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뇌졸중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뇌졸중은 합병증과 후유증을 남기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 Clopidogrel과 같은 항혈소판제가 도입되면서 치료에 큰 도움을 주었지만, 저항성 문제와 출혈 부작용으로 인해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비해 ticlopidine은 clopidogrel보다 더 강력한 혈소판 응집 억제능을 가지고 있으면서 출혈 부작용도 적지만 호중구감소증과 같은 치명적 부작용이 있어 그 동안 제한적으로만 사용되어왔다. 그러나 은행잎 추출물의 병용으로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였으며, 항혈소판 효과도 더욱 증강되었다. 이에 신경과 전문의들을 모시고 이러한 내용에 대해 더 자세히 살펴보았다. <편집자 주>

좌장: 이근호 (단국대학교병원)
연자: 김재국 (을지대학교병원)
패널: 고영채 (을지대학교병원), 구영호(대전한국병원), 김은희(대전선병원), 나상준(건양대학교병원) 이기욱(건양대학교병원), 여민주(충북대학교병원), 이형석(유성선병원)

뇌졸중 예방에서 Ticlopidine과 은행잎 추출물 복합제의 역할
- 을지대학교병원 김재국

혈소판과 적혈구의 응집으로 혈괴(clotting)가 형성되고 thrombin의 작용으로 fibrin이 형성되면서 지혈이 된다. 이와 같이 혈소판을 매개로 한 혈전형성에는 혈소판 부착, 활성화, 응집이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를 표적으로 하는 약물들이 심혈관 질환 치료에 사용된다. Ticlopidine과 clopidogrel과 같이 P2Y12 경로 외에도 다양한 경로가 혈소판 활성화와 응집에 관여하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 약제만으로는 완벽하게 혈전형성을 차단할 수는 없다. 특히 ticlopidine은 많은 임상연구를 통해 그 효과가 입증되었다. TASS에서 아스피린 대비 21% 유의하게 뇌졸중 상대위험을 줄였고(NEJM 1989;321:501-507), CATS에서는 위약 대비 뇌졸중, 심근경색, 혈관 질환의 상대위험을 30% 유의하게 감소시켰다(Lancet 1989:1215-1220). 그 외에도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을 받은 고위험 환자에서도 clopidogrel 대비 TSO와 심혈과 사망의 상대위험을 63% 유의하게 감소시키고(JACC 2003;41:969-973), cilostazol 대비 SAT와 재협착의 상대위험을 87% 유의하게 감소시켰으며(Circulation 2004;68:610-614),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항혈소판제 저항성도 아스피린과 clopidogrel에 비해 낮은 발현율을 보였다(Clinical Hemorheology and Microcirculation 2004;30:237-242). 작용기전상 ADP 수용체 길항제로서 강력한 혈소판 응집억제 효과를 보였지만 단독으로 연용하는 경우 드물게 호중구감소증(neutropenia)과 무과립구증(agranulocytosis)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부작용은 초기 3개월 이내에 발생하므로 초기에는 2주에 한 번씩 혈액검사를 요하며, 입원치료 하에서는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외래진료에서는 도중에 추적관찰이 소실되기도 하므로 처방에 장애로 작용했었다. 하지만 은행잎 추출물 성분의 ginkgo biloba 병용으로 이러한 부작용을 개선할 수 있었다. 즉, 은행잎 추출물 성분 중 하나인 terpen lactones가 항혈소판 효과를 증강시키고, ginkgoflavone glycoside가 반응성 대사산물인 thiophen-S-chloride에 의해 골수에 있는 호중구 전구세포가 파괴되는 것을 억제하여, 결과적으로 호중구감소증의 발생을 억제한다(Drug Metabolism and Disposition 2000;28:726-730). 실제로 ticlopidine과 ginkgo biloba 복합요법의 혈소판 응집억제 효과는 ticlopidine 단독요법보다 우수하고 ticlopidine 고용량과 유사한 효과를 보이며, A-V Shunt에 의한 혈전생성도 효과적으로 억제하였다. 이 외에도 10주와 16주간 ticlopidine 단독요법 혹은 ticlopidine과 ginkgo biloba 복합요법으로 치료한 결과 free radical scavenging을 통해 ticlopidine과 ginkgo biloba 복합요법은 ticlopidine 단독요법에 비해 호중구 수치를 유의하게 증가시켰고, 정상 대조군에 가까운 회복력을 보였다. Ticlopidine과 ginkgo biloba 복합요법에 따른 골수보호 효과는 조직검사를 통해서도 입증되었는데, 고용량 ticlopidine 요법에서는 골수세포가 파괴되어 공포화 현상을 보이는 반면, ticlopidine과 ginkgo biloba 복합요법에서는 정상과 유사한 조직을 보였다(그림). 이처럼 ginkgo biloba 병용으로 ticlopidine의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을 개선한 복합제로 인해 임상의들에게는 치료제 선택의 폭이 더 넓어지게 되었다.

[그림] ticlopidine과 ginkgo biloba 복합요법에 따른 골수 보호 효과
항혈소판제 저항성

항혈소판제 저항성이란 항혈소판제 사용에도 불구하고 혈전증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말하며, 항혈소판제 치료 실패, 무반응, 부적절한 효과 등의 용어가 사용되기도 하였다. 이와 관련해 검사실 검사 결과가 기대하던 항혈소판 효과에 미치지 못할 때에는 laboratory resistance, 치료 도중에 허혈성 뇌졸중과 같은 임상적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clinical resistance나 treatment failure로 구분하고 있다. 허혈성 뇌졸중이나 TIA(transient ischemic attack) 환자를 대상으로 laboratory resistance 발생률을 조사한 결과 아스피린은 3~85%, clopidogrel은 28~44%로 차이가 컸다. 원인으로는 혈소판 억제능을 평가하는 방법이 표준화 되어있지 않아, 분석법이나 agonist에 따라 차이가 크며, 충분한 반응을 규정하는 정의가 확립되어 있지 않은 것을 들 수 있다. 허혈성 뇌졸중이나 TIA로 clopidogrel이나 ticlopidine 치료중인 외래환자 172명을 대상으로 혈소판 응집 저해능 20% 미만을 무반응자로 정의하고 저항성을 조사한 결과, clopidogrel은 다른 연구에서와 유사하게 25.6%가 저항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나 ticlopidine은 3.5%로 유의한 차이를 보여, 두 약제가 동일 작용기전을 가진 약제임에도 불구하고 clinical resistance는 ticlopidine이 훨씬 적었다(J Korean Neurol Assoc 2011;29(3):184-191). 기전적으로는 생체이용률 감소나 유전적 다형성 혹은 다른 항혈소판 자극 경로의 활성화나 혈소판 turnover 가속으로 인해 COX-1이나 P2Y12 경로가 부적절하게 억제되면서 항혈소판 저항성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이를 지지하는 코호트 연구나 메타분석 결과들도 많다. 그러나 아직까지 잘 설계된 대규모 전향적 연구가 없기 때문에 일반 임상진료에서는 혈소판 기능 검사를 권고하지 않으며, ACC/AHA 가이드라인에서는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을 받은 고위험군에 한해 검사를 권하고 있다(Class IIB, Level of evidence C).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용량 사용을 고려할 수 있지만 그로 인해 부작용 위험도 증가하기 때문에 완전한 해결책이라 보기 어렵다. 또한 약물 상호작용이 있는 약제 병용여부와 함께 다른 계열의 항혈소판제 사용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

Ticlopidine과 ginkgo biloba 복합제로 전환투여
약물대사효소계는 면역계와 함께 생체방어기전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약이나 독성물질이 체내 유입되면 대사효소에 의해 극성물질로 변환되는데, 특히 CYP450이 중요한 역할하며, 그 중 CYP3A4, CYP2C9, CYP2C19의 비중이 가장 높다. 먼저 clopidogrel은 약 85%가 esterases에 의해 비활성형으로 전환되고, 나머지 15%만이 두 번의 간대사를 거쳐 활성대사체로 변환된다. 이 과정에서 몇 가지 간대사 효소가 이용되지만, CYP2C19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으며, 유전적 요인에 의해 CYP2C19의 활성이 없거나 저하되면, clopidogrel의 혈소판 응집억제 효과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Ticlopidine 역시 두 번의 간대사를 거쳐 활성대사체로 변환되지만 CYP2C19 외에도 다른 수 많은 대사 효소가 관여하기 때문에 저항성 발생이 적다. 특히 CYP2C19의 유전자 변이형 중 *2와 *3의 비율이 가장 높으며, 이 유전자 변이형을 보인하고 있으면 clopidogrel의 효과가 반감될 수 있는데, 인종간 차이가 있다(Pharmacogenetics 1994;4(6):285-99). 특히, CYP2C19 활성 결핍 SNP 발현빈도가 서양인보다는 동양인에서, 특히 한국인에서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식약처가 2009년 5월부터 9월까지 19세 이상 건강한 성인 567명의 유전형을 조사한 결과, 대사 저하 유전형인 CYP2C19*2와 CYP2C19*3 보인자가 각각 26.7%와 12.3%로 조사되었다. 혈소판 응집 억제능은 아스피린 단독요법에 비해 clopidogrel이나 ticlopidine을 병용하면 증가하는데, clopidogrel보다 ticlopidine 병용 시 더 크게 혈소판 응집 억제능이 증가하며, PM(poor metabolizer)는 clopidogrel을 병용해도 혈소판 응집 억제능이 떨어져 있지만, ticlopidine 병용 시에는 대사에 상관없이 우수한 혈소판 응집 억제능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high on clopidogrel treatment platelet reactivity’라는 용어도 등장하게 되었으며, ACC에서는 VerfyNow라는 검사를 통해 P2Y12 수용체 반응에 따라 출혈 위험과 허혈 위험이 균형을 이루는 치료 범위(therapeutic window)를 제시하고 있다.

결론
Ticlopidine은 장에서 흡수된 양의 80% 이상이 활성형으로 전환되어 항혈소판 작용을 나타내고, 동양인에서 유전자 변이형에 의해 대사율이 저하되는 CYP 2C19의 대사과정에 의존하지 않으므로 동양인에서도 적절한 혈소판 응집 억제력을 나타낸다. 그 동안 호중구감소증과 무과립구증과 같은 부작용으로 인해 주목을 받지 못하였으나, ginkgo biloba가 함유된 복합제는 이러한 부작용 발생을 줄이고 혈소판 응집 억제능을 증가시켜 CYP2C19 유전자 변이가 많은 우리나라 환자에게 최적화된 치료제라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혈소판 기능 검사는 일괄적으로 하지는 않고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 환자에 한해 시행하고 있는데, 그 외 clopidogrel 복용에도 불구하고 심뇌혈관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혈소판 기능 검사를 해보고, 저항성이 있는 경우에는 ginkgo biloba가 함유된 ticlopidine 복합제로 전환투여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Discussion
좌장(이근호): Ginkgo biloba가 함유된 ticlopidine 복합제는 clopidogrel 저항성을 극복할 수 있고, 기존 ticlopidine 단독요법에 비해 부작용이 개선되었으므로, 앞으로 귀추가 주목되는 약제라고 할 수 있다. 궁금한 점이나 코멘트가 있으면 자유롭게 말씀해주시기 바란다.
고영채: 검사실 결과에서는 저항성을 극복한 소견을 보이지만, 실제 뇌졸중 환자에서의 임상 효과를 입증한 데이터가 있는 것은 아니다.
김재국: 말씀하신 것처럼 뇌졸중 영역에서 검사실 결과와 임상 결과가 일치하는 데이터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에서는 저항성이 있을수록 수술 전후 합병증과 30일 이내 심혈관 사고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확립되었다. 유사하게 경동맥 스텐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저항성이 있으면 무증상 뇌경색 발생률이 높다는 보고가 있었기 때문에 일부 특정 환자군에서는 임상 이익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영채: 경동맥 쪽의 긍정적 결과를 어필했다면 매출에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좌장(이근호): 사실 ticlopidine이 1980년대와 90년대 국내에서는 많이 처방되었으나 호중구감소증과 무과립구증 같은 부작용과 1일 2회 복용용법의 불편함으로 인해 clopidogrel 도입 후 처방이 급감하였다. 그러나 장기간 clopidogrel을 복용했던 환자에서 뇌경색이 발생한 사례를 많이 경험했기 때문에 확실히 항혈소판제 저항성은 있다고 보인다. 이렇게 clopidogrel 저항성을 보이는 환자에서 ginkgo biloba가 함유된 ticlopidine 복합제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아울러 연구도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사실 신경과에서 은행잎 제제는 광범위하게 처방되는데, 이렇게 은행잎 제제를 복용하는 환자 중 뇌졸중 환자들도 많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clopidogrel과 은행잎 제제를 병용하는 것보다 ginkgo biloba가 함유된 ticlopidine 복합제가 간편하게 처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좌장(이근호): 제가 알기로 그런 연구는 본 적이 없다. 약물상호작용을 비롯해 clopidogrel 처방 시 주의사항에 관한 연구가 더 많이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ticagrelor나 prasugrel, NOAC의 등장으로 이에 관한 연구에 더 많은 관심이 기울여지고 있다. 신약 도입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결국 고가의 약값을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볼 때 효과가 동등하다면 기존에 사용하는 약들의 장점을 재발견하거나 단점을 극복한 저렴한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김재국: Ticagrelor의 경우 심장내과에서는 보다 강력한 혈소판 응집 억제능으로 인해 주목을 받고 있으나 신경과에서는 출혈 위험으로 인해 주목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ginkgo biloba가 함유된 ticlopidine 복합제의 장점을 어필하면 매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좌장(이근호): 지금까지 치명적 호중구감소증이 발생했던 환자는 딱 1명이 있었고, 중단 후 회복되었다. 그보다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피부발진 등을 호소했던 환자가 더 많았다. 은행잎 추출물 병용으로 ticlopidine의 치명적 부작용을 극복한 국내 개발 제제라는 점을 높이 평가하며, 국내 임상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어지럼증과 기억력 감퇴를 포함해 임상 증상은 심하지 않지만 백질 전체에 경색이 동반된 환자로 조만간 혈관성 치매로 진행될 위험을 가진 환자를 오늘 진료했다. 이 환자는 clopidogrel을 꾸준히 복용했지만 병이 계속해서 진행된 사례로, 더 적극적인 치료를 받았더라면 예후에 변화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좌장(이근호): 주로 노인에서 멍이 잘 생기며, clopidogrel 사용 중 이런 현상이 관찰되면 ginkgo biloba가 함유된 ticlopidine 복합제로 교체투여 한다. 정확한 건 통계를 내야 하지만 clopidogrel의 출혈 위험이 상당히 높다. 일부 젊은 환자 중 중추성 어지럼증으로 은행잎 제제를 복용하면서 clopidogrel 치료를 시작한 경우, clopidogrel 복용 후 멍이 잘 든다고 호소하면 복약 편의성을 위해서라도 ginkgo biloba가 함유된 ticlopidine 복합제로 교체투여가 바람직하다.
좌장(이근호): 인구 고령화로 뇌졸중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뇌졸중은 여러 가지 합병증과 후유증을 남기기 때문에 이러한 환자들의 재활과 치료에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비용과 노력이 투입되면서 국가적으로도 손실이 크다. 그런 의미에서 신경과에서 뇌졸중의 효과적 치료와 예방은 건강한 사회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 이에 전세계적으로 효과적이면서도 안전한 항혈소판제 개발에 많은 노력이 기울여지고 있는데, 우리나라 기술로 개발된 ginkgo biloba가 함유된 ticlopidine 복합제에 국내 임상의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임상에서 널리 사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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