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치운 교수, 아빌리파이 기전상 안전성 강조…"한달 간격 방문도 치료 중 하나"

환자 순응도를 고려한 조현병 치료는 월 1회 용법 치료제로도 충분하며, 약물 자체 안전성이 순응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이를 중시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31일 더 플라자 호텔에서 한국오츠카제약 주최로 개최된 '아빌리파이메인테나 출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가톨릭대 정신건강의학과 배치운 교수는 조현병 치료제 약물 선택에서 '아빌리파이메인테나'(성분명 아리피프라졸)의 안전성에 무게를 뒀다.

오츠카제약과 룬드벡이 공동 개발한 아빌리파이메인테나는 1회 투여시 4주간 약효가 지속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 조현병 치료제로,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가 승인됐다.

현재 조현병 치료 패러다임은 월 단위로 투여하는 주사제가 주도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으며, 이미 얀센에서는 월 1회 용법 주사제인 '인베가서스티나'(팔리페리돈)에 이어 3개월마다 투여하는 주사제인 '인베가트린자'를 내놨다.

아빌리파이메인테나 역시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의 결과로, 향후 인베가와 아빌리파이는 경구제에 이어 월 단위 주사제로 라이벌 경쟁을 이어가게 될 예정이다.

다만 두 치료제는 각각의 특징을 갖고 있는데, 인베가와 아빌리파이는 작용기전부터 다르다.

인베가는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하는 반면, 아빌리파이는 도파민-세로토닌계 정신신경용제(DSS, Dopamine Serotonin System Stabilizer)로서 도파민 D2와 세로토닌 5-HT1A 수용체에 대한 부분 효현 작용과 세로토닌 5-HT2A 수용체에 대한 길항작용을 매개로 조현병을 치료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이러한 기전적 차이로 인베가는 비교적 치료 효과가 높고 성적기능 이상, 인지기능 장애 등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는 반면, 아빌리파이는 도파민에 부분적으로 작용해 치료 중 나타나는 부작용이 비교적 적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인베가는 3개월 간격 투여용법의 트린자가 있어 투여 횟수를 최소화시키는 데 있어서는 아빌리파이보다 우위에 있다.

때문에 성분의 유효성과 안전성, 투여간격 중 어느 것을 중시하느냐에 따라 약물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배치운 교수는 사견임을 전제로 "(무엇을 우선할지는) 조심스럽긴 하다. 그러나 환자에 따라서는 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모니터링 간격이 달라질 필요가 있다"면서 "질환이 안정화된 환자에게는 3개월 간격의 투여용법도 가능하겠지만, 갑작스럽게 악화되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어 "때문에 (월 1회 용법의 주사제를 사용하면서)한 달 간격으로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조현병 환자에게 유리할 수 있다"며 "한 달 간격으로 병원을 방문하게 하는 것은 외출 유도와 다른 환자와의 교류 등 사회적인 성향을 심어주기 위한 자체적인 치료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조현병 환자의 재발은 낮은 약물 순응도가 주요인자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조현병 치료에서는 환자 순응도에 영향을 미치는 약의 부작용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며 "최근에는 국내 환자들도 도파민 차단 시 나타나는 성적기능 이상 부작용에 대한 민감도가 많이 높아졌다. 약물의 효과도 중요하지만 부작용은 치료 유지에 상당히 중요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나오는 데이터를 보면 안전성 측면에서 아리피프라졸이 팔리페리돈보다 상대적으로 나은 경향을 보인다. 아빌리파이메인테나는 안전성 측면에서 기대할 수 있는 프로파일을 가진 약"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치료제 간 교체투여는 쉽지 않은 문제다. 두 치료제는 작용기전이 달라 교체 투여 시에는 교체하고자 하는 성분의 경구제를 먼저 4주간 투여해 안정화가 이뤄져야 주사제 투여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인베가서스티나를 투여받던 환자가 아빌리파이메인테나를 투여받기 위해서는 우선 아빌리파이 경구제를 4주간 투여해야 주사제 투여가 가능해진다.

이러한 점은 인베가에 비해 비교적 주사제 출시가 늦었던 아빌리파이가 신규환자나 기존까지 아빌리파이 경구제를 복용하던 환자 외에 인베가서스티나를 처방받는 환자까지 노리는 데 장벽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배치운 교수는 "두 치료제간 교체투여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명확해진 가이드라인이 없고, 임상적 경험에 따라서 이뤄지고 있다"며 "경구제를 거쳐야 하는 과정은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한 달 수준의 치료제 변경은 환자에게도 충분히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빌리파이메인테나는 52주간의 이중맹검, 위약 비교연구에서 위약군에 비해 재발까지의 기간을 유의하게 지연시켰으며, 재발의 위험성 역시 1/5로 감소시키는 것이 입증됐다.

팔리페리돈 장기지속형 주사제와의 직접 비교 임상시험인 QUALIFY 연구에서는 8주차 치료부터는 대조군 대비 건강관련 삶의 질을 유의하게 개선시키는 것이 확인됐다.

또 35세 이하 연령군에서 삶의 질 척도, 전반적 임상 인상-중증도 척도, 연구자 평가 설문 점수에서도 대조군 대비 유의한 개선을 보였으며, 모든 원인으로 인한 치료 중단율은 낮았다.

300mg과 400mg 두 가지 용량으로 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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