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항암제로 알려진 ‘넥시아(NEXIA)’로 국내 환자뿐만 아니라 해외 환자까지 치료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출발했던 단국대 융합의료센터가 문을 닫았다.

단국대는 융합의료센터를 운영해온 지난 3년 동안 수많은 논란에 휩싸였다. 효능 검증 외에도 논란이 많았다. 단국대 융합의료센터 내 개설한 엔지씨한의원이 단국대병원 명의로 조제실제제 제조품목을 우회 신청했다가 적발되기도 했고, 엔지씨한의원과 엔지씨의원을 편법으로 개설·운영하고 있다는 의혹도 받았다.

갖가지 의혹 끝에 단국대는 엔지씨한의원과 엔지씨의원의 문을 닫고 융합의료센터에서 근무하던 의료진과 직원들을 모두 뺐다. 최원철 박사를 특임부총장이라는 직함까지 만들어 영입했던 단국대는 융합의료센터를 폐쇄한 이유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엔지씨한의원에서 넥시아로 치료를 받던 말기암환자들에 대해서는 “의료진이 다른 의료기관을 안내했다”고만 말할 뿐이다.

하지만 융합의료센터가 문을 닫았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단국대가 최원철 박사와 함께 세계화시키겠다고 했던 넥시아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건가. 엔지씨한의원을 찾았던 말기암환자들 중에는 ‘단국대’라는 이름을 믿고 온 환자들도 있을 텐데, 단국대는 연구를 통해 넥시아 효능 검증을 해결하기는커녕 의혹을 키웠다.

의료계와 환자단체 등의 넥시아 효능 검증 요구에 단국대 융합의료센터는 “넥시아로 대표되는 한방 암치료 효과를 국민에게 정확히 전달하겠다”는 성명까지 발표했지만 그게 전부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넥시아 논란을 키운 책임은 침묵으로 일관한 정부에 있다. 수많은 환자들이 넥시아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단국대 융합의료센터를 찾았다. 한 환자단체는 1년 동안 자체적으로 넥시아를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 그 효과를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벌써 십 수 년째 넥시아 효능을 둘러싼 이같은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도대체 어쩌자는 건가.

정부는 팔짱만 끼고 강 건너 불구경할 게 아니라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넥시아가 최원철 박사의 주장처럼 말기암 치료에 탁월한 효능을 가진 약이라면 ‘글로벌 신약’으로 키워 세계시장에 진출시키고, 아니라면 더 이상 여기에 현혹되는 환자들이 없도록 퇴출시켜야 한다. 정부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너무도 심각한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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