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총선 이후에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과 의료개혁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 발표에 의료계가 얼어붙고 있다. 정부의 강경 추진 방침에 전공의들의 복귀가 요원해진 것은 물론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 움직임도 거세다. 초유의 유급사태를 막아보겠다는 교육부 요청에 수업을 재개했던 의대들도 수업 참여율이 떨어지는데다 예과 1학년들 사이에서도 수업 거부가 확산되면서 2025학년도 의학교육 역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의대생들에게 집단유급이 적용되든, 휴학이 인정되든 현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내년도 의학교육 현장의 혼란은 예정
4·10 총선을 앞두고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추진한 윤석열 정부를 향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무리한 추진으로 의료공백이 발생해 국민인 환자들이 피해를 입었고 이로 인한 의료 시스템 붕괴도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윤 정부 퇴진을 관철시키겠다는 인물은 다름 아닌 최대집 전 대한의사협회장이다. 최 전 의협회장은 윤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겠다며 전남 목포시에서 소나무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했다. 최 전 회장은 소나무당 의료보건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다.최 위원장은 청년의사와 인터뷰에서 윤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무도하게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개혁신당 비례대표 후보 1번으로 국회의원 도전에 나선 이주영 총괄선대위원장은 두 달 전만 해도 순천향대천안병원 소아전문응급센터에서 ‘무지개’ 같은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악착같이 싸워온 소아청소년과 의사였다.‘잘못된 정책’으로 속수무책으로 의료현장이 망가지면서 동료들은 떠났고 의료현장을 지켜 오던 그도 결국 지난 2월 1일 사직했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포함한 의료개혁 추진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하면서 의료계와 갈등도 고조되던 시기였다.그래서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는 “하루가 다르게 무너지는 의료현실에 10년을 함께한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두고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수록 의사 출신 국회의원 후보들의 정치권 입성에 대한 염원도 점점 커지고 있다. 서울 강남을 지역구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강청희 후보도 그렇다. 민주당 전통적 험지로 꼽히는 강남을에서 “더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한 정치”를 꿈꾸며 선거 유세에 진심인 이유다.정부의 ‘의료개혁’ 추진과정을 두고 ‘행정폭력’이라고 강력 비판한 강 후보는 국정감사를 통해 잘못된 국정을 바로 잡겠다고 했다. 누군가를 단죄하기 위함이 아닌 의료개혁으로 인해 커진 의료계를 향한 국민 불신과 오해를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추진에 국회도 들썩이고 있다. 국민의힘이 총선 모드로 전환 후 꾸린 비상대책위원회에 포함된 지명직 비대위원 2명도 의사 출신이다. 그 중 한 명이 바로 호남 출신의 내과 전문의 박은식 비대위원이다. 박 비대위원은 국힘의 험지인 광주 동남구을 후보로 출마해 호남 공략에 나섰다.정치를 하고 싶다는 생각보다 고향인 광주에 보답하고 싶어 국회의원 선거에 뛰어들었다는 박 후보의 목표는 “광주의 변화”다. 구도심을 경제발전의 한 축으로 활성화시켜 사람들이 다시 모여드는 활기찬 도시로 변화의 바람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혼란스러운 의료계 상황이 의사들의 정치권 진출을 부추기고 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 나서는 의사만 15명이다. 의료개혁으로 인한 의료계와 정부 간 풀어야 할 실타래가 엉켜있는 만큼 ‘해결사’로 소환된 의료 전문가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조국혁신당 비례 5번에 배치된 김선민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의료정책 베테랑 중 하나다.서울의대 졸업 후 예방의학을 택한 김 후보는 가정의학과와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지난 1999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수석연구원을 지낸 뒤 심평원 상근평가위원, 기획상임이사를 거쳐 여성 최초 심평원장
정부는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려도 교육 질 저하는 없다고 단언했지만 전문가들은 “의학교육을 모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라며 어이없어했다.정부가 그 근거로 제시한 의학교육평가인증은 현재 정원이 기준이며 기초의학 교수 등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의예과 2년 동안 보완하면 된다는 주장도 무책임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정원이 대폭 증원된 의대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에 주요변화계획서를 제출해 심사를 받아야 한다.2,000명이라는 숫자만 발표하고 이들을 어떻게 교육 시킬 것인지에 대한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라
'글로벌'은 쉬운 단어다. 조직과 단체와 기업이 저마다 세계를 외치고 세계를 지향한다. 이제는 'K'가 그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 글로벌과 'K'는 쉽게 이름으로 올라간다.그러나 그 이름만큼 '값'하기란 힘들다. 한국 의료도 'K-MEDICAL'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붙었지만 외국의 환자들에게는 여전히 생소한 이름이다. '국제 진료'라는 거대한 간판을 세워도 타국의 환자들은 "물어물어 겨우 병원을 찾아온다".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이름에 걸맞은 병원이 되겠다"고 나선 곳이 있다. 차병원이다.분당차병원은 지난달 4일 국제진료센터를
의학의 세계는 넓고도 넓다. 때문에 진로를 선택해야 하는 의대생과 젊은의사들은 고민이 많다. 어떤 전공이 나에게 가장 잘 맞을지, 어떤 진로가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해 줄지, 미리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더욱이 ‘의학의 꽃’이라고들 하는 내과에는 내분비내과, 소화기내과 등 분과만도 9개나 된다. 하지만 최근 내과가 3년제로 바뀌면서 내과를 염두에 두고 있는 미래 의사들에게 자신에 맞는 세부전공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사라졌다. 그리고 이러한 기회의 상실은 지원자 감소라는 현실이 돼 버렸다. 매년 30~40명에 육박하던 전임의 지
울산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김장한 교수가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김 후보는 학창시절을 오롯이 보낸 고향 김해를 ‘젊고 똑똑하게’ 변화시켜 보겠다는 의지로 최근 국민의힘 김해을(乙) 예비후보로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김 후보는 서울의대 해부병리를 전공했으며 이후 서울법대에서 법학을 공부해 의료법, 법의학, 의료윤리에 두루 해박하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장과 대한법의학회장, 대한의료법학회장 등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분야 선두에서 목소리를 내 온 인물이다. 이번 총선 도전도 김 후보에게는 다르지 않다. 전문분야인 의학과 법학
전공의 정원을 채우지 못한 채 새해를 맞은 수련병원들의 표정이 어둡다. 전공의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곳은 전문의 이탈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1월 중으로 추가모집이 진행되지만 그 대상조차 되지 않는 과들도 있다. 전공의 추가모집 대상을 정하는 권한은 보건복지부에 있다.2024년도 상반기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전기모집 결과, 정원보다 지원자가 많았지만 결국 확보된 인원은 정원보다 적었다. 인기과로 지원이 쏠렸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전공의 모집에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정원 조정 여파로 비수도권 수련병원 중에는 필수의료 분야
대학병원들이 필수의료 분야 전공의를 확보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특히 비수도권 지역은 ‘수련보조수당 파격 지원’을 내걸고 전공의 모집에 나섰다.정부는 지역 의료인력 확충을 위해 2024년도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모집부터 비수도권 배정 정원을 늘렸다. 하지만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를 비롯한 필수의료 분야 전공의 지원율은 비수도권일수록 낮았다(관련 기사: 비수도권 전공의 정원 늘리자 인기과로 몰렸다).이에 비수도권 대학병원들은 수련보조수당 지급을 자구책으로 마련했다.대전을지대병원은 심장혈관흉부외과와 외과
젊은 의사들은 궁금하다. 의과대학에 들어오기 전부터 인기과는 이미 인기과였고 기피과는 그저 기피과였다. 의대생 지망을 다룬 설문조사가 발표되거나 전공의 모집 결과가 나오면 선배 의사들은 '역시 그럴 줄 알았다'고만 했다. "필수의료는 망했고 MZ세대는 어쩔 수 없다."궁금한 젊은 의사들은 진짜 답을 찾아나섰다. 지난 11월 18일 열린 제10회 젊은의사포럼 전공박람회 '무엇이든 물어보살'은 의대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나란히 배치한 '인기과'와 '필수의료과' 모두 북적였다. 이들은 "필수의료를 선택하면 정말 그렇게 힘든지" 궁금해
대한의사협회가 내년 4월 총선을 벼르고 있다. 22대 국회는 21대와는 달라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21대 국회에서는 ‘의료인 면허취소법’, ‘수술실 CCTV 설치법’ 등 의료계가 반대하는 법안들이 줄줄이 통과되고 막바지에는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신설법’ 처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이에 의협은 지난 2일 총선기획단을 발족하고 일찌감치 활동을 시작했다. 의협 총선기획단에는 16개 시도의사회와 직역 의사회 등에서 총 34명이 참여한다. 상임단장은 의협 김성남 부회장이 맡았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일은 내년 4월 10일이다.의
“신장이식 후 3~4년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던 환자가 있었다. 감염 후 비정형용혈성요독증후군(aHUS) 증상이 나타났다. 신장 손상, 혈소판 감소, LDH 상승 소견을 보여 aHUS가 의심됐다. 하지만 검사결과를 기다리는 중 상태가 빠르게 악화, 긴급으로 혈장교환술을 실시했다. 신장이 손상되는 것을 최대한 막아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혈장교환술 전 혈액 채취를 안했다는 이유로 사전심사에서 불승인됐다. aHUS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신장조직검사 결과지와 혈액검사 등 추가 자료를 첨부하여 재심의를 신청을 했지만 이마저 받아들여지지
의사들이 필수의료라고 하는 ‘바이탈(vital) 과’를 기피하는 이유 중 하나가 사법 리스크다. 형사처벌에 수억원대 손해배상까지 물어야 하는 위험부담을 안고 환자를 진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법적 부담 완화 필요성을 언급할 정도다.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의사를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기소하고 형사처벌하는 비율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온 바 있다(관련 기사: 매일 의사 2명씩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기소됐다).의료전문변호사로 수십년 째 활동하고 있는 법무법인 세승 현두륜 변호사는 “법원이 요구하는 임상의학 수준이 너무 높기
정부는 지역 의료 인력 확보 차원에서 비수도권 전공의 정원을 늘렸지만 그 효과는 ‘인기과’에 집중됐다. 비수도권은 지원자들이 인기과로 쏠리면서 필수의료 분야 전공의 지원자를 찾지 못하는 병원들이 속출했다.보건복지부는 지난 7일 ‘2024년도 상반기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전기모집 지원 결과’를 공개하며 “전년 대비 지역 전공의 정원을 확대함에 따라 비수도권 지원자도 대폭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복지부 차원에서 전공의 모집 결과 공개는 이례적이다.실제로 2023년도 상반기 전공의 전기모집 당시 비수도권 지원자는 1,140명이었지만
정부가 비수도권 전공의 정원을 늘렸지만 의사들은 수도권으로 향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전공의 정원 조정 정책으로는 수도권 쏠림을 막지는 못했다.26개 전문과목 중 가장 많은 전공의를 뽑는 내과에서 드러난 현상이다. 2024년도 상반기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모집에서 내과는 정원보다 지원자가 많았다. 하지만 비수도권은 미달이었으며 ‘빅5병원’을 제외하면 전체 지원율도 100%를 넘기지 못했다.청년의사가 입수한 ‘2024년도 상반기 내과 전공의 모집 결과’ 자료에 따르면 내과는 총 622명(별도정원 포함) 모집에 657명이 지원했
국립대병원조차 주요 필수의료 분야 전공의 정원 미달이 속출했다. 과에 따라 전공의 지원자를 단 한명도 찾지 못한 병원도 나왔다. 수도권 2개 병원과 나머지 비수도권 국립대병원 사이 간극도 두드러졌다.청년의사가 지난 6일 마무리된 '2024년도 전반기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모집' 결과를 바탕으로 전국 15개 국립대병원(분원 포함) 전공의 지원율을 분석한 결과다.15개 국립대병원에서 전공의 총 850명을 모집해 876명이 지원했다. 총 지원율은 103.1%다. 그러나 수도권인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을 제외하면 지원율은 95.0%
의사 1,002명이 전문의 수련교육을 받기 위해 ‘빅5병원’으로 향했다. 전체 전공의 정원의 4분의 1 가량이다. 하지만 진료과별 전공의 지원 양극화 현상은 빅5병원도 피해갈 수 없었다. 소아청소년과나 산부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등 기피과는 빅5병원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청년의사가 2024년 상반기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모집 마지막 날인 6일 주요 수련병원 75곳을 조사한 결과, 42.7%인 32곳이 미달이었다. 수련병원 75곳에 배정된 전공의 정원은 3,159명으로 전체 모집 정원인 3,464명의 91.2%다.반면 빅5병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