약리학자는 오케스트라로 따지면 지휘자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는 게 김 회장의 말이다. 오케스트라 전반을 아울러 화음을 맞추듯이 합성물질 조달, 독성예측 등 신약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약리학자들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스위스처럼 제약강국이 되기 위해서 학계와 산업계가 어떻게 협력해야 할지 방향을 함께 찾는 게 목표다”라고 했다.

김 회장이 역점을 두는 또 다른 사업 중 하나는 약리전문가 교육 및 인증제도이다.

사회적으로 제약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의사, 약사 외에 화학, 생물학 등 관련 분야 전공자가 많이 진출해 있지만 약물에 대한 기본 교육을 받을만한 기회가 적다.

기업에서 별도로 전문가를 초청해 교육을 하곤 하지만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고, 현업에 있는 이들조차 약리학 교육에 목이 마른 상황이라고.

지난해에 하루짜리 약리전문가 교육과정을 진행했는데 제약사 연구소, 개발부서 등이 대거 참여하며 반응이 좋았다는 게 김상건 회장의 설명이다.

올해는 11월에 교육과정을 마련할 예정이다. 교육과정도 이틀로 늘려 기초부터 심화까지 집중 교육을 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교육을 통해 기초약리의 일반적인 총론을 가르칠 예정이다. 각 제약사에서 약대 교수를 초청해 약물 관련 교육을 하는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각 의대와 약대에서 약리학을 가르치는 교수들이 직접 만든 체계화된 교육과정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전문가로 인증받을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11월에는 창립 70주년을 맞아 임상약리학회와 함께 11월 7일부터 8일까지 더케이호텔에서 국제학술대회도 개최한다.

올해부터 약리학회 회장 임기는 2년에서 1년으로 짧아졌다. 갈 길이 바쁜데 시간은 부족해 보인다.

그러나 김 회장은 “올해가 약리학회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원년이 될 것이다. 앞으로 약리학회가 발전할 수 있는 밑바탕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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