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환경 등 日 90년대와 유사…"한국 제약업계도 해외 확장 전략 타당"

국내 제약업계가 일본 기업들이 20년 간 겪은 과정을 5년 내 압축 경험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가 그 배경으로 지목됐다.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일본의 6개 제약사(타게다제약, 아스테라스제약, 다이이치신쿄, 에자이, 추가이제약,쿄와하코기린) 탐방을 토대로 한 '일본 제약·바이오 탐방기'를 통해 "한국의 고령화 속도가 당시의 일본을 능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국내 제약사들의 R&D 개발속도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자료=유진투자증권)


약가인하 등의 환경변화로 신약개발과 글로벌 진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현재 한국의 제약환경이 일본의 1990년대와 같다고 했다.

또 일본은 1981년부터 약가 인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대형 제약사들이 본격적으로 신약 개발 및 글로벌 진출 전략을 폈고, 한국 업체들은 2000년 초반부터 약가인하 압력과 제재에 따라 10년 전부터 영업위주의 전략에서 R&D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튼 것도 유사한 점으로 꼽았다.

특히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한국은 이미 초고령사회에서 노인성 고혈압·당뇨 등의 대사질환, 알츠하이머 등 중추신경계, 항암제 분야에 집중적인 연구를 하고 있는 일본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일본에선 1995년 국립장수의료센터 산하에 연구개발기구를 만들고, 연간 2,000억원 규모의 연구비를 투입해 치매 관련 연구, 비만 관련 등의 연구를 산업, 학계와 연계토록 하고 있다"며 "제약사들도 항암제, 치매 등 중추신경계 치료제, 호흡기계통, 대사질환 등에 집중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일본은 신약개발의 성장과 성숙, 쇠퇴를 한 차례 경험하면서 일본 대형 제약업체는 지난 5년간 R&D의 전략을 새롭게 하고 있다"며 "선택과 집중 전략의 대상으로 삼은 R&D 분야는 항암제와 인지증 등 중추신경계 치료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 업체들도 약가인하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며 "내수비중이 높은 국내 업체들도 장기적으로 해외로의 확장을 통한 성장전략이 타당하다. 다만 해외 확장시 조인트벤처, 라이선스 아웃, 공동 개발 등 파이프라인별로 적합한 전략을 선택해 결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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