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위원장을 선출하고 첫 발을 뗐지만 그 뒷맛이 개운치 않다. 문재인 케어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저지를 위해 출범한 비대위가 내년에 있을 회장 선거와 결부돼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비대위는 지난 28일 첫 회의에서 전라남도의사회 이필수 회장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이 회장은 함께 출마한 의료정책연구소 이용민 소장을 큰 표 차로 앞서며 위원장에 당선됐다. 하지만 선거에 앞서 비대위 활동과 내년 회장 선거가 결부돼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회원 추천으로 비대위에 참여한 이동욱
"불신임 발의에 앞서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과 통화를 했는데, (차기 의협회장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 불신임을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했으나 (추 회장이) 단호하게 거부했다."지난 16일 열린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에서 경상남도의사회 소속 최상림 대의원이 한 얘기다.추무진 회장 불신임안 표결에 앞서 최 대의원은 “추 회장은 임기동안 회무 처리에 있어 눈치 보기, 기회주의로 일관해 회원들에게 너무 많은 해악을 끼쳤다. 추 회장이 탄핵돼야 하는 이유가 너무나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다”고 한 뒤 불신임안과 추 회장의 차
문재인 대통령이 5년간 30조6,000억원을 들여 미용·성형 등을 제외한 모든 '의학적 비급여'를급여화하겠다고 지난 9일 발표했다. 이른바 '문재인 케어'다.문 대통령은 ‘국민 모두가 의료비 걱정에서 자유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언하며 급여화 정책을 직접 나서 발표하는 강한 추진 의지를 보였다. 사실 문 대통령 발표는 지난달 마지막 주에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어떤 이유인지 그 발표가 9일로 미뤄졌다. 덕분에 보건의료계는 이 문제로 몸살을 앓았다. 정부가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추진한다는 사실이 공공연
“한국어를 유창하게 못하는 외국인 20만명이 현재 한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감염병이 유행할 때 이들을 돕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습니까?”주한유럽연합대표부 마렉 레포보스키(Marek Repovský) 일등참사관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 당시 국민들과 소통에 문제가 있었고 이를 어떻게 개선할지를 설명하는 질병관리본부 관계자에게 한 질문이다.이 질문은 지난 6월 14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공중보건 리스크 커뮤니케이션 국제회의’에서 나왔다. 이번 국제회의에는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질
마이클 고틀러(Michael Goettler) 사장님 안녕하세요.“There was no mention of Ibrance in the question and answer session at the Pfizer media event for rare diseases.”지난 3일 한국화이자로부터 받은 전화입니다. 사장님이 참석한 한국화이자 주최 미디어행사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청년의사가 창간한 영자지인 소속 기자도 당시 미디어행사에 참석했고 사장님의 발언으로 쓴 기사에 대한 문제제기였습니
"어디서 오셨나요?”“청년의사 이민주입니다.”“청년의사 기자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지난 25일 대한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가 열리던 행사장 입구에서 본지와 한의협 홍보실은 이런 말로 실랑이를 벌였다.최근 김필건 회장은 수가협상 결과와 2차 상대가치 개편으로 인하된 수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후 일주일이 지나도록 사퇴서를 제출하지 않자, 이번 임총에서는 김필건 회장의 사퇴 권고안 상정될 예정이었다.이날 김 회장이 정확한 사퇴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경우 탄핵 긴급동의안이 상정될 가능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일까. 어수선한 틈을 노린 고도의 전략일까.보건의료정책을 주도하는 보건복지부의 장관 임명 지연으로 사실상 업무 중단도 계속되는 요즘 유독 튀는 곳이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노동조합이다. 잇따라 보도자료를 내고, 일자리 창출을 약속한 정부에게 공단 업무를 할 천여명 분의 일자리를 열어달라고 주문하고, 건강보험 40주년을 이유로 공단 역할 재정립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더 달라고도 한다.하지만 공단 노조가 주장하는 내용은 새 정부에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치부하기에는 불편한 대목이 적지 않다. 그들
취업준비생들이 두 번째로 선호하는 공기업이라는 ‘국민건강보험공단’. 2월 450명의 신규직원을 뽑는데 이어, 이달에는 청년인턴 812명 모집공고를 내면서 취준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일부는 공단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다니던 직장도 관두는 등 5개월 인턴 자리를 얻으려고 안간힘이다.대기업보다, 타 공기업보다 연봉이 높지도 않은 공단에 인턴이라도 감지덕지라며 지원자가 몰리는 데는 정년이 보장되는 안정성과 낮은 업무강도라는 점이 손에 꼽힌다. 굳이 많은 돈을 받지 않더라도 칼퇴(정시퇴근)가 가능한
매년 4월말 열리는 대한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는 그 해 추진하는 사업과 예산 등이 결정된다. 하지만 대의원들 간 불필요한 언쟁으로 회의 시간이 길어지고 ‘의결 정족수 부족’ 때문에 상정된 안건을 모두 처리하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정총에서 처리하지 못한 안건을 다시 논의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들여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하는 일도 많았다. 의협의 최고의결기구인 대의원회가 비효율적으로 운영된 셈이다.그랬던 의협 대의원회가 달라졌다. 지난 23일 열린 제69차 정총에서는 안건과 상관 없는 언쟁이 확 줄었다. 상정했던 안건도 모두
정부가 최근 바이오의약품 산업육성을 위해 관리체계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산업계에서 정부규제는 첨단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산업발전을 발목 잡는 장벽으로 비난받기 일쑤다.관련 산업계와 전문가들의 "산업발전을 위해 정부의 규제완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바이오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규정한 정부도 이같은 지적과 함께 업계의 애로사항을 최근 적극 청취하고 있다. 물론 이런 정부의 노력이 규제의 합리성과 예측 가능성을 향상시키는 결과로 이어지는지 예의주시해야 한다.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줄기세포 산업발전을 위한
서울시의사회는 57년 만에 전면적인 회칙 개정을 추진했지만 ‘정족수 미달’이라는 고질병에 무산됐다. 서울시의사회 전체 대의원 178명 중 119명 이상이 정기대의원총회에 참석해야만 정관 개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난 25일 열린 정기대의원총회에 남아 있던 대의원은 114명으로 의결 정족수에 5명이 부족했다.이날 정총에 참석해 교통비 명목으로 참석비를 받아간 대의원은 의결 정족수와 같은 119명이었다. 회의에 참석했던 대의원 5명이 회칙 개정 의결 전 회의장을 떠나 정족수가 부족해진 것이다. 이들을 두고 ‘먹튀 대의원’이라는 비아냥까
임상시험심사위원회(이하‘IRB’) 관련 취재를 하며 약물 임상시험의 다양한 단면들을 살펴봤다. 신약 임상시험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얻어 행복해하는 암환자가 있는 한편, 고혈압약 임상시험 부작용으로 고통 받는 할아버지도 있었다. C형 간염 신약이 너무 비싸 ‘임상시험 로또’가 당첨되길 기도하는 사례가 있는 한편, 취업이 힘들어 방황하다가 생계에 보태기 위해 ‘임상시험 알바‘에 지원하는 서글픈 청년의 이야기도 있었다. 피험자 개인에게 임상시험은 양날의 검이다. 새로운 치료의 기회가 열릴 수도 있지만, 효과 없이 시간만 낭
올해 환자경험평가라는 이름의 새로운 평가가 도입된다. 이를 기획했고 주관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달까지 전국 권역별로 500병상 이상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했고 지난달 22일 서울이 마지막이었다.하지만 이날 설명회는 예정시간보다 30분 가량 일찍 끝이 났다. 여느 설명회에서는 보기 드물게 요양기관 관계자들의 질문이 적었다. 아니, 적었다기 보다는 말문이 막혀 못했다는 표현이 나을 듯싶다. 병원들이 ‘전원하는 환자들에게 병원 정보를 줄 건지’, ‘설문 문항에 대한 설명방식이나 본인확인 방법’, ‘인센티브 가중
지난 21일 서초동 한 식당에서는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경기지회 (복원)준비위원회가 열렸다. 이 자리는 산부인과의사회 경기지회 (복원)준비위원회가 새로운 경기지회를 만들겠다며 익명의 공고를 통해 만든 것이다. 최영렬 전임 산부인과의사회장(지회창립 준비위원장)을 비롯해 고광덕 전 회장 등 구 집행부가 대거 포함된 준비위원회는 “경기지회가 회원들의 의견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해 새로운 지회를 만들려고 준비 중”이라며 “중앙에 정식 승인을 받겠다”고 했다. 그리고 곧바로 새로운 경기지회장과 총무이사, 감사 등을 선출했다. 신임 지회장 소감 발
지난해 봄,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40대 중반 정도로 느껴지는 여성이었다.그녀는 아는 지인과 함께 하는 모임이 있는데 언제부터인가 그가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의료기기가 있다며, 암환자 등 아픈 가족이 있는 이들에게 의료기기를 고가로 대여 혹은 판매를 하고 있다고 했다.그녀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기기가 있을 것 같지 않아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본지가 2015년 보도했던 의료기기 ‘스키오(SCIO)’에 대한 기사를 접하게 됐다고 했다.암을 비롯해 수많은 질병을 고칠 수 있고, 이 기기를 발명했다는 외국인 박사에 대한 이야기
대한의사협회 산하 한국의사100년재단이 최근 의미 있는 책을 출간했다. 가 그것이다. 일제강점기 민족 독립을 위해 뛰었던 서재필 박사 등 의사 독립운동가 10명의 업적을 담은 책이다.단순히 역사적인 사실만 나열하지 않았다. 책은 그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 역사적 사실은 쉽게 읽혔다. 그만큼 책에 정성을 많이 들였다는 걸 알 수 있었다.의협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이번 책을 기획했고 발간하는 데까지 10년 가까이 걸렸다. 지난 2006년부터 역사학자들이 참여해 의사
지난 4일 열린 ‘2017년 의료계 신년하례회’에는 그 어느 때보다 정치인들이 많이 참석, 이목을 끌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진행 중인 만큼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 반영된 듯하다. 그래서인지 이날 신년하례회에는 여야 의원 7명 등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그들 중 유독 ‘어색한’ 사람이 있었다. 국민의당 대표를 지낸 안철수 의원의 부인인 서울의대 김미경 교수다. 신년하례회를 주최한 대한의사협회 측은 여야 의원들과 함께 김 교수를 소개했다. 안 의원을 대신해 참석한 것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설명은 없이 그저 ‘서울의대 김미경 교수’로 소개됐다. 이어 국회의원들의 축사가 이어졌고 마지막으로 “서울의대 김미경 교수의 축하 말씀을 듣겠다”는 안내와 함께
“‘국가중앙병원’적합, 서울대학교병원 27.5%에 불과” 언뜻 보면 서울대병원을 비판하기 위한 기사나 글의 제목 같다. 하지만 이 제목은 지난 3일 서울대병원이 기자들에게 배포한 보도자료의 제목이다. 처음 파일을 열어봤을 때 기자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병원을 홍보하기도 바쁜 홍보팀이 병원을 지적하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다니….’ 내용도 제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이 한국갤럽연구소에 의뢰해 지난해 11월 22일부터 30일까지 전국 20세 이상 성인남녀 900명을 대상으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공개한 이 자료는 서울대병원이 국가중앙병원으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담고 있었다. 응답자의 27.5%가 국가중앙병원으로 서울대병원을 꼽았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또 다른 큰 축인 의료게이트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비선진료’도 모자라 ‘주사 아줌마’에 ‘기(氣) 치료 아줌마’까지 등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무자격자에게 주사를 맞아왔다는 정황이 특별검사팀에 포착됐다. 비선진료가 끝이 아니었던 셈이다.한 나라의 대통령이 의료시스템을 완전히 무시하고 무자격자에게 진료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그나마 의료인에 의해 이뤄진 비선진료가 낫다는 말까지 나온다. 무자격자의 의료행위는 불법으로 의료법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는 중죄다. 물
‘투명’, ‘공정’, ‘혁신’, ‘합리’, ‘소통’. 이는 다국적의약산업협회(이하 KRPIA)가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이나 정부의 약가제도 개선안 발표 등 정부의 정책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거나 드물게 회원사들의 사회공헌 활동 등을 소개할 때 빠지지 않고 사용하는 단어들이다. 하지만 이 단어들이 KRPIA 자신에게도 통용되는지는 의문이다. KRPIA는 ▲혁신적 의약품 개발 및 공급 ▲윤리적 사업관행 확립 ▲의약품 정보 신속제공 ▲국민보건향상 기여도 강화 등을 목적으로 1999년(복지부 인가 2000년 6월) 설립됐다. 그러나 홈페이지에 나온 이러한 설립 목적처럼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지는 회원사들 외에는 알지 못한다. 단적인 예가 지난 17년간 비공개로 진행된 정기총회다. 이익단체들의 가장 큰 행사 중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