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유착 방지를 위해 다양한 제형의 유착방지제가 활용되고 있다. 온도 감응형 유착방지제인 폴록사머(poloxamer)는 기존의 유착방지제에 비해 다루기 쉽고 효과적인 차단 막을 형성하는 장점이 있어 주목 받고 있다. 폴록사머(poloxamer)의 특징과 활용방안에 대해 논의해 봤다. 또한 NSAIDs를 장기 복용하는 환자가 많아짐에 따라 위궤양의 위험성이 증가하는데 PPI 제제인 esomeprazole을 이용한 궤양 예방과 최신 지견에 대해서 논의했다. <편집자주>

좌장

[좌장] 김운원 / 해운대 백병원







김기훈 / 해운대 백병원

수술 시 유착방지제의 최신지견
유착(adhesion)이란 정상적으로 분리돼 있어야 할 두 조직이 연결돼 섬유 밴드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유착의 형태는 얇은 형태, 필름 형태, 혈관 또는 혈관이 아닌 밴드 형태 등으로 나타난다. 의도치 않게 발생하는 다른 조직과의 유착은 통증이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

유착의 병태생리학
유착은 복막이 상처를 입거나 중피층의 기저막이 주변조직에 접촉 됐을 때 발생한다. 수술, 감염, 염증 등으로 인한 상처는 염증반응을 일으키며, 혈액응고 연쇄반응(coagulation cascade)의 결과로 지혈, 조직 회복 반응 시 섬유소(fibrin)가 생성된다. 섬유소는 최종적으로 플라즈민노겐(plasminnogen)에 의해 분해된다. 섬유소는 정상적인 자가 치유에서는 꼭 필요하지만 오랫동안 또는 과다한 양이 분비되면 섬유모세포(fibroblast)를 증가시키고, 새로운 혈관들이 생겨 유착이 형성된다. 유착으로 인한 임상적 결과는 불임, 만성 골반 통증, 소장 폐색, 기능 이상, 재 수술 등으로 이어진다. 그렇지만 모든 유착이 좋지 않은 것이라고 할 수는 없는데 대부분의 유착은 임상적 결과로 합병증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고, 일부 유착은 임상적으로 차단 막(protective barrier)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유착 방지를 위해 수술 중 섬세한 주의가 필요하고 불필요한 시술로 인한 조직 손상과 이물질에 의한 유착을 최소화해야 한다. 지혈을 완벽히 하며 혈전(blood clot)을 최대한 제거하고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 약물 유착방지법은 염증 시 반응과 유착 형성에 필요한 병리 생리학적 과정에서 유착기전에 근거해 약물치료로 유착을 방지한다. NSAID, 저용량 아스피린 등의 항염증제, 혈액응고 방지제(anticoagulants), 항생제, 섬유소 용해제(fibrinolytic agents)를 사용한다. 수술 후 사용하는 유착 방지제(adhesion prevention barrier)는 상처 부위를 감싸거나 덮어줌으로써 주변 조직과의 접촉을 차단시켜 유착을 방지한다. 복강 내 점적제(intra-peritoneal instillator)는 용액 타입과 젤 형태가 있고, 유착 차단제(adhesion barrier)는 필름 및 멤브레인(membrane) 형태가 있다.

폴록사머(poloxamer)를 활용한 유착 방지
이상적인 유착 방지제는 물리적인 장벽으로 유착을 방지하기 위해 좁은 표면 사이에도 사용 할 수 있고, 유착이 예상되는 위치에 정확한 방지막을 형성해야 하며 수술 후 2주일 동안 차단막(barrier)으로 작용해야 한다. 그 이후에는 체외로 모두 배출되거나 흡수돼 체내에 이물질로 남아 있지 않아야 한다. 또한 안전하고 염증을 유발하지 않으며 봉합이 필요 없고 사용하기 쉬우면서 가격도 적당해야 한다. 기존의 제제와 비교해 다양한 장점을 가진 온도 감응형 유착 방지제로 주성분은 폴록사머(poloxamer), 젤라틴(gelatin), 키토산(chitosan)인 제품이 있는데, 주성분인 폴록사머(poloxamer)는 온도 감응형 성분으로, 상온에서는 액상이라 주입이 용이하고 체온에서는 빠르게 젤(gel)화돼 유착이 예상되는 부위에 고정된다. 폴록사머(poloxamer) 외에 포함된 성분인 젤라틴(gelatin)은 일부 지혈 효과를 가지며 키토산(chitosan)은 항균성을 가지고 있다. 동물 실험에서 복벽, 맹장에 상처 발생 이후 유착 방지 효과를 비교했는데 폴록사머(poloxamer) 투여군이 대조군에 비해 유착 방지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 연구로 척추 수술 후 유착 방지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경막 외 반흔(Scar)정도를 타사 제품과 비교했는데, 타사 제품 대비 유착 방지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1).

[그림 1] 폴록사머(poloxamer)의 유착 방지 효과
수술 전 대비 수술 후 6주 시점의 시각 통증 지수(Visual analogue scale, VAS)를 평가했는데 폴록사머(poloxamer)가 타사 제품에 비해 유착 감소로 인한 요통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사용 경험을 보면, 장 폐색으로 개복술을 시행한 환자에서 마지막 단계에 폴록사머를 분사했다. 처음엔 액상 형태로 분사됐지만 이후 표면에서는 온도 차에 의해 젤(gel) 형태로 바뀌어 빠르게 차단 막을 형성했다. 기존의 다른 제품은 액상 형태로 돼 있어 분사 이후 흘러내리거나 수술 후 배액관으로 다 빠져 나오는 문제가 있었는데, 폴록사머(poloxamer)는 원하는 부위에 지속적으로 남아있는 장점이 있었다. 필름 형태의 유착 방지제는 사용 시 다루기가 힘들고 원하는 부위에 붙이기가 쉽지 않다. 이 자체가 장 폐색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폴록사머(poloxamer)는 액상 형태로 분사되기 때문에 원하는 부위에 도포하기가 쉽고 분사 후 2주일까지 남아 있어 충분한 기간 동안 차단 막으로 작용한다.

결론
폴록사머(poloxamer)는 온도 감응형 유착 방지제로, 실온에서는 액상이므로 주입이 용이하고 체온에서는 빠르게 젤(gel)화 돼 조직에 쉽게 부착돼 충분한 기간 동안 차단 막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유착이 예상되는 부위에 정확하게 투여할 수 있고 유착 예방 효과가 우수하다. 또한 항균성과 일부 지혈 효과를 추가적으로 기대할 수 있어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이 기대된다.





Discussion 1

[패널]
구도훈 / 해운대 백병원, 김광희 / 해운대 백병원, 김진수 / 해운대 백병원, 배동식 / 해운대 백병원, 하태권 / 해운대 백병원

구도훈: 필름 형태의 유착방지제는 층층이 맞추고 잘라야 해서 불편하다. 주로 뿌리는 액상 형태의 유착방지제를 사용한다. 분사하는 것이 편하긴 하지만 기존의 제품들은 흘러내리고 배액관으로 금방 빠져 나오는 문제가 있다. 폴록사머(poloxamer)는 젤(gel)을 형성해서 차단 막을 만드는 것이 큰 장점인 것 같다.

좌장(김운원): 기존의 유착 방지제는 배액관에 음압을 걸면 바로 다 빠져 나오기도 하는데, 폴록사머(poloxamer)는 음압을 걸었을 때 어느 정도 남아있는지? 학술부: 배액관에 음압을 걸어서 24시간 관찰했는데 폴록사머(poloxamer)는 80%정도 남아있었고 타사제품은 거의 빠져 나왔다. 부착성 및 점도가 높아서 배액관에 빨려 나오지 않고 잘 남아있는다.

김광희: 젤(gel) 형태로 굳어버리면 장 사이에 들어가지 못해서 장끼리의 유착은 못 막는 것은 아닌지? 김기훈: 처음에는 액상 형태라서 굳기 전까지 사이사이에 들어간다.

좌장(김운원): 젤(gel)화 되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학술부: 이론적으로는 체온에서 수초 내에 젤(gel)화되는데, 수술실 온도가 낮고 세척을 많이 한 상태라 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이상적으로는 마지막 세척 때 따뜻한 생리 식염수로 세척 후 사용하면 젤(gel)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김광희: 체내에 남아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학술부: 최대 3주까지 머물고 서서히 흡수된다.

김진수: 폴록사머(poloxamer)가 정상적인 치유 과정을 방해하지는 않는지?

학술부: 장을 문합한 부위에 유착방지제를 바르고 양쪽에서 당기는 실험을 했는데, 유착방지제를 바르지 않은 장과 동일한 힘에 의해 끊어졌다. 정상적인 치유 과정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좌장(김운원): 기존의 유착방지제와 차별점이 있는지?

학술부: 주성분 중 폴록사머(poloxamer)가 온도에 따라 형태가 변하는 온도 감응형 성분이고 젤라틴은 국소지혈에 도움되는 성분이다. 키토산은 in vivo 실험에서 MRSA, E.coli에 항균작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 추가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어서 기존의 유착방지제와 차별화 된다.

좌장(김운원): 유착방지를 위해서는 출혈, 조작을 최소화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유착이 예상되거나 많이 생기는 부위에 유착방지제를 사용해 볼 수 있다. 폴록사머(poloxamer)는 사용이 용이하고 효과가 좋아 많은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SAIDs로 인한 궤양 치료의 최신지견
인구 고령화와 서구화에 따라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저용량 아스피린의 복용이 많아지고 있다. 아스피린은 NSAIDs의 일종으로 COX-1 효소를 억제해 위벽 점막 생성을 억제하고, 이로 인해 위산에 직접적으로 위벽이 노출됨에 따른 위 궤양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NSAIDs를 장기 복용하는 환자에서 궤양의 예방과 재발 방지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제적인 가이드라인인 ACG guideline에 따르면 아스피린과 같은 NSAIDs의 장기복용에 따른 위장관 합병증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미소프로스톨(misoprostol)이나 프로톤 펌프 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 PPI)를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65세 이상, 고용량의 NSAIDs 복용,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은 궤양의 병력이 있거나 저용량 아스피린,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 항응고제를 동시 복용중인 경우 중위험군에 속한다. 위험 요인이 3개 이상이거나 합병증을 동반한 궤양의 병력이 있는 경우 고위험군에 속한다. 대한소화기내과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에서도 소화성 궤양 예방을 위해 PPI 제제, 미소프로스톨(misoprostol)의 병용투여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H2 차단제를 NSAIDs와 병용할 경우 위장관 합병증의 위험도가 오히려 증가하는 것으로 보여주고 있다.

위궤양 예방을 위한 Lavender 연구
Lavender 연구는 아스피린의 장기적인 사용으로 인한 위궤양의 재발을 esomeprazole을 병용해 억제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연구로 일본, 대만, 한국의 3개국이 참여했다. Lavender 연구는 2014년 Gut지에 보고 됐으며, 무작위배정, 이중 맹검, 위약대조 연구로 진행이 됐다. Lavender 연구는 18개월까지 추적관찰을 시행했고 등록된 환자는 아스피린+위약군 혹은 아스피린+esomeprazole군에 배정됐다. 저용량 아스피린은 하루에 81~324mg 사이의 용량을 투여했고, esomeprazole은 20mg을 1일 1회 투여했다. 모두 20세 이상이며, 위 혹은 십이지장 궤양의 병력이 있는 914명의 환자가 등록돼 그 중 430명이 무작위 배정됐으며, 364명의 환자가 연구를 완료했고 12주마다 내시경 검사를 시행했다. 12주 단위로 추적 관찰한 결과, esomeprazole을 복용한 군에서 위약군에 비해 궤양이 발생하지 않은 환자의 비율이 17% 정도 높았다. 또한, 48주 후에도 esomeprazole을 복용한 군의 궤양 환자 비율은 고작 1.7% 밖에 되지 않아 궤양 재발 예방에 esomeprazole이 매우 효과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그림 2). 안전성 측면을 보면 모든 부작용은 esomeprazole 투여군에서 72.4%, 위약군에서 65.3% 발생했고 esomeprazole 투여군의 치료기간이 위약군에 비해 약 90일 정도 길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전체 투여기간 중 발생한 이상 반응의 수는 큰 차이가 없었다. 심각한 합병증은 esomeprazole 투여군에서 3.3 %, 위약군에서 4.7% 발생해 esomeprazole 투여군에서 오히려 적게 발생했다. 따라서 장기간의 esomeprazole 투여가 다른 이상반응을 증가시키지 않고, 안전하게 복용하실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림 2] Esomeprazole 병용 시 궤양 예방 효과
결론

장기간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의 경우 위장관 합병증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환자에서 esomeprazole 병용 시 위궤양 합병증을 줄일 수 있고 장기간 복용 시에도 큰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제이다.





Discussion 2

좌장(김운원): Esomeprazole과 다른 PPI 제제의 차별점이 있는지? 학술부: Omeprazole에 S기와 R기가 있는데 특히 S기가 효과가 뛰어나다. Esomeprazole은 S기 2개를 합쳐서 만든 것으로 효과가 뛰어나 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PPI 제제이다. Esomeprazole 20mg은 MUP(Multi unit pellets)라는 수천 개의 작은 알갱이로 돼있어 위액에 의해 손상되지 않고 소장 말단에서 흡수되는 장점이 있다.

하태권: 미국에서 PPI 제제를 장기 복용 시 혈관 이완 기능이 감소해 혈압 상승을 일으킨다는 보고가 있었다.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아스피린을 장기적으로 복용해야 하는데 PPI 제제를 장기 병용해도 괜찮은지? 학술부: 아스피린을 장기 복용하는 환자들은 PPI 제제를 복용하다가 잠시 H2 차단제로 변경했다가 다시 PPI 제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미국에서 PPI 제제는 일반 약으로 처방되기도 한다. 미국에서 PPI 제제를 복용하는 환자를 무작위로 조사했는데, 심장기능 저하가 보고되기도 했지만 약제와의 상관 관계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상혁: 메타분석에서 PPI 제제 장기 복용 시 골절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던데? 학술부: 일부 연구에서 PPI 제제를 복용하는 환자에서 합병증으로 골절이 발생한다고 언급은 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엔 PPI 제제 장기 복용과 골절의 상관관계가 없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하태권: 용량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처방 가능한지?

학술부: Esomeprazole 20mg은 지속적으로 처방가능하고 esomeprazole 40mg은 내시경에서 궤양 소견이 있어야 한다. 환자가 증상을 호소하거나 NSAIDs를 장기 복용중인 경우, 술, 담배를 많이 하는 경우, 비만 등의 소견이 있으면 esomeprazole 20mg은 제약 없이 처방 가능하다.

배동식: 이비인후과에서는 기침하고 목 아픈 환자에서 식도 후두 역류(esophagolaryngeal reflux) 소견을 적어주면 보험적용이 된다.

학술부: Esomeprazol 주사제는 수술 전후 속 쓰림 증상이 있는 환자에서 내시경 소견 없이 투여 가능하다.

좌장(김운원): NSAIDs를 장기 복용하는 환자에서 위궤양의 예방이 중요한데, 위궤양 예방에 대한 최신 지견과 PPI 제제의 활용방안에 대해서 확인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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