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9일까지 코엑스서 개최… 28일 시행되는 김영란법과 일정 중복

학회 중 제약사 주최 런천심포지엄만 15개…3만원 이상 식사 금지

9월 24일부터 29일까지 세계고혈압학회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가운데 학회 기간에 부정청탁 금지 및 금품수수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됨에 따라 세계고혈압학회가 김영란법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고혈압학회는 내달 24일부터 29일까지 6일간에 걸쳐 서울 코엑스에서 국제학술대회인 ‘2016 세계고혈압학회’(Hypertension Seoul 2016)를 개최할 예정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28일. 28일은 리베이트 쌍벌제에 이어 또다시 제약업계 마케팅의 위축을 불러올 것으로 예고되고 있는 김영란법의 시행일이다.

김영란법에서는 국립 및 사립의대 교수 등을 포함한 적용 대상이 직무 관련자로부터 3만원 이상의 식사 대접, 5만원 이상의 선물, 10만원 이상의 경조사비를 받는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만으로 보면, 의대 교수들은 제약사가 주최하는 자리에서 3만원 이상의 식사를 제공받으면 안 된다.

그러나 이번 2016 세계고혈압학회 학술대회에서 구성된 프로그램을 보면 26일부터 28일까지 3일 동안 스폰제약사들이 후원하는 런천심포지엄만 15개가 잡혀있다.

27일 이전 행사는 제외하더라도 28일에 진행되는 런천심포지엄에서 제공되는 식사들은 김영란법에서 제시된 3만원이라는 가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학술대회 도중에 김영란법이 시행되기는 하지만 현재까지도 김영란법에 대한 법 해석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대한고혈압학회 홍보이사를 맡고 있는 현민수 교수(순천향의대 심장내과)는 “아직 해당사항과 관련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며 "차차 논의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학술대회 스폰서로 나선 제약사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학술대회 일정과 장소는 이미 수개월부터 1년 전에 결정돼야 하기 때문에 학술대회 스폰서로 나선 제약사들은 김영란법이라는 변수가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참여를 번복할 수는 없다.

그러나 김영란법의 여파를 피해가긴 힘들 것이라는 입장이다.

홍보부스는 예정대로 마련하더라도 실제 학술대회 부스에서의 마케팅 홍보 전략은 김영란법이 시행되는 28일을 기점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학술대회 도중에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마케팅 부스에서도 적잖은 혼란이 예상된다”면서 “김영란법 시행일이 되더라도 마케팅을 그대로 이어가는 제약사들도 있겠지만, 조심스럽게 추이를 지켜보고자 하는 제약사도 적잖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다국적제약사 관계자도 “김영란법에 대해서는 ‘대체 김영란이 누구냐’며 본사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고, 최근 들어 불거진 리베이트 이슈로 인해서 일부 다국적사들은 마케팅 활동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면서 “이번 학술대회에 참가한 다국적사들은 본사에서의 방침이나 현 상황을 고려해 다른 제약사보다 더 마케팅에 소극적으로 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편 세계고혈압학회 2016 공식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번 학술대회에는 보령제약, 대웅제약, 동아ST, 종근당, 한미약품, 삼진제약, 한독약품, JW중외제약, 유한양행, 일동제약, 신풍제약, CJ헬스케어, LG생명과학, 오르몬헬스케어 등의 국내사와 한국화이자제약, 한국메나리니,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한국다이이찌산쿄, 사노피코리아,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바이엘헬스케어코리아, 한국MSD, 한국머크, 한국노바티스, 한국다케다제약, 한국세르비에, 미쓰비시다나베파마코리아 등의 다국적제약사까지 합쳐 총 27개가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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