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등 구조 개편에 감염관리 전담인력도 대폭 늘려

감염내과 전문의 3명은 진료 빼고 감염관리만 전담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의 진원지가 됐던 삼성서울병원의 변화에 감염관리 전문가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서울병원 정두련 감염병대응센터장(감염내과)은 26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학술대회에 참석해 안전한 응급실을 만들기 위해 그동안 했던 조치들을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응급실 구조와 진료시스템을 개편했으며 무엇보다 감염관리 전담인력을 기존보다 3배 이상 늘리는 등 감염관리 강화에 주력했다.

삼성서울병원 정두련 감염병대응센터장.


삼성서울병원은 응급실을 확장했지만 병상 수는 오히려 56병상에서 25병상(1인실 격리병상 3개 포함)으로 줄였다. 그리고 침대 간 간격을 넓히고 그 사이를 커튼이 아닌 격벽으로 분리했다.

응급실을 이용하는 모든 환자들은 응급실 밖에 신축된 선별진료소를 거쳐 감염병 의심 증상을 확인하도록 했으며 이 선별진료소에도 음압격리실 11개(성인 6개, 소아 5개)를 마련했다. 선별진료소 전용인 포터블 엑스레이 기기도 마련했다.

또한 응급실 바로 옆에 3층 8병상으로 구성된 음압격리병동(CDIU)을 개설했다. 음압격리병동 8병상 중 2병상은 중환자 진료가 가능한 병상이다. 격리병실마다 식사 등을 넣을 수 있는 별도 통로(음압 시설 적용)로 구비했다.

응급실 진료시스템은 환자가 내원하면 30분 안에 진료를 시작하고 2시간 안에 입·퇴원, 전원 여부를 결정하고 6시간 안에 입·퇴원, 전원을 완료하는 것으로 개편됐다.

정 센터장은 “이같은 원칙을 강조하고 나서 응급실 환자 체류시간은 평균 9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특히 감염관리만 전담하는 인력을 대폭 늘려 감염내과 전문의 3명을 투입했다. 감염내과 교수 6명 중 2명과 펠로우 1명이 올해 1월부터 감염관리 업무만 맡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개원(1994년) 당시 감염관리실 전담자 1인당 관리해야 하는 병상은 1,270병상이었지만 현재는 1인당 200병상으로 대폭 감소했으며 앞으로 1명당 125병상으로 더 줄일 계획이다.

정 센터장은 “감염내과 전문의 3명이 감염병대응센터 소속으로 감염관리와 관련된 일만 하고 있다. 이들은 외h래진료는 물론 협진도 거의 하지 않는다”며 “감염관리 업무를 전담하도록 감염내과 전문의를 3명이나 배정하는 곳은 삼성서울병원이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센터장의 발표에 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미나 교수는 “1년 동안 이런 변화를 가져왔다는 게 놀랍다. 앞으로 삼성서울병원이 감염병 관리에 있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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