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20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새누리당 김승희 의원

식품의약품안전처 2대 처장이자 첫 여성 식약처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던 김승희 의원(새누리당)이 20대 국회의원으로 변신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약사이자 행정전문가에서 입법전문가로 탈바꿈한 김 의원은 자신의 전공을 살려 보건복지위원회를 택하고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필수의약품 공급에 관한 ‘약사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줄기세포치료제 등 첨단재생의료연구개발을 지원하는 ‘첨단재생의료의 지원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이른바 재생의료법과 미성년자 강간 피해자 기준연령을 만 16세로 상향한 형법 개정안 등을 발의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초선 의원으로 열의에 차 있는 그를 만나 의정활동에 대한 포부를 들었다.



-늦었지만 20대 국회 입성 축하드린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하게 됐는데 소감과 각오가 궁금하다.
보건복지 상임위는 사실 생각할 때 국민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에 해당하는 행복추구권과 관련한 이슈를 다루는 곳이다. 국민의 안전, 건강, 행복추구는 중요한 기본 권리이기 때문에 복지위 활동이 끝나면 보람을 느낄 것 같다. 그리고 전문성도 일치되는 부분이 있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한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약사 출신 행정가로 평생 일했는데, 갑자기 정계에 입문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나.
공직 시절에는 공직 입문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때 마다 이야기한 것은 우연이 필연으로 연결됐다고 말했었다. 잠깐 공직생활을 접고 약학대학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직업을 소개할 때 항상 한 이야기가 ‘어공(어쩌다 공무원)으로 시작해서 늘공(늘 공무원)으로 끝났다’였다.

(공무원으로 일을 하다보니) 공익을 목적으로 일한다는 것이 책임감도 있고, 내가 만든 결정 하나하나가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행복을 결정한다는 것이 자부심을 느끼게 했다. ‘내가 중요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에 일의 만족도도 높았다. 공무원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군이다. 국가의 정책을 가장 앞서서 영향을 미치고 국익을 창출할 수 있는 위치에서 일하는 게 보람있었다.

공무원은 국회와 일을 많이 하게 된다. 국회는 행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의 기능이 있다 보니 기관장이자 책임자로서 많은 답변을 하면서 행정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입법부에서 일하면 더 효율적인 법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나의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좋은 일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정치에 입문했다.

-식약처장으로 답을 하던 입장에서 질문을 하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장관이나 처장에게 질의할 때 식약처장 시절이 떠오를 것 같다.
(공직자와 국회의원은)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다. 의원과 정부부처의 입장은 다르기 때문에 의원으로서 정부부처 관료처럼 행동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방향성에 대해 접근하고 있다. (질문의) 방향이 명확하지 못하고 세밀하지 못할 때 전체적인 틀을 보고 질문한다. 전체적인 방향과 취지와 목적을 놓고 봤을 때, 세밀한 정책이 시행되지 못하면 그건 분명히 질타를 받아야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의약, 식품 관련 행정경험이 의정활동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분야는 무엇인가.
복지위 상임위원회의 목적에 맞는 활동을 할 것이다. 복지위는 크게 두 가지의 목적으로 나눌 수 있는데 보건과 복지다. 보건은 국민 건강과 관련한 이슈를 해결해야 하는데 또 두가지 갈래가 있다.

하나는 안전이다. 건강은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가습기살균제도 마찬가지지만 법과 제도가 제대로 안돼 있는 상황에서 법적 사각지대가 있다면 (이를) 발굴해서 제도를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다. 먹거리, 화학물이든 어떤 분야든 할 것이다. 또 하나 보건과 관련된 부분으로 보건산업이 있다. 보건산업은 고도의 지식기반 산업이고 하이 테크놀로지 산업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사람이 전부인 나라에서는 의약계에 있는 많은 엘리트들이 보건산업에 종사해 산업발전에 이바지하면 미래 먹거리 창출에도 상당히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안전과 건강, 보건산업과 관련 된 여러 가지 이슈에 관심을 기울이고 적합한 규제 완화와 적정한 규제를 제시하면서 산업이 발전 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하는 활동을 할 것이다. 복지는 삶의 질과 관련돼 있다. 사회 전반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미비한 제도를 개선해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법과 제도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행정과 입법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입법이) 조금 더 생동감 있고 다양한 이슈를 다룰 수 있다. 행정부서는 제도나 정책을 집행하는 곳이기 때문에 책임을 안 따질 수가 있다. 입법부는 특정한 주제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국민이 원하는 뜻을 받아들이는 곳이기 때문에 많은 분야를 접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다 보니 좀 더 포괄적이고 능동적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는 게 (행정부서와) 다르다.

의료전문지 사진기자단


-벌써 법안을 3개나 발의했다.
제일 처음 발의한 법안은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필수의약품을 국가 차원에서 지정하고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약사법 개정안’이다. 필수의약품은 생존권과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또 한 가지는 이른바 재생의료법인데 두 가지 목적이 있다. 우선 재생의료란 인체의 조직이나 세포를 재생 수복시키는데 필요한 의료기술, 행위다. 그러나 이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서 이를 마련하고 난치성, 만성질환자들에게 치료기회를 확대하는 목적과 이로 인해 관련 기술이 활성화돼 바이오산업 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 같다.

재생의료법은 환자들이 치료제에 대한 문턱이 높거나, 허가를 안해줘서 일본 등에 가서 치료제를 투여받고 오는 일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법적 근거가 미약해서 불법이 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를 합법적인 행위로 인정하게끔 하는 것이다. 재생의료법이 통과되면 어느 정도 논란이 해소될 것이다. (전제조건은) 안전성이 무조건 담보돼야 한다. 치료제 역시 GMP(표준제조기준)시설에서 생산돼야 할 것이다. 어느 정도의 유효성에 대한 근거가 있다면 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의료기관에서 의사 책임하에 시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형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강제적 수단을 동원해 성행위를 한 것이 강간인데 법상 강제조항이 없어도 13세 미만이면 강간죄를 적용해서 처벌을 하게 돼 있다. 13세 이상이라고 해도 성적 자기결정권을 표현할 수 있고, 자기가 결정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건수를 살펴보니 13~15세가 전체 성범죄의 48%를 차지하더라. 중학생에게 성범죄가 많은데 법원 판례까지 가면 (가해자들이) 집행유예 등 경미한 처벌로 인해 피해자들이 보호를 못 받고 있다. 13세 미만은 강간으로 보고 그 이상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16세 미만 혹은 18세 미만으로 정한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굉장히 연령이 낮다.

가출청소년들이 유혹에 빠져서 성관계를 맺을 경우에는 성매매로 판결을 하거나 (13세 이상 청소년과 성관계를 맺은) 가해자들이 둘이 연인관계였다고 하면 처벌이 굉장히 경미하다. 다른 나라는 16세 미만 18세 미만 이런 식인데 우리나라는 연령이 낮다. 그래서 (강간죄 강제조항의) 연령을 13세 미만에서 16세 미만으로 상향 조정한 법안을 발의했다.

-이외 계획하고 있는 법안이 있는지.
장애인 복지 등급제 요구사항이 있어서 고려하고 있으며 환자의 안전성을 위한 법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 최신 이슈 등을 고려해 여러 가지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의약사 직역 간 갈등 문제가 있는데 복지위원으로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생각한 게 있는가.
(직역간 갈등은) 항상 있는 문제다. 의사, 약사, 간호사 모두 다르다. 갈등을 풀 때는 누구를 목적으로 생각하고 일해야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결국 국민들이 바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국민의 입장에서 무엇이 가장 바람직한지를 토론하면서 합리적인 방안과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면 모든 게 해결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 이슈인지를 생각하고, 의견차이를 좁혀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약사 출신이기 때문에 한 쪽에 편중됐다고 색안경을 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무엇을 위해서 국회의원이 됐나를 생각해보면 된다. 의정활동 목적은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약사 출신임 부정하진 않는다. 그러나 나의 목표는 국민이 행복해지고 우리나라가 발전하는 거다.

-초선의원으로서 닮고 싶은 롤모델이 있다면.
(정치 롤 모델을 정하자면) 중국의 후진타오, 독일의 메르켈 총리다. 이들은 과학자다. 나도 태생이 과학자다. (그동안) 과학기술과 행정을 접목시키는 기술행정가라고 이야기 했었다. 식약처 업무 자체가 과학적 근거를 대상으로 해서 제도를 만들지 않으면 국민과 소통이 되질 않는다. 근거를 대야 하는데 결국 과학의 툴을 빌릴 수밖에 없다. 이는 식약처 업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본다. 과학적 사고방식에 정치를 접목시키면 사회를 올바르게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본다.

잎으로 국익에 기반한 의정활동을 할 예정이며 나만의 색깔을 가질 생각이다. 문제점은 심도있게 고민하고 논의하면서 나 홀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면서 같이 (의정활동을) 해나가겠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민 생명을 다루는 최일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의약계 종사자들이다. 경의를 표한다.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가졌으면 한다. 의약계는 전문성을 가지고 여러 분야에서 자부심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일하면서 사회리더 역할을 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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