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시원 “응시료 인하와 응시생 편의 증진 기대”…의대협 "본4 1752명 중 65% 반대"

현행 이틀간 진행되는 의사 국가시험을 하루로 단축하겠단 정부의 방침에 다수의 의대생들이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21일 개최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여름정기대의원총회에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임종규 사무총장, 김경태 시험관리부장, 김진구 시험관리차장,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이스란 과장, 의료자원정책과 이효진 주무관 등 국시를 담당하는 정부 주요 관계자들이 대거 자리해 내년 국시 단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국시원은 최근 내년 1월 6~7일로 예정된 의사 국가시험 하루로 단축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총회에서 임종규 사무총장은 “시험문제 수 축소(기존 400문제에서 360문제로 축소)로 인해 시간이 감소됐고, 이전부터 이틀 간 시험에 대한 개선 요구가 있었다”며 “2018년부터 ‘1일 시험’을 시행하려고 검토 중이었는데 올해 7월 15일 제81회 의사 국시 일정 공고 후 토요일 시험 시행에 대한 특정 종교의 민원이 있었다”고 국시 1일 시행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제기된 민원을 다각도로 논의하던 중 시험 출제위원장이 ‘어차피 2018년부터 1일 시험을 시행하려 했으니 한 해 앞당겨 2017년부터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을 제시해 본격적으로 논의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임 사무총장은 ‘1일 시험’ 전환 시 응시료 인하 및 응시생 편의 증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일부 대학 응시생들은 시험 지역으로 이동해 이틀 간 숙박하며 시험을 응시하는 상황에 대한 경제적·심리적 부담을 호소하며 지속적으로 ‘1일 시험’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며 “출제위원과 감독관 확보에 대한 어려움도 있어 기간 단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일 시험’이 시행되면 (시험에) 소요 비용 절감에 따라 1만5,000원 정도 응시료 인하가 가능해 응시자들의 경제적 심리적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 9월 원서접수 이전에 학생들 의견을 구하고자 이 자리에 왔고, 의견 수렴을 통해 이번 변경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이스란 과장도 “내년 1월 시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면 시험은 공고대로 시행된다”면서 “하지만 ‘1일 시험’에 대한 논의가 이전부터 있었고 내년 이후에 시험을 치게 되는 현재 본과 2,3학년들에게는 머지않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런 측면을 고려해 폭넓게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대협 대의원들은 국시원이 여론 수렴과정 없이 변경안을 추진하는 점을 비판하며 다수 학생들이 피해보는 상황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의대협 박단 회장은 “국시원은 목요일과 금요일에 시행되던 국시를 금요일, 토요일로 변경·공고하면서 학생들과 한마디 논의도 없었다”면서 “그런데 시험 일정을 공고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변경안을 내놓았다. 왜 2017년도부터 ‘1일 시험’을 추진하는지 모르겠다. 이에 대한 납득할만한 설명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단국의대 유경원 학생회장은 일부 학생들이 요구하는 ‘1일 시험’으로 다수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회장은 “내년 1월에 ‘1일 시험’이 시행되면 응시생들은 9월과 12월 모의고사도 그에 맞춰 치러야하는데 9월 모의고사는 기존처럼 이틀에 진행되고 12월 모의고사만 하루에 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한데 기회가 너무 적다. 일부 학생들 민원으로 다수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논의에 앞서 의대협은 지난 17~19일까지 전국 41개 의과대학·의전원 본과 4학년 1,7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시 1일 시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 의하면 ‘1일 시험’에 대해 응시생들은 찬성 35.8%, 반대 63%, 무효 1.2%로 반대가 찬성에 비해 약 1.76배 많았다.

찬성(중복선택 가능)을 선택한 학생들은 ▲시간 절약(65.5%) ▲체력적·심리적 부담 감소(56.9%) ▲응시료 인하(45.8%) 등을, 반대를 선택한 학생들은 ▲체력적·심리적 부담 증가(76.2%) ▲갑작스런 변화로 인한 혼란(58.5%) 등을 선택 이유로 꼽았다.

한편 이날 대의원총회에서는 ▲의대협 활동 보고 ▲재정 보고 ▲감사 보고가 진행됐으며 ▲예·결산안 심의 의결 ▲의장 선거 ▲회칙 개정 ▲의사 국가시험 시행 등에 대해 논의했다.

새 의대협 의장에는 김형호 대의원(조선의대 본과 3학년)이 선출됐으며 부의장은 출마자가 없어 선출하지 못했다.

가을에 개최될 의대협 정기대의원총회는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다.

국시원이 검토 중인 의사 국시 시간표 변경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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