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은 국내 여성 생식기관에 발생하는 암 중에 유방암, 자궁경부암에 이어 세 번째로 호발하는 암이다. 그러나 난소암 조기 진단을 위한 적절한 선별 검사는 아직도 충분치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술과 적절한 약물 요법은 매우 중요하지만, 탈모 및 신경병증 등 항암 요법의 이상반응으로 인해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도 많다. 최근 doxorubicin을 제제학적으로 개선해 치료 효과는 향상시키면서 이상반응은 감소시킨 PLD(Pegylated Liposomal doxorubicin)의 임상 연구 결과가 발표돼, 난소암 약물 요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PLD의 주요 임상 연구 자료 및 임상 증례를 공유하고, 효과적인 난소암 치료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편집자 주>

[좌장] 이광범 / 가천의대







PLD를 이용한 효과적인 난소암 치료

이택상 / 서울의대

항 암 치 료 를 진행하면 빈혈, 호중구 감소증(neutropenia), 혈소 판 감 소 증(thrombocytopenia) 등 다양한 혈액학적 이상반응을 겪게 된다. 혈액과 관련 없는 이상반응 중
환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 는 이상반 응 은 신경병증(neuropathy)이며, 메스꺼움, 구토, 변비, 설사, 발열 등도 비교적 흔히 발생한다. 그 밖에 수족 증후군(hand-foot syndrome), 구내염(stomatitis) 등도 많이 보고되고 있다.

PLD의 제제학적 특징
PLD(pegylated liposomal doxorubicin)는 liposome이 doxorubicin을 둘러싸고 있으며, liposome의 외부는 pegylatedpolyethylene glycol로 코팅된 구조이다. 이 러 한 제 제 학 적 기 술 을 적 용 해 doxorubicin의 반감기를 연장시켰고, 이상반응은 감소시켰다. 약물 분자량이 증가함에 따라 정상 혈관 세포 사이로는 약물이 투과하지 못하므로 심근병증( c a r d i o-myopathy)과 같은 doxorubicin의 이상반응을 줄일 수 있다. 반면, 암 세포의 혈관벽은 정상 세포에 비해 조직이 치밀하지 못하므로 분자량이 큰 약물도 쉽게 침투가 가능하다. 즉, PLD는 수동 표적(passive targeting) 기전을 통해 종양에 대한 특이성을 높이고, 치료 효과 및 안전성을 모두 향상시킨 약물이다(그림).

[그림] PLD의 구조 및 약물학적 특징

PLD의 주요 이상반응
1) 수족 증후군
PLD가 doxorubicin이 가진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개선시킨 것은 장점이지만, PLD의구조적 특징 때문에 수족 증후군의 발생률은 높은 편이다. PLD는 분자량이 커서 정상적인 세포벽은 통과하지 못하지만, 모세혈관은 단일층으로 이뤄져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PLD가 통과하기 쉽다. 따라서 손이나 발처럼 신체 말단 부위에 축적되는 것이다. 또한 PLD 자체가 친수성이므로 땀샘이 많은 손과 발에 많이 분포돼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 다행히 PLD에 의한 수족 증후군은 대부분 경미하며, 3급 정도의 수족 증후군은 2주 이내에 호전된다. 1급 수족 증후군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홍반, 부기(swelling), 낙설(desquamation)이 나타난다. 2급은 정상적인 신체 활동은 가능하지만 홍반, 부기, 낙설이 관찰되며 2cm 미만의 작은 물집이나 궤양이 나타날 수 있다. 3급은보행 및 정상적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수포, 궤양, 종창이 나타나며 의복착용이 불가능하다. 4급은 감염 합병증으로 침상생활 또는 입원이 필요할 수 있으며, 병변이 국소적 또는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 있다. 수족 증후군은 PLD의 용량 의존적(dose-dependent)으로 발생하므로, PLD 투여 용량 및 투여 기간을 조절해 적절히 완화시킬 수 있다. PLD 40~45mg/m2 투여 시 1~4급 수족 증후군 발생률은 약 30% 정도이며, 3급 수족 증후군 발생률은 10% 미만으로 보고됐다(GynecolOncol , 2008, GynecolOncol, 2009). PLD 투여 후 0~1급 이상반응이 발생하면 치료를 유지할 수 있으나, 2급 이상의 이상반응이 발생하면 치료를 2주 정도 약물 투여를 연기하고 6주차에 25% 감량해 투여한 후 4주 간격으로 반복 투여한다. 단, 3~4급 이상반응이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치료를 중단한다. PLD에 의한 수족증후군 완화를 위해 p y r i d o x i n e ,dexamethasone, dimethyl sulfoxide, 간유등을 병용할 수 있으나, 아직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유효성이 입증된 바는 없다. 난소암, 유방암 또는 자궁내막암 환자 34명에게 PLD와 pyridoxine을 함께 투여하거나 PLD만 투여할 때 수족 증후군 발생률을 비교한 연구 결과, 양 군의 수족 증후군 발생률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Cancer, 2010). 또한 재발성 부인과암 환자 23명에게 PLD 50mg/m2을 4주 간격으로 투여한 전향적 관찰 연구 결과, 피험자 23명 중 9명에서 수족 증후군이 발생했고, 그 중 6명은 dexamethasone 투여 후 PLD의 용량 조절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증상이 호전됐다
는 보고가 있다(Gynecol Oncol, 2004). 아울러, PLD 투여 후 수족 증후군이 발생한 환자에게 간유를 투여해 PLD를 감량하지 않고 수족 증후군이 호전됐다는 보고가 있다(Eur J GynaecoOncol, 009).
비약물요법으로 아이스 팩을 사용해 말초 혈류량을 최소화하면 수족 증후군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부인과 암환자 53명을 대상으로 손목 및 발목에 아이스 팩을 이용해 온도를 낮추며 약물을 투여한 결과, 수족 증후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됐다는 보고가 있다(GynecolOncol.2008;108: 332-5). 수족 증후군이 발생하면 뜨거운 것을 만지지 말고, 혈관 확장이 될 수 있는 신체 활동을 피하고, 피부에 압력이 가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아이스 팩을 이용해 손과 발의 혈류량을 감소시키고,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며, 자외선 차단제 사용, 편안한 옷차림을 해야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2) 구내염(stomatitis)
수족 증후군과 비슷한 기전으로 구내염이 발생하며 대처 방안도 수족 증후군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구내염 예방 및 완화 방법으로 항암 요법 전후로 구강 위생에 주의해야 한다. 부드러운 칫솔을 사용하고 입안을 찬물로 자주 헹구거나 찬물, 찬 음료수를 마시고 얼음 조각을 입안에 물고 있으면서 온도를 낮춘다. 뜨겁고 딱딱한 음식, 자극적인 음식, 술, 담배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3) 말초 신경병증(peripheral neuropathy)
PLD의 신경병증은 타 항암제에 비해 적은 편이다. 개인적으로 신경병증성 통증에 gabapentin과 nortriptyline을 처방하는데, 20~30% 환자에서 호전을 보이는 것 같다. 일부 항경련제나 항우울제, 비타민 보조 요법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으나, 뚜렷한호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주요 임상 연구에서 보고된PLD의 안전성
CALYPSO 연구는 백금 민감성 환자의 약물 요법 시 참고할 수 있는 대규모 임상연구이다. 이 연구는 carboplatin/PLD와 carboplatin/paclitaxel을 비교했는데, 양 군의 안전성 분석 결과를 살펴보자. 호중구감소증은 c a r b o p l a t i n / P L D 군이 carboplatin/paclitaxel 군보다 유의하게 적었고(35.2% vs 45.7%, p<0.01), 혈소판 감소증은 더 많았다(15.9% v s 6.2%, p<0.001). 탈모는carboplatin/PLD 군이 훨씬 적었고(7% vs 83.6%, p<0.001), 오심/구토, 구내염 발생률은 carboplatin/paclitaxel 군에 비해 많았다. 또한 수족 증후군은 예상대로 carboplatin/PLD 군에서 많이 보고
됐으나(12% vs 2.2%, p<0.001), 신경병증발생률은 유의하게 낮았다(감각 신경병증4.9% vs 26.9%, p<0.001). 한편, 70세 이상 고령의 난소암 환자에 대한 sub-analysis 결과, 열성 호중구 감소증( f e b r i l e n e u t r o p e n i a ) 발생률은 carboplatin/PLD 군이 유의하게 낮았고 (p=0.038) 탈모증 및 감각 신경병증 발생률도 유의하게 낮았으나(p<0.001), 수족증후군 발생률은 의미 있게 높았다
(p=0.005).
백금 민감성 환자에게는 여러 가지 약물요법이 가능하다. 최근 발표된 OCEANS 연구에서는 gemcitabine/carboplatin/bevacizumab 병용 요법의 유효성이 입증됐고, carboplatin/placlitaxel을 재투여하거나 CALYPSO 연구를 근거로 carboplatin/PLD도 고려할 수 있게 됐다. PLD는 수족증후군이나 구내염 등의 이상반응을 유발할 수 있지만, 기존의 약물 요법에 비해 중증 이상반응인 골수 억제 및 신경병증 발생률이 낮기 때문에 안전성은 보다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증례
작년에 내원한 46세 난소암 환자로, 수술로 R0 상태가 됐다. 1차 약물 요법으로 carboplatin/paclitaxel을 6주기 투여했고, 이후 NED(no evidence of disease) 상태에 도달했다. 그러나 3개월 후 재발해 백금 저항성환자로 확인됐다. Bevacizumab/PLD 요법 3주기 투여 후 4주기 차에 2급 수족 증후군이 발생해 pyridoxine을 투여하면서 1주일 간의 휴약기를 두었다. 이후 증상이 호전돼 현재 공고 요법으로 7주기 치료를 진행 중이다. 환자의 종양의 크기도 상당히 감소해 만족스러운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Discussion 1
좌장(이광범): 발표하신 증례 환자의 경우 bevacizumab/PLD 병용 요법 시 보험급여가 인정되는가?

이택상: 인정된다. 현재 백금계 항암제불응성 환자에 대한 bevacizumab/PLD 병용 요법은 보험 급여가 인정된다. Bevacizumab과 병용 시 보험 급여 가능한 약물로 PLD 외에 topotecan, paclitaxel이 있다. 표적 항암제가 개발되기 전에는 백금계 항암제 불응성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는 약물이 많지 않았으므로 topotecan, paclitaxel 등을 단독으로 투여했었다. 그 후 AURELIA 연구에서 표적
항암제가 PFS(progression-free survival)를 9개월 가량 증가시키는 것으로 입증됨에 따라 각광 받게 됐다.

박성택: 증례 환자의 경우 7주기까지 투여했는데, 보통 몇 주기까지 치료를 진행하는가?

이택상: 급여 기준이 중요하다. 치료 반응이 있을 경우 9주기까지는 보험 급여가 인정된다.

홍진화: 기존 항암제를 4~5주기 투여한 환자가 PD(progressive disease)로 확인된 경우 PLD를 단독 투여한 경험이 있다. 이와같은 환자는 항암 치료 경험이 많은 상태이므로 신경병증이 발생하면 치료가 어렵다.

이택상: 3차 치료로 bevacizumab 없이 PLD를 단독으로 투여한 환자가 2건 있으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 2~3주기 진행하다가 PD 상태가 돼 중단했다.

좌장(이광범): 만약에 증례 환자에게 약물 내성이 생기면 약물을 교체할 것인가?

이택상: 이 환자는 내성이 생기면 투여할 수 있는 약물이 그리 많지 않다.

좌장(이광범): 보통 재발하면 몇 번 정도 약물 요법을 변경하는가?

이택상: 환자의 상태를 보아가며 결정할 수밖에 없다. 환자가 의지가 있고 독성에 대한 우려가 그리 크지 않다면 약물 교체 후 단독 요법을 진행하기도 한다.

임소이: 백금 불응성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는 약물 요법은 무엇이 있는가?

이택상: 백금 불응성 환자가 재발한 경우 보험 급여 기준까지 고려할 때 최적의 선택은 bevacizumab/PLD나 bevacizumab/paclitaxel 둘 중 하나인 것 같다.




실제 임상에서 PLD의 투여 증례

주웅 / 이화의대

68세 여성 환자로 2012년 3월 개인병원에서 좌측 난소난관절제술(left salpingooophorectomy)을 시행 받았고, 장 액 성 낭 종( s e r o u scystadenoma)이 발견돼 2012년 4월 타 대학병원에서 복식 전자궁절제술(total abdominalhysterectomy, TAH), 우측 난소난관절제술(rightsalpingo-oophorectomy), 골반림프절 절제술(pelvic lymph node dissection,PLND), 대동맥주위 림프절 절제술(paraaorticlymph node dissection, PALND)을 받았고, paclitaxel/carboplatin을 4주기 투여 받았다.
2012년 7월 CT 촬영 결과, 11.4 x 7.0cm의 낭종이 관찰됐고, 이후 paclitaxel/carboplatin을 5~6주기 투여했다. 재발은 아니었지만 소장의 협착이 있었으므로 하트만 수술(Hartmann’s operation)로 협착을 완화시켰다. 2013년 2월에는 장문합(colon-colon anastomosis)을 시행했다. 이후 약 11개월 동안 암이 진행되지 않았으나(disease-free survival) 2014년 11월 CT 촬영 결과 장간막낭종(Mesenteric cyst)이 발견됐다. 재발이 의심돼 본원으로 전원됐다. 당시 혈중 난소암 표지인자(CA-125)는 52.7U/mL이었고, PET(positronemission tomography)를 시행했다. 수술은 하지 않고 carboplatin/paclitaxel 투여를 시작했고, 3주기 투여 후 CA-125는 21.4U/mL로 감소했다. PET-CT 검사상 상행결장(ascending colon)에 경증의 과대사 병변(hypermetabolic lesion)이 확인됐다. 2015년 2월 carboplatin/paclitaxel을 6주기 투여한 후 CA-125는 14.6U/mL이었
다. 증 상 개 선으로 판 단하고 더 이 상carboplatin/paclitaxel을 투여하지 않았다. 2015년 8월 CA-125 15.9U/mL이었고, C T에서 복막 결절 증가( i n c r e a s e d peritoneal nodularity)가 관찰됐다.

2015년 10월 CA-125 36.1U/mL로 증가 했 고 , C T 에 서 심 장 가 로 막 각(cardiophrenic angle)의 림프절 크기가 이전보다 증가했으며, 복막(peritoneum)을 따라 나타났던 결절(nodularity) 두께도 증가 됐다. 간 주위 공간(perihepatic space) 및 좌결장 옆 고랑(left paracolic gutter)에 체액저류(fluid collection)가 이전보다 증가돼 암종 복막(carcinomatosis peritonei)이 악화된 것으로 판단됐다.
2015년 12월 CA-125 66U/mL였고, PET-CT에서 암종 복막으로 확인됐다. 이 환자는 백금 불응성으로 판단됐으므로 carboplatin/PLD로 다시 치료를 시작했다. 2016년 3월 carboplatin/PLD 투여 시 CA-125가 134U/mL로 오히려 증가했지만, 3주기까지 지켜보기로 했다. 3주기 투여 후 CA-125는 19.2U/mL로 현저히 저하됐다. CT에서 암종 복막 개선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6주기 투여 후 CA-125가 17.4U/mL로 감소했고, 2016년 5월에 반응 평가를 앞두고 있다.




Discussion 2

이택상: 이 환자는 보험 급여가 인정됐는가?

주웅: 비급여로 투여했다.

홍진화: 다음 반응 평가 결과에서 변화없음으로 판독되면 치료를 중단할 예정인가?

주웅: CA-125가 계속 떨어지고 있기때문에 바로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고, 3주기 정도 더 진행할 것 같다.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투여 초기에 종양 지표가 떨어지지 않더라도 치료를 좀 더 진행하면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좌장(이광범): 산부인과에서는 보통 9주기 정도 투여한 후 중단하는데, 본원 혈액종양내과에서 15주기까지 투여한 사례가 있었다. 환자가 견질 수 있을 때까지 투여한다고 들었다.

기경도: 보험 급여는 인정되는가?

좌장(이광범): 보험 급여가 인정되니까 치료를 유지하는 것 같다.

박성택: 보통 PLD 단독 요법은 3차 치료제로 투여하므로 개인적으로는 11주기까지 투여해 봤다. 약물 독성이 적은 편이기 때문에 환자 순응도도 좋은 편인데, 12주기 진행 시 재발돼 약물 교체를 고려하고 있다.

좌장(이광범): 장시간 참여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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