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학회 채성원 이사 “난청이 우울증, 스트레스, 치매 등 유발할 수 있어”

고령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노화성 난청 환자들이 늘어가는 가운데 노화성 난청치료에 대한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5일 대한의사협회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귀의날 50주년 기념공청회’에서 대한이과학회 채성원 공보이사(고려의대 이비인후과)는 ‘100세 시대 점점 심각해질 노화성 난청에 대한 준비’라는 발제를 통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노화성 난청 환자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채 이사는 “현재 40dB이상의 노화성 난청으로 보청기가 필요한 인구는 약 56만 8,000명이지만 보청기 구입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받는 65세 이상 청각 장애인은 15만 9,000명에 그치는 상황”이라며 “보청기 도움이 필요한 약 40만 9,000명의 노화성 난청 환자들은 국가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난청으로 인한 의사소통의 부재가 우울증, 스트레스, 치매 위험 증가 등의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며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노인에게는 100만~500만원의 보청기는 부담이 될 수 있고, 이런 경제적 문제로 인해 청각재활이 적절한 시기에 이뤄지지 못하면 더 큰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채 이사는 장애인복지법상 청각장애인에 대한 공적 부조는 있지만 65세 이상 노화성 난청 인구에 대한 공적 부조가 없는 상황이어서 제도개선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채 이사는 “초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65세 이상 노인 인구수가 급증하는 것을 감안할 때 노화성 난청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청각 장애 기준에는 못 미치지만 귀 양측 41dB이상의 청력 저하를 보이는 약 40만 9,000명의 노화성 난청환자에 대한 지원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는 과다한 음향기기 사용으로 인해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청소년 소음성 난청 문제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과학회 박상호 개원이사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귀는 과연 건강한가?’라는 발제를 통해 현재 우리나라에서 실시하고 있는 청소년 청력 검사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박 이사는 "청소년 청력 검사는 다양한 주파수에 대한 검사가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 진행되는 검사는 1,000㎐의 단일주파수에서 35㏈에 대한 소리가 들리는지 아닌지만 판단하고 있다"며 "성장발달 과정에 있는 청소년은 청각이 예민한 상태로 이런 단순한 검사만으로는 난청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실시하는 학교검진에선 청소년들의 난청 유병률이 0.47%수준에 그치지만 이는 검진 내용이 부실한 결과일 뿐 실제로는 위험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어폰 등의 과도한 사용으로 ‘귀가 먹먹하다’, ‘대화시 잘 알아 듣지 못한다’, ‘이명이 나타난다’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 이사는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학교 검진 개선을 통한 난청 조기 발견 및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는 “청소년 소음성 난청은 조기에 발견해 진행을 방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학교 검진을 개선해 정기적인 청력검진을 실시하고 예민한 청력 검진 방법(CDC, Niskar 진단 기준을 적용)과 고막 검진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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