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로비에서 구호 외치며 파업 이어가…오후에는 민주노총 총파업 궐기 합류




서울대병원이 성과연봉제 저지를 위한 파업을 이틀째 이어가고 있다.

서울대병원노조원 250여명은 28일 오전부터 병원 로비에 모여 "의료는 상품이 아니다", "성과연봉제 도입 절대 반대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 자리에서 노조원들은 병원 근로자들의 근무 환경 실태를 설명하며 의료기관의 성과연봉제 도입은 절대 반대라고 주장했다.

간호사 A씨는 “현재 간호사들은 하루 8시간 3교대, 심할 때는 12시간 2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며 “이 어려운 일을 자꾸 해내는 간호사들에게 성과를 내라고 병원이 강요하고 있다. 병원이 말하는 성과는 과도한 검사, 비싼 검사, 위험한 검사가 대부분이라 이는 환자들의 의료비 증가로 이어 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성과연봉제 도입은 환자들에게 나쁜 약을 복용시키는 것”이라며 “우리는 서울대병원 직원이기 전에 의료인이다. 의료인인 우리가 환자들에게 그런 일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서울지역본부 최은영 총무국장은 “이번 파업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성과연봉제”라면서 “정부가 작년에도 그렇고 올해도 강압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총무국장은 “서울대병원이 성과연봉제 시행 예정인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돼 있고 현재 지침은 없지만 병원장도 '정부지침이 내려오면 거부할 용기가 없다'고 말했다”며 “공공의료기관에 성과연봉제 도입 시도가 계속되는 만큼 이를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기는 했지만 100일, 200일 계속 파업을 이어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병원 측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않겠다는 입장과 기타 요구사항에 대한 개선안을 밝히면 언제든지 파업을 풀고 업무에 복귀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대병원을 찾은 일부 내원객들은 파업으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 내원객은 노조원들을 향해 “병원에서 무슨 파업이냐”며 고성을 지르고 항의해 노조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몇몇 내원객들은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파업 현장을 지켜봤다.

내원객 B씨는 “파업의 의도는 알겠지만 병원 로비 한가운데서 노래를 틀어놓고 큰 소리로 구호를 외쳐 놀라기도 하고 진료 받기 불편했다”며 “언제까지 파업이 계속될지 걱정된다”고 했다.

한편 서울대병원노조는 이날 오후 예정된 민주노총 총파업 궐기에 참여한다.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진행되는 이번 궐기에는 서울대병원노조를 포함한 민주노총 조합원 1만6,000여명이 참여해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를 촉구할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집회 후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기계산업진흥회를 거쳐 새누리당 당사까지 행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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