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인과 달리 짙은색 직모에 모발 밀도 낮고 이마선이 평평

대한모발학회, 동아시아인을 위한 최초의 모발이식수술 가이드라인 연구

서양인과 다른 특성을 가진 동아시아인을 위한 맞춤형 모발이식수술 가이드라인이 나왔다.

대한모발학회(회장 홍성철)가 최근 서양인과 다른 동아시아인의 두상과 모발 상태, 피부의 특성 반영한 모발이식수술 지침을 제시한 최초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지난 7월 미국피부외과학회지 (Journal of Dermatologic Surgery)에 ‘동아시아인 환자를 위한 모발이식술 가이드라인’(Guidelines on Hair Restoration for East Asian Patients)이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가이드라인 개발에는 세계모발이식학회 황성주 부회장(황성주털털한피부과)을 중심으로 이인준(연세노바피부과), 김정철(경북대병원 김정철 모발이식센터장), 정재현(강남연세성형외과), 이영란(아나모헤어플랜트의원)이 참여했다.

모발이식수술은 M자나 O자형으로 발생하는 패턴형 탈모 및 미용적인 이마선 교정 외 눈썹이식 및 음모이식 등 전신에 이뤄지는 수술이다. 최근 탈모 인구가 늘고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모발이식수술의 건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동아시아인은 서양인과 달리 이마선이 비교적 평평한 단두형 얼굴형을 가지고 있으며 서양인에 비해 굵고 짙은 모발이지만 모발의 밀도가 낮아 이식할 수 있는 모발의 수가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동아시아인의 경우 두피에서 모발의 뿌리에 해당하는 모유두까지의 길이가 서양인에 비해 길어 모발이식수술 과정에서 모낭 절단의 위험이 높고 눈에 보이는 흉터가 발생하는 비율이 높아 좀 더 정교한 수술 방법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황성주 원장은 “기존 모발이식수술 가이드라인은 서구 중심의 수술지침으로 서양인과 다른 동양인의 이마선, 모발, 피부색, 흉터 발생위험이 큰 특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며“연구에 참여한 의료인들의 수술 경험 교류와 다양한 문헌의 종합적 검토에 기초해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에게 적합한 모발이식수술 지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마선 모양 설정부터 뒷머리에서 이식할 모낭과 두피 부위를 떼어내는 공여부 채취 방법, 이식할 두피 조직을 분리하는 이식편 준비, 모발을 심는 식모기법, 수술 효과를 높이는 약물 치료법 등 모발이식수술 전 과정에서 동아시아인의 특성에 최적화된 수술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흉터나 반점 발생 가능성 높은 동아시아인은 정교한 수술법 택해 수술흉터 발생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연구진은 수술과정에서 피부가 두껍고 모낭의 깊이가 깊어 절개 시 흉터가 발생하기 쉽고 반점 등의 색소침착 위험이 높은 동아시아인의 피부 조직의 특성을 고려해 모발이식수술을 할 것을 강조했다.

한 환자에서도 모낭의 길이 차이가 크기 때문에 모낭 채취 후 각각의 길이에 따라 이식하는 깊이를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모발이식수술을 받은 부위의 모발은 영구적으로 빠지지 않지만 주변 부위의 모발에서는 탈모가 지속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약물치료도 중요하다.

약물은 수술시기를 늦추거나 수술 후에는 모발밀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므로 적극적이 약물치료도 권고했다.

가이드라인에서 권장하는 치료제는 FDA의 승인을 받은 남성형 탈모치료제 경구용 피나스테리드제제와 국소용 미녹시딜제제이다.

또 연구자들은 앞머리와 정수리에 효과적인 약물치료가 일찍부터 시행되었을 경우 모발이식수술 시기를 늦출 수 있음에 주목하며, 초기 탈모의 경우 모발이식수술에 앞서 피나스테리드제제와 미녹시딜제제의 약물치료를 시행할 것을 권했다.

이 외에도 가이드라인은 미용적인 이마선 교정, 눈썹이식수술, 음모이식수술 등 전신에 이뤄지는 모발이식수술 전체에 대한 권고지침도 마련했다.

대한모발이식학회 홍성철 회장은 “한국 의료진의 풍부한 수술 경험을 집적한 이번 가이드라인의 발표는 동아시아인 모발이식 수술에 있어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일 것이란 기대가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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