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보니' 이어 애브비 'OPr+D'도 8주 효과 입증…학회, 국내외 의료진 등 기대 높아

C형간염 환자의 약물치료 기간을 줄이기 위한 시도와 연구가 활발하다.

최근 애브비는 C형간염 치료제인 OPr+D(Ombitasvir/paritaprevir/ritonavir+dasabuvir, 옴비타스비르/파리타프레비르/리토나비어+다사부비르) 요법의 8주 치료 데이터를 발표했다.


제3b상, 다기관, 오픈라벨, 단일 환자군 임상시험인 GARNET 연구에서 간경변증이 없고 치료 경험이 없는 유전자형 1b형 만성 C형 간염 환자 98%(n=160/163)가 OPr+D 요법 이후 12주 지속 바이러스 반응(SVR12)을 보였다.

GARNET 연구는 OPr+D 관련 연구 중 8주 요법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된 최초의 연구다.

8주 치료요법 시도는 이 뿐만이 아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C형간염 치료제인 ‘다클린자’(성분명 다클라타스비르)+‘순베프라’(성분명 아수나프레비르) 병용요법, ‘하보니’(성분명 레디파스비르+소포스부비르), ‘소발디’(성분명 소포스부비르) 등은 일반적으로 12주에서 24주 치료기간을 요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중에서도 하보니는 국내 허가사항에서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에서 기저시점의 HCV RNA ≤ 600만IU/mL인 경우 8주 치료기간이 고려될 수 있다'고 언급돼있다.

애브비가 개발 중인 OPr+D 요법은 하보니와 달리 3상 임상시험에서 환자의 HCV RNA 수치가 고려되지 않았다.

또 국내 학회 발표에 따르면, 임상시험을 통해 모든 유전자형에서 높은 SVR을 달성하는 것으로 입증된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GS9857(VOX) 병용요법에서도 치료기간을 6주 또는 8주로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

다만 이 요법은 대상환자를 늘린 임상시험에서 6주로 치료기간을 줄일 경우 SVR이 80% 수준까지 떨어지는 데이터가 나와 적어도 8주 치료는 시행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C형간염 치료제들의 치료기간 단축은 그 자체만으로도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지만, 치료제가 고가의약품임을 고려하면 치료 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상당한 이점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OPr+D 요법의 8주 치료 결과는 새로 공개된 ‘유럽간학회(EASL) 만성 C형 간염 치료 권고사항’에 포함되기도 했다.

때문에 국내외 의료진의 기대가 적잖다.

중앙대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김형준 교수는 지난해 대한간학회 학술행사에서 "일부 약물의 경우 치료기간이 6주에서 8주까지 단축되는 등 C형간염 치료제는 여전히 복잡하면서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산부산대병원 소화기내과 윤기태 교수도 올해 대한간학회 학술대회에서 “다양한 형태의 치료법이 필요하겠으나, 유전자형과 관계없이 간단하게 8주로 치료할 수 있는 단일제가 곧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GARNET 연구 저자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J.W. 괴테대학교 스테판 제우젬(Stefan Zeuzem) 의학과장도 “OPr+D는 이미 12주 치료에서 높은 완치율을 보였다. 이제 간경변증을 동반하지 않는 유전자형 1b형 만성 C형 간염 환자를 OPr+D로 8주만에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말했다.

독일 함부르크 아스클레피오스병원 피터 부기쉬(Peter Buggisch) 박사는 하보니 관련 행사에서 “유전자형 1형 환자 중 초치료 환자나 간경변이 진행되지 않은 환자 등 높은 치료성적이 예상되는 환자군을 선별해 하보니 8주 요법으로 치료하는 접근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OPr+D는 현재 유럽 연합에서 간경변증을 동반하지 않거나 대상성 간경변증을 동반한 유전자형 1b형 환자 치료제로 승인받았으며, 하루 2회 12주간 복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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