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1년 이상 장기처방 가능…비만뿐만 아니라 비만으로 유발된 질환 치료에도 도움

지난해 출시된 벨빅(성분명 로카세린)과 올해 6월에 출시된 콘트라브(성분명 부프로피온/날트렉손), 장기처방이 가능하고 부작용이 이전 약물보다 덜한 이 두 신약에 대한 의료진과 환자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이후 성적에도 관심이 모아지고있다.

기존에 처방하던 펜터민, 플루오섹틴, 펜디메트라진 등의 약물은 3개월 이상 장기처방하기 어려웠고 부작용도 심한 편이었다.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비만은 3개월 약물치료로는 부족하다는 게 전문의들 소견이다. 반면 새로운 비만치료제 벨빅과 콘트라브는 장기 처방이 가능하고 기존 약물보다 부작용이 덜하다는 점에서 이전 약제들과 차별화를 확실하게 하고 있다.

대한비만학회 유순집 이사장은 최근 열린 콘트라브 출시 기념 심포지엄에서 “비만은 그 자체가 질환인 동시에 다른 질환을 유발하는 병으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최근 출시된 콘트라브 등의 약물로 보다 자유롭고 안전하게 비만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을 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벨빅과 콘트라브의 경쟁구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단 두 약물은 적응증이 같고 장기처방이 가능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두 약물 모두 ‘체질량지수(BMI) 30kg/m2 이상의 비만환자 또는 다른 위험인자(예.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제2형 당뇨)가 있는 체질량지수(BMI) 27kg/m2 이상인 과체중 환자의 체중조절을 위한 식이 및 운동요법의 보조요법’으로 쓰인다.

벨빅은 1일 2회(1회 10mg)복용하는 약물로 뇌에 존재하는 세로토닌 2C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포만감을 증대시켜 더 적은 양의 음식을 섭취토록 하는 약물이다.

임상시험 결과, 1년간 벨빅을 투여 받은 환자들은 평균 7.9kg의 체중감량을 보였으며 위약대비 유의미한 체중감량을 보였다.

또한 2년간 실시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장기적으로 쓸 수 있는 비만치료제라는 점도 입증했다.

콘트라브는 복용법이 다소 까다롭다. 권장개시용량은 1일 1회 1정 투여로 1주에는 1정, 2주에는 2정, 3주에는 3정, 4주 및 그 이후에는 4정을 복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부프로피온이 도파민의 재흡수를 억제해 식욕을 억제하며, 날트렉손은 도파민 재흡수를 통한 식욕억제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두 약물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식탐까지 억제해 보다 강력한 식욕억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6주 임상시험결과, 평균 8.1~11.5% 가량 의미 있는 체중감량이 관찰됐다.

판매 가격도 비슷하다. 두 약물 모두 비급여 제품이기 때문에 가격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1일 복용 가격은 벨빅과 콘트라브 모두 3,400~4,000원 사이로 책정돼 있다.

부작용을 살펴보면, 벨빅은 두통과 어지럼증, 미식거림, 변비 등이 나타나지만 복용 후 3~5일이면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콘트라브는 복용 초반 적응기간에 구역, 구토, 복통 등 위장관계 부작용이 나타났으며 적응기를 거친 후에는 부작용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약물 간에 차이도 존재한다.

벨빅은 향정신성약물로 오남용 방지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총소비량을 관리하고 있다. 반면, 콘트라브는 비향정신성약물로 오남용에 대한 우려는 덜하다.

정신과전문의 노규식 박사(휴클리닉)는 “부프로피온은 도파민의 흡수를 막는 약리기전을 가진 항우울제로 아편계나 벤조다이아제핀계와는 작용기전이 다르고 내성을 일으킨다는 보고도 없다. 또한 날트렉손은 향정신성약물과 반대로 아편계 수용체의 작용을 되돌려 놓는 작용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벨빅은 FDA에서만 허가받았고, 콘트라브는 FDA와 EMA 양쪽에서 허가받았다는 점도 다르다.

광동제약은 이 점을 가장 큰 차이로 꼽고 있다. FDA와 EMA에서 허가받은 유일한 약물로 보다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대신 콘트라브는 심혈관계 안전성 입증과 관련해 논란이 있다.

이에 대해 광동제약과 원개발사인 오렉시젠 측은 임상시험 중단 이유가 안전성입증 실패가 아니며, 조만간 새로운 임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콘트라브의 심혈관계 안전성 입증 임상시험(The Light)은 임상시험의 중간결과가 FDA와 협의를 거치지 않고 공개되면서 객관성을 잃으며 중단됐다. 오렉시젠은 미국과 유럽모두에서 임상시험을 동시에 재개할 예정이며, 광동제약은 국내에서 심혈관계 입증을 위한 임상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강재현 교수는 “기존 비만치료제는 3개월의 처방제한이 있다보니 행동요법 외에 쓸 수 있는 약이 여러개가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장기처방이 가능한 벨빅과 콘트라브가 출시됐다. 비만환자와 비만으로 인한 다른 질환이 유발된 환자들이 원래 질병을 치료하면서도 비만을 치료할 수 있는 장기처방 약물이라는 점에서 반갑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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