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수의 시장조사로 본 세상

Hipex 2016에 참석했다. 많은 병원 관계자들을 만났고 그들의 발표를 경청했고 그들을 관찰했다. 3일 간의 업무공백으로 지난 주말 쉬지 못하고 일을 해야 하는 혹독한 대가를 치렀지만 그 이상의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고 평가한다.


애초의 참석 목적은 두가지였다. 하나는 최근 핫이슈인 환자경험평가에 대한 정보를 얻는 목적, 다른 하나는 병원 현장에서 조사를 어떻게 진행하고 활용하는지를 확인하는 목적이다.

덕분에 환자 만족과 환자경험의 개념에 대해서는 어렴풋이 이해하게 됐다. 정부에서 진행하려고 하는 환자경험평가도 결국 환자들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라 기존의 만족도 조사와 실제로 얼마나 차별화 될지 궁금해졌다.

병원마다 처한 상황이 각양각색이라 적절한 기준을 잡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해외 사례를 얼마나 국내 상황에 맞게 로컬라이제이션 하느냐도 포인트인데 이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려고 한다.

병원에서는 각자의 환경에 맞게 CS, QI, Patient Experience 분야에서 예상보다 훨씬 조사를 잘 활용하고 있었다. 서비스 디자인에서도 조사를 활용하는 것은 흥미로웠다. 현장 전문가들의 거의 본능에 가까운 몸부림 같아 조사를 전문적으로 했느냐 여부는 중요치 않아 보일 정도였다. 조직에서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인력의 학습, 그 결과의 인력 간의 공유, 그리고 그것을 반영하는 것이 얼마나 유용한 것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한 발표자가 ‘CS가 무엇인가요?’라는 청중의 질문에 대해 ‘Creative Stress’라고 재치 있게 답변해서 모두의 웃음을 자아냈던 순간이 있었다.

그 동안의 노고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측정을 하든, 평가를 하든, 결과가 활용이 되지 않으면 추진하는 입장에서는 의욕이 떨어진다. 또한 비슷한 유형의 일들이 계속해서 반복되면 누구나 지치게 마련이다. 조사가 연례행사가 되면 응답자들도 성의 없이 응답한다.

모든 병원들의 현황을 파악할 수는 없었지만 발표한 병원들의 경우 CS, QI, Patient Experience을 각각 다른 부서에서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병원 관계자가 아닌 입장에서 효율적인가에 대해 의문이 들기도 했다.

끝으로 병원 관계자들의 열정에 진심으로 감동했고 3일간 그들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아 참으로 감사했다. 당신들은 이미 전문가라는 말을 전하며 응원하고 싶고, 다만 그들이 지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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