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화이자제약 오동욱 대표 “매출·조직문화·윤리경영 리더십 보여줄 것”

세계 NO1. 제약사로 불리는 화이자. 일각에선 이 같은 화이자의 위상은 자체 신약개발 보다 인수합병을 통한 끊임없는 몸집 불리기를 통한 것이라는 시샘 어린(?) 지적도 있지만,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과 인수합병 등을 통한 파이프라인 강화는 성공을 거듭해 왔다.

과거 와이어스 흡수를 통해 성장을 이어왔던 화이자는 최근에도 美 생명공학업체 ‘메디베이션’을 인수했다. 기존에는 몇몇 대형 만성질환치료제가 중심이었다면, 희귀난치질환 등 다변화되고 있는 현 시장 변화에 발맞춰 사업 확대와 성장을 꾀하고 있다.

이러한 본사의 변화는 한국화이자제약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와이어스 인수에 따른 매출액 규모 확대로 다국적제약사 국내 지사 중 1위 입지를 굳힌 후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인수합병 여파로 제품 파이프라인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다만 김영란법 시행과 이어지는 리베이트 규제 강화, 고가신약에 대한 약가제도 개선 등 국내 제약산업의 환경은 기존의 영업마케팅 등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대내외적 변화의 흐름 속에서 오동욱 대표가 올해 1월 취임하며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세계 제약산업은 물론, 국내 정책과 시장의 변화에도 발맞춰야 하는 상황에서 오동욱 대표는 어떤 계획과 비전을 갖고 있을까. 그 청사진과 경영철학 등에 대해 들어봤다.

한편, 오동욱 대표는 2010년 한국화이자 스페셜티케어 사업부 총괄, 2014년 백신사업부문 아시아 클러스터 대표를 거쳐 2016년 1월 1일자로 한국화이자 대표이사 사장 겸 혁신제약사업부문 한국 대표로 선임됐다. 1994년부터 한일약품공업, 한국MSD,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한국와이어스 등을 거쳤으며, 서울대학교에서 약학 석사를 취득했다.




- 늦었지만 대표 취임을 축하드린다.

도움을 주는 분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화이자와 같이 바이오헬스케어 업계를 선도하는 회사의 대표 자리를 맡게 된 것도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개인적으로도 큰 자부심을 느낀다. 한편으론 무거운 책임감도 있다. 하지만 책임감이나 부담은 항상 새로운 역할을 맡았을 때의 도전이자, 기회라고 생각한다.

- 어떤 대표로 기억되고 싶나.

화이자는 오랫동안 (제약)시장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고 있고, 대내외적으로 선도적 제약기업의 역할을 잘 해왔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외형적인 부분보다는 직원들의 눈높이에서 경청하고 대표이사로서 지닌 방향성을 직원들과 격식 없이 나누고자 한다. 비교적 편한 식사자리나 티타임 등을 통해 직원들과 소통하는 기회를 갖고 싶다. 일선 직원들의 고충이나 향후 비전을 충분히 경청하고 실제 의사결정에 반영해서 직원들이 더욱 업무에 몰입하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향후 이러한 조직문화를 통해 직원들의 자부심이 한국화이자제약의 강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 화이자는 인수합병 등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변화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세계 제약시장은 변화하고 있다. 이전까지 상위 제약사들은 몇 개의 블록버스터가 전체 매출을 감당하는 구조였다. 화이자도 ‘리피토’나 ‘비아그라’와 같은 제품들이 매출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급변하는 시장 환경, 제네릭 제품과의 경쟁, 낮아지는 특허장벽 등의 상황 속에서 소수 제품에 매출을 의존하기는 어렵다. 주력 분야를 다양화함으로써 지속성장이 가능한 모델을 만드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화이자는 이러한 변화 또한 선도하고 있다. 최근 인수합병을 통해 유망한 제품을 얻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미국 메디베이션사의 인수, 아스트라제네카 항생제 사업부 인수도 화이자의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국내에서도 치료옵션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 항암제는 이전부터 주요한 분야로 꼽혀왔지만, 최근 그 중요성이 더해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화이자는 항암제 분야에 대한 영향력이 대외적인 위상에 미치지 못했다.

맞다. 화이자 포트폴리오 중 항암제 영역은 역사가 길지 않고, 신장암, 폐암 영역에 국한돼있었다. 그러나 최근 허가받은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인 ‘입랜스’를 시작으로 항암제 비중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항암제 역시 화이자의 미래가치를 대변하는 제품군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제품과 관련해 덧붙이면, 향후 눈여겨봐야 할 제품 중 하나가 경구용 류마티스치료제 ‘젤잔즈’다. 보험급여기준이 확대되길 기다리고 있다. 또 정부 금연사업과 맞물려있는 금연 치료제 ‘챔픽스’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제품이다. 이밖에 ‘애드빌’ 등 컨슈머헬스케어도 적극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 과거보다 의학부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다국적제약사는 물론, 주요 국내제약사들도 의학부를 강화하는 것이 이를 반증하는 것 같다.

그렇다. 신약이 환자에게 사용되기 위해선 보험급여가 적용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근거를 중심으로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 즉, 높은 수준의 의학적 전문성이 요구된다는 말이다. 때문에 의학부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화이자의 경우 각각의 사업부 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각 사업부마다 의학부가 따로 구성돼있다. 사업부 체제를 통해 마케팅 및 영업 부서 뿐만 아니라 의학부도 보다 전문성을 갖고 사업부만의 시너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 지난해 한미약품의 기술수출이 이슈였다. 이에 국내 제약사의 기술 및 연구 역량에 대한 평가가 상향조정되는 분위기다. 화이자의 한국의 연구개발 등에 대한 평가와 관심은.

개인적으로 국내 의료진의 기술, 지식수준이나 전문성, 임상수행능력, 국내사들의 신약 유망물질 개발능력은 가능성과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람으로서 한국 기업이 글로벌 수준으로 발전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를 소망하고 있다. 때문에 화이자 안에서도 한미약품과 같은 협업 사례가 나올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생각이다. 참신하고 유망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본사에서도 관심을 갖고 투자할 것이라고 본다.

- 김영란법이 제약업계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다. 한국화이자의 대응책은.

윤리경영은 회사 명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다. 한국화이자제약은 김영란법 이전부터 약사법과 공정경쟁규약 하에서 투명한 사업환경 조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이러한 성과로 오송신약대상에서 윤리경영상을 받기도 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김영란법 시행 후에도 정부 시책에 맞춰 적극적으로 협조할 예정이다.

- 전 이원식 부사장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이직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직을 통한) 활발한 교류는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정부에서는 국내 헬스케어 발전을 위해, 기업에서는 사회공헌을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교류를 통해 견해의 차이가 줄어들고 상생을 이뤄낼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고 긍정적이라고 본다.

또 장기적으로 볼 때 화이자와 같은 글로벌 제약기업들이 오픈이노베이션 파트너십을 통해 적극적으로 한국 기업과 사회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거나 혁신 신약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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