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상급종병 지정기준 관련 의료의 질 평가 방안 연구 보고서 발간

상급종합병원 중에서도 관상동맥우회술(CABG), 심장수술 등 일부 요양급여 적정성평가 결과가 표준에 못 미치는 기관들이 있어 이에 대한 질 향상을 유도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시 진료권역 배분 원칙을 적용하면서 최소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상급종합병원이 있는데, 이제는 이들 기관이 상급종병으로서의 일정 수준으로 질 향상을 하지 않을 경우 지정제외 등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이같은 내용의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 관련 의료의 질 평가 방안 연구(연구책임자 황수희 부연구위원)’ 보고서를 공개했다.

심사평가연구소에서 진행한 이번 연구는 2014년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된 43개소와 300병상 초과 종합병원 113개소를 대상으로 요양급여 적정성평가 영역별로 각 항목별 등급 표준과 종합점수를 분석한 것으로, 의료기관 종별 의료 질 현황을 분석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상급종병은 평가등급을 기준으로 한 표준을 충족하고 있었고 전반적으로도 300병상을 초과하는 종병에 비해 높은 수준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심뇌질환 평가 중 CABG, 수술의 예방적항생제 사용 중 심장수술·개두술, 진료량에서는 췌장암·식도암·조혈모세포이식술 등의 항목에서 표준 이하의 상급종병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일부 평가에서는 진료건수가 부족해서 등급 제외로 평가도 받지 못하는 상급종병도 있다.




이를 평가대상별로 진료권역을 비교해보면, 심·뇌질환은 CABG를 제외하고 모든 상급종병은 2등급 이상을 받고 있지만, 전남권역 1개소는 급성심근경색(AMI), CABG, 급성기뇌졸중 영역 모두 등급제외였다.

CABG는 서울, 경기남부, 충남, 전남을 비롯해 강원, 충북권역 등 총 6개 권역에서 각 1개소씩 등급 제외 기관이 있었다.

그나마 서울, 경기남부, 충남, 전남은 표준등급 이상의 질적 수준인 상급종병이 1개소 이상은 있는 반면 강원과 충북권역은 아예 없고, 충북은 표준 이상의 종합병원도 없는 실정이다. 충북은 진료권역 자체에서 질적 수준을 만족하는 상급종병이나 300병상 초과 종병이 전무한 상태다.

주요 암수술도 전남권에서는 유방암과 폐암에서 등급 제외인 기관이 1개소씩 있었고, 경북은 유방암에서 1개소가 등급 제외였다.

이에 비해 대장암은 모든 상급종병이 표준을 만족했고, 종합점수 평균도 97.8점에서 100점으로 권역별 큰 변이가 없었다.

수술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 평가를 보면, 모든 상급종병이 2등급 이상을 받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나눠보면 권역별 차이가 났다.

심장수술은 1개소, 개두술은 2개소, 전립선절제술은 3개소에서 표준을 만족하지 못했다. 이중 전립선절제술은 진료권역별로 표준을 만족하는 상급종병이 적어도 하나씩은 있었지만 심장수술은 강원·충북·충남·전북권에서, 개두술은 강원·충북·충남권에서 수술건이 기준 미만으로 등급에서 제외됐다.

특히 일정 수준의 수술이 가능하고 표준 이상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진료량 평가를 보면 지역별 차이가 두드러졌다.




상대적으로 치사율이 높으면서 등급 표준을 만족하지 못한 기관이 많았던 췌장암·식도암·조혈모세포이식술은 진료권역별로 분석을 해본 결과, 강원권은 췌장암과 식도암·조혈모세포이식술 모두 1등급 상급종병이, 충북권도 식도암·조혈모세포이식술의 1등급 기관이 없다.

반면 서울, 경기남부, 전북, 전남, 경북, 경남권역은 3종 모두 1개 이상 표준 상급종병이 있었다.

이는 일부 진료권역에서 일정 수준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상급종병이 하나도 없다는 것으로 질적 수준이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진은 “평가의 대상 건수가 적어 등급 제외 된 의료기관의 문제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대부분의 상급종병이 표준을 만족한 AMI·급성기뇌졸중·유방암·폐암 평가에서도 1~2개 상급종병이 등급 제외를 받았고 이는 특정 상급종병에 집중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등급 제외로 접근성에 제한이 되는 것은 해당 영역의 질을 담보할 근거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표준 이하의 질적 수준을 가진 상급종병의 질 수준을 개선하고 특정영역으로만 편중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급종병의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연구진은 상급종병 지정기준에 의료 질 향상을 위한 지표를 포함하는 등 기준을 개선하고, 2회 지정평가 연속 하위 5%인 경우에는 진료권역 우선권에도 불구하고 지정을 하지 않는 등 정책적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의료 질을 높이기 위해서 환자구성상태로 평가되던 진료기능을 60% 비중에서 50%로 줄이되, 의료 질 평가 지정기준을 최소 가중치 10%를 둬야한다고 조언했다.

연구진은 “의료 질 평가 지정기준을 도입하는 것은 상급종병이 갖춰야 할 최소 질 수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으로, 자발적으로 의료기관이 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18년 상급종병 지정 기준에 실제로 반영되면서 ▲심장 ▲뇌질환 ▲주요암 ▲수술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 ▲진료량 등 5가지 영역의 적정성평가 21개 항목이 ‘의료 질 평가’ 항목으로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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